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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한눈판' 무학, 부산 민심 '잃고' 점유율 '반 토막'
입력: 2017.10.15 05:00 / 수정: 2017.10.15 05:00
부산 소주 시장 업소 점유율 1위를 7년 동안 이어오던 무학 좋은데이가 경쟁사 대선주조의 대선에 최근 자리를 내줬다.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창립 88주년 기념식에서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학 제공
부산 소주 시장 업소 점유율 1위를 7년 동안 이어오던 무학 '좋은데이'가 경쟁사 대선주조의 '대선'에 최근 자리를 내줬다.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창립 88주년 기념식에서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학 제공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부산 소주 시장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무학이 수도권 진출과 해외 시장으로 눈 돌린 사이 점유율이 반 토막 났다. 지난 2일 창립 88주년을 맞은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무학이 부산 소주 시장 점유율 1위 타이틀을 7년 만에 지역 경쟁사인 대선주조에 내줬다. 부산 소주 시장 점유율 80%에서 90% 가까이 유지했던 무학의 점유율은 40%대로 추락했다. 대선주조는 지난달 업소 점유율 조사 결과, '대선'이 49.2%로 '좋은데이'(46.1%)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주조가 업소 점유율에서 '좋은데이'를 앞선 것은 지난 2010년 9월 이후 7년 만이다.

무학은 대선주조가 올해 초 16.9도짜리 '대선블루'를 출시하기 전까지만 해도 부산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대선주조의 '대선'을 출시한 지 불과 약 8개월 만에 업소 점유율을 내주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대선주조의 자체 조사 결과와 관련해 무학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로 정확한 내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의 2분기 매출은 6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7억 원으로 48.3% 급감했다.

좋은데이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무학의 2분기 매출은 6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7억 원으로 48.3% 급감했다. /무학 제공
'좋은데이'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무학의 2분기 매출은 6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7억 원으로 48.3% 급감했다. /무학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류업계는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창립 88주년 기념사에서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무학 역시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로부터 받은 사랑을 실천하며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한 것도 부산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했다.

관련 업계는 무학의 부산 시장 점유율 하락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복수의 주류업계 관계자는 "무학은 그동안 부산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를 해왔던 기업이다. 자금력·영업력 등도 좋다. 그런데 문제는 상권 관리를 잘 못 했다고 본다"며 "부산·경남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수도권과 해외시장 진출을 하면서 상권 관리에 소홀해진 것도 점유율 하락의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무학이 부산, 경남 시장에서 1위를 하면서도 잇따른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도 지역 민심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고 보았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무학의 점유율 하락과 관련 부산·경남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수도권과 해외시장 진출을 하면서 상권 관리에 소홀해진 것도 점유율 하락의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은 무학 좋은데이 광고. /무학 제공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무학의 점유율 하락과 관련 "부산·경남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수도권과 해외시장 진출을 하면서 상권 관리에 소홀해진 것도 점유율 하락의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은 무학 '좋은데이' 광고. /무학 제공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8월 무학의 좋은데이에서 담뱃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온 바 있다. 과거에도 담배꽁초와 이쑤시개가 발견된 적도 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소비자들로서는 제품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또, 최 회장이 CEO로 복귀한 뒤 영업 부문 간부들에게 판매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퇴사를 비롯한 어떤 인사상 불이익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산·경남 시장 판도를 보면 대선이 무학의 점유율을 무섭게 빼앗고 있다. 더군다나 대선은 부산을 연고로 한 기업이지만, 무학은 마산 기업이라는 점도 작용하는 것 같다. 무학으로서는 시장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선주조는 최근 소주 모델은 여성이라는 공식을 깨고 가수 김건모를 내세우며 중년층과 젊은 층을 공략하며 부산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대선주조 제공
대선주조는 최근 소주 모델은 '여성'이라는 공식을 깨고 가수 김건모를 내세우며 중년층과 젊은 층을 공략하며 부산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대선주조 제공

그러나 무학 관계자는 관련 업계 지적을 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무학 관계자는 '부산 시장 관리 미흡' 등과 관련해 "수도권, 해외시장 진출은 시장 확대를 위한 부문이다"며 "이를 이유로 시장 관리에 미흡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시장 관리는 꾸준하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경쟁사(대선)에서 유사 상품이 나오면서 점유율이 어느 정도 빠진 것은 맞지만, 반 토막 수준은 아니다. 다만, 일부 지역민들의 마음이 돌아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맞다"고 인정했다.

한편 무학 경쟁사인 대선은 올해 초 16.9도의 저도주 신제품에 1960년대 브랜드인 '대선'을 부착하며 중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낮은 알코올 도수로 젊은 층을 공략한 것도 먹혔다.

대선 관계자는 "과거에는 영업사원이 1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선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300명으로 늘었다"며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최근 인기가 올라간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 소비자들이 대선을 '부산 소주'로 인식하고 찾아준 덕분이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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