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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미운오리' 계열사 SK건설, 백조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17.11.06 05:00 / 수정: 2017.11.06 05:00
SK건설은 주력사업인 해외 사업에서 어려움과 계열사 일감 의존 영향 등으로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SK그룹 내에서 SK건설은 대표적인 미운 오리 계열사로 꼽힌다. /더팩트 DB
SK건설은 주력사업인 해외 사업에서 어려움과 계열사 일감 의존 영향 등으로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SK그룹 내에서 SK건설은 대표적인 미운 오리 계열사로 꼽힌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SK그룹은 올해 주력 분야인 반도체와 정유·화학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시가총액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재계순위(자산기준) 3위 SK그룹은 지난 7월 현대자동차그룹을 밀어내고 2위로 뛰어올랐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주축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미운 오리'로 불리는 계열사도 있다. SK그룹 계열사 SK건설은 업계 시공능력평가는 10위 수준이다. 반면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차그룹 현대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각각 1위, 2위다.

모그룹의 규모에 비해 SK건설의 업계 위상은 높은 편이 아닌 셈이다. 물론 재계서열이 높다고 모든 계열사가 업계 최상위권을 차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는 위로가 되지 않는 법. 그룹 내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위상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복수의 건설 관계자들은 "그룹마다 주력사와 비주력사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전자와 달리 후자 직원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데 SK에서는 그쪽(건설) 직원들이 그런 경우인 것 같다"고 말했다.

SK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 2조9432억 원, 영업이익 915억 원의 성적표를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6000억 원, 영업이익은 400억 원가량 감소한 수치다. 2분기 매출은 1조4740억 원, 영업이익 4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45% 하락한 초라한 실적이다.

삼성물산의 매출은 5조8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8% 오른 153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지만 감소폭은 10%에 그쳤다. 상위권 건설사와 비교하면 SK건설은 부진한 성적이다.

SK건설의 부진은 그동안 계열사의 일감에 의존했던 영향도 있다. SK건설은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그룹의 설비 공사를 맡으면서 지난 2014년에는 약 3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관련 매출도 뚝 떨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산유국 화공플랜트 발주량이 줄어들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조기행 SK건설 대표이사는 지난달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건설업계 전망을 묻는 질문에 "내년 건설 경기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기행 SK건설 대표이사(오른쪽)가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병희 기자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기행 SK건설 대표이사(오른쪽)가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병희 기자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해외수주가 어려운 것은 SK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 건설 경기 악화로 국내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총력을 펼쳤다. 반면 SK건설은 강남 알짜 재건축 단지 수주전에는 뛰어들지 않아 주택시장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하반기 반포주공1단지(공사비 약 2조6000억 원), 미성·크로바(약 4700억 원), 한신4지구(약 9300억 원), 신동아아파트(약 3200억 원) 등 잇달아 강남 재건축 단지 시공사 선정이 있었다. SK건설은 공사비가 높은 강남권 재건축 사업 수주전을 지켜만 봤다.

현재 SK건설은 공사비 1200억 원 규모의 노량진뉴타운 7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한진중공업과 경쟁하고 있다. 또 SK건설은 수색13구역에서 공사비 3194억 원을 두고 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영건설과 대결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서 조합원들은 공사비가 다소 비싸더라도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에서 고급주택 브랜드 선호 현상은 더 뚜렷하다. 시공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브랜드 가치가 높지 않으면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 평가 업체인 '브랜드스탁'에 따르면 SK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SK VIEW'의 아파트 브랜드 순위는 10위(10월 기준)다.

재계에서는 SK그룹에서 주력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나머지 계열사와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상반기 SK그룹의 매출 비중은 SK이노베이션 계열 42.14%, SK텔레콤 16.47%를 보인다. 두 곳의 매출 비중이 그룹의 60%가량에 육박한다. 이렇다 보니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계열사 경영진들은 실적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SK의 부진한 계열사에서는 인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SK건설은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조기행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부회장 타이틀을 단 조기행 부회장은 당시 그룹 인사에서 건설 계열사 체질 개선 및 흑자 전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SK그룹에서 비중이나 위상이 크지 않은 건설사에서 부회장 승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K건설은 조기행 부회장이 건설로 옮긴 지 1년 만인 2012년 3월 사장 선임 이후부터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다, 부회장 승진과 함께 단독 대표체제로 개편됐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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