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13일 밝혔다. /문병희 기자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부품 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했다.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와 의장직 역시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다.
권오현 부회장은 13일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용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 할 때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권오현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선고로 총수 공백이 8개월이나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권오현 부회장은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삼성에 몸담아 온 지난 32년 연구원으로, 또 경영의 일선에서 우리 반도체가 세계 일등으로 성장해온 과정에 참여했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오현 부회장은 끝으로 임직원들에게 "저의 충정을 깊이 헤아려 주시고 변함없이 자신의 소임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게 사퇴 결심을 전하며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더불어 후임자도 추천할 계획이다.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왔다.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