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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행의 소비자시대] '돈 안 도는' 금융정책, ‘없는 자’로 방향을 틀어라
입력: 2017.10.13 05:00 / 수정: 2017.10.13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정책으로 내걸고 있지만 돈이 돌지 않아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정책으로 내걸고 있지만 돈이 돌지 않아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문재인 정부, ‘없는 자’ 금융정책으로 ‘일자리 창출' 문제 풀어 가야…

나이가 들면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온몸 구석구석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고, 팔다리가 저리거나 급기야는 혈관이 터져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되기 일쑤다. 금융도 ‘혈맥’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 금융을 경제의 혈맥이라고도 한다.

경제 전반에 돈이 원활하게 흘러야 국민 경제가 건강하고 튼튼해진다. 그러나 금융의 특성상 그렇지 못하고, 현재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더 그렇지 못하다. 가진 자들은 ‘더 많은' 금액을 '낮은' 이자로 손쉽게 융통해 쓸 수가 있다. 금융기관의 자금은 대기업이나 ‘가진 자’들에게 잘 흘러 들어가지만, 영세 중소기업이나 ‘없는 자’들은 금융기관의 돈을 쓰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비정규직·최저임금·공무원 증원 문제에 꼬여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장밋빛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경제 정책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영세상인과 중소서민들은 돈이 돌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서민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경제는 박근혜 정부와 다름없이 ‘건국 이래 최대', 'IMF 시절보다 더 어려운’ 불경기를 호소하고 있다.

돈이 있는 대기업이나 ‘가진 자’들은 돈이 된다면 정부가 말려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가진 자’의 자본력과 ‘없는 자’의 노동력을 결합해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로 일자리를 창출해 ‘없는 자’들의 소득도 만들어준다. 이것이 실패한 ‘낙수효과’다. 반면 ‘없는 자’들은 사업 아이디어가 있어도, 창업의 노하우가 있어도 돈이 없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못한다. 결국 가진 자가 만들어 놓은 모델에 들어가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밖에 할 수가 없다.

일자리는 ‘일거리’를 만들어야 생긴다. 정부가 나서서 공무원 수를 늘리고, 기업들에게 일자리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은 진정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다. 일거리는 그대로인데 공무원 수를 늘리면 노는 공무원이 생기고, 고스란히 국민이 세금을 더 내게 된다. 기업은 정부의 눈치를 보며 형식적으로 고용을 늘리는 척할 뿐이다.

금융기관의 자금은 대기업이나 가진 자들에게 잘 흘러 들어가는 반면 영세 중소기업이나 없는 자들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다. /더팩트 DB
금융기관의 자금은 대기업이나 '가진 자'들에게 잘 흘러 들어가는 반면 영세 중소기업이나 '없는 자'들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다. /더팩트 DB

궁극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서민경제 활성화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시장, 중소서민, 바닥부터 돈이 돌도록 해야 한다. 경제의 말초신경인 ‘없는 자’들에게도 돈을 쉽게 융통할 수 있도록 금융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온몸 구석구석 피가 잘 흐르면 건강하듯이 바닥 경기가 살아나야 일거리 창출도, 경제 활성화도 가능하다. 이것이 '소득주도성장'이다. 중소서민 소비자들이 돈을 벌고 써야만 바닥 경기가 살아난다. 그래야 일거리도 만들게 되고 고용도, 소득도 늘어나게 된다.

아랫목이 뜨거워야 윗목이 따듯하다는 ’낙수효과‘는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났다. 또한, ’가진 자‘들이 만드는 일자리는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일자리‘를 만드는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정부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규제‘를 풀어주는 일만 하면 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일자리’를 1호 정책으로 내세웠으나, 취임 150일이 지나도 쉽게 풀리지 않고, 가시적인 성과는 별로 없다. 일자리 고속도로를 까는 중이라고 말하지만 임기가 다 끝날 때까지 고속도로만 만들다 끝날 수 있다.

일자리 정책을 일거리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고 ‘자리’만으로 생각하게 되면, 결국 일자리를 놓고 ‘파이 싸움'을 하게 된다. 정규직·비정규직의 문제가 되고, 공무원 17만 명을 증원하는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흐를 우려가 크다.

일거리는 중소서민들이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창업아이디어나 비즈니스모델, 가게를 담보로도 손쉽게 자금을 융통해서 사업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금융기관에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이다.

따듯한 금융, 포용적 금융은 신용불량자나 파산자들을 껴안는 것뿐만 아니라, 없는 자들이 일거리를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태까지의 ‘가진 자’들을 위한 대출, 담보, 신용평가 제도 등 금융시스템을 확 바꿔야 한다.

이제부터 금융은 ‘없는 자’들의 일거리를 만드는 금융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말뿐이 아닌, 생색내기가 아닌 진정으로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드려는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금융정책의 방향을 ‘없는 자’로 틀어야 한다.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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