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일 단행한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을 사업지원 TF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2일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경영 일선에 복귀한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의 '역할'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면서 정현호 전 사장을 '사업지원 TF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현호 신임 사장의 경영복귀는 지난 2월 말 미전실 해체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정현호 사장은 미전실의 해체 당시 김종중 전략팀장(사장)과 이수형 기획팀장(부사장), 박학규 경영진단팀장(부사장),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 임영빈 금융일류화팀장(부사장) 등과 함께 사표를 내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서 지난달 31일 부품(DS)과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부문에서 김기남·김현석·고동진의 '뉴 3인 체제'를 구성하며 올해 인사 방향을 '안정을 기반으로 한 세대교체'에 맞췄다는 점, 정현호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꼽혀 온 점 등을 근거로 그의 복귀를 점치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정현호 사장의 복귀가 현실화하면서 그가 수장을 맡게 된 신규 조직이 어떤 업무를 수행할지도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지원 TF'의 정체성에 관해 '각 회사·사업 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하면서 정현호 사장이 최고경영자(CEO) 보좌 역할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사업지원 TF'가 미전실 해체 이후 계열사 간 단절된 소통을 이어주는 '가교'로서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삼성 안팎에서도 계열사 간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그룹이 운영되기 위해서라도 컨트롤타워의 순기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말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와 지난 7월 열린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 각각 참고인과 증인으로 출석, "삼성과 같은 대기업에서 컨트롤타워 없이 경영을 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임영무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해 말 국회에서 열린 국정농단 청문회와 지난 7월 열린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 각각 참고인과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삼성과 같은 대기업에서 컨트롤타워 없이 경영을 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미전실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경우 무리한 판단을 하고, 심지어 불법행위로 이어진다"고 지적했지만 존재 이유에 대해선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지원 TF는 유연하고 유기적인 경영을 위해 꾸려진 조직이다"며 "앞으로 전자 계열사 간 신규투자, 채용을 비롯한 경영 현안에 관한 정보 공유 및 방향 제시 등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현호 사장은 지난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로 '삼성맨'으로의 첫발을 내디딘 이후 삼성비서실 재무팀을 거쳐 2002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경영관리그룹장, 2010년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을 역임한 이후 2011년 미전실 경영진단팀장(부사장), 지난 2014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