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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명동 화장품 거리, '유커 몰려온다' 소식에 '화색'
입력: 2017.11.03 05:00 / 수정: 2017.11.03 05:00

최근 한국과 중국 정부의 사드 갈등 봉합에 따라 그동안 사드 직격탄을 입었던 서울 대표 관광 상권인 명동 거리 내 화장품 매장들이 매출 회복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명동=안옥희 기자
최근 한국과 중국 정부의 사드 갈등 봉합에 따라 그동안 사드 직격탄을 입었던 서울 대표 관광 상권인 명동 거리 내 화장품 매장들이 매출 회복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명동=안옥희 기자

[더팩트│명동=안옥희 기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올 것 같아서 중국어 안내문을 추가로 만들고 있어요."(A 화장품 매장 직원 최 모 씨)

지난달 31일 한국과 중국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문'을 공동발표한 뒤 사드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에 급속 '해빙'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1일 서울의 대표 관광 상권인 명동 상인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한·중 양국 간 사드 갈등이 봉합되면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사드 영향으로 바닥을 쳤던 화장품, 관광업 등 일부 업종의 주가 개선 흐름 등 대내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이날 이니스프리·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등 주요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늘어서 있는 서울 명동 거리 화장품 매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쳤다.

취재진이 명동 일대 화장품 브랜드숍 매장 10여 군데를 돌아본 결과 매장마다 화장품을 사러 온 중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 손에는 캐리어, 다른 한 손엔 면세점 쇼핑백과 화장품 브랜드숍 쇼핑백을 들고 화장품 매장을 누비는 이들은 대부분 개별관광객(싼커·散客)이었다. 매장 직원들은 "매대가 텅 빌 정도로 캐리어로 화장품을 '싹쓸이' 해가던 단체관광객(유커·遊客)이 아닌 개별관광객이 서서히 늘고 있다. 이것도 불과 한 달 전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며 반색했다.

일부 화장품 매장은 유커 귀환을 기대하고 인력 충원에 나섰다. /안옥희 기자
일부 화장품 매장은 '유커 귀환'을 기대하고 인력 충원에 나섰다. /안옥희 기자

상당수 매장에서는 "아직 정부 발표에 따른 매출 변화를 못 느끼겠다"면서도 "가족 단위 개별관광객인 '싼커'는 서서히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한·중관계 복원이 본격화되면 머지않아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올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 매장에 들어서자 유니폼 상의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나 태극기 배지를 단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 중국인 관광객은 익숙한 듯 오성홍기 배지를 단 직원을 찾아가 제품 관련 문의를 했다. 중국인 직원 최 모 씨는 "확실히 최근 들어 중국인 손님이 많이 늘었다. 앞으로 더 많아질 것 같아서 중국어 안내문을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시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매장 밖 홍보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직원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툼한 패딩점퍼를 입고 매장 10m 앞까지 나와서 '1+1 행사'와 '50% 할인'을 알리는 피켓을 들어 보이며 지나가던 중국인 관광객들을 매장 안으로 이끌었다.

이에 질세라 바로 옆 매장에서도 소형 마이크를 단 직원이 나와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각종 이벤트 경품 행사를 홍보했다. 매장 입구 한 편에는 오늘 다녀간 손님 숫자를 보여주듯 방문 고객 증정용 화장품이 담겨 있던 빈 박스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화장품 매장들은 제품 할인 뿐 아니라 여행용 캐리어와 바퀴가 달린 핸드카트 등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다양한 경품을 내걸며 이벤트를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한 한한령으로 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급감하면서 그동안 중국인 대상 마케팅을 축소하고 일본인·동남아 관광객 대상 마케팅 비중을 높여왔다. 하지만 최근 사드 갈등 봉합을 계기로 중국인 대상 마케팅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졌다.

사드 여파로 한동안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마케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류스타를 앞세운 등신대, 캐리어를 이벤트 경품으로 내세우는가 하면 추후 유커 유입 정상화에 앞서 새로이 문을 연 화장품 매장도 눈에 띈다./안옥희 기자
사드 여파로 한동안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마케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류스타를 앞세운 등신대, 캐리어를 이벤트 경품으로 내세우는가 하면 추후 유커 유입 정상화에 앞서 새로이 문을 연 화장품 매장도 눈에 띈다./안옥희 기자

화장품 매장들을 중심으로 명동 거리 내 패션 잡화 및 의류 매장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맞을 채비에 분주했다. 중국어 안내문은 기본, 중국어로 만들어진 신제품 홍보 광고물과 한류 스타 등신대도 재등장했다.일부 매장들은 벌써부터 '유커 귀환' 준비로 직원 충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화장품 매장 앞에 '중국어 가능한 20~30대 여성 판매직 모집' 공고가 간간히 보이기도 했다. 매장 10곳 중 8곳은 당장은 아니지만, 추후 상황을 봐서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중관계가 해빙 모드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경제보복 해제의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인 탓이다.

업계는 최소한 내년은 돼야 사드 보복 해빙에 따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취재진이 만난 대다수 상인들은 섣부른 판단보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 조치, 관광객 증가 추이를 일단 지켜보자는 신중한 반응이 많았다.

명동역 근처에서 매장을 운영하며 중국인을 상대로 마스크팩 등을 파는 김 모 씨는 "최근 중국인 손님들이 다시 몰려들 것에 대비해 중국어 안내문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유커 귀환에 대한 기대는 가지고 있지만, 매출 등 눈에 띌만한 변화가 아직 없어 당장 직원 충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도 사드 갈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유입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며 "현재 조치만으로는 당장 눈에 띄는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한령 해제 등 중국 쪽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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