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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이사장, '정지원·최방길' 2파전…'인맥 화려' 최종 승자는?
입력: 2017.10.12 11:32 / 수정: 2017.10.12 11:37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왼쪽 위)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차기 이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더팩트 DB, 한국증권금융·신한금융지주 제공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왼쪽 위)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차기 이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더팩트 DB, 한국증권금융·신한금융지주 제공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한국거래소 이사장 최종 후보로 오르면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 사장을 유력 후보로 점치고 있지만, 최 전 사장의 폭넓은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11일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후보들의 서류를 심사한 결과 면접 대상자로 정지원 사장과 최방길 전 사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내부출신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외부 인사만 선정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후추위는 후보자 두 명을 대상으로 오는 24일 면접심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면접심사와 후보 추천을 거쳐 결정된 최종 후보는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지원 사장을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정 사장이 참석해 질의에 답하는 모습. /더팩트 DB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지원 사장을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정 사장이 참석해 질의에 답하는 모습. /더팩트 DB

현재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유력하다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1962년생인 정 사장은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출신이다. 부산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한승희 국세청장,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과 대학 동기다. 또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 로욜라대 대학원 법학 석사를 땄다.

정 사장은 1985년 행정고시 27회에 합격해 재무부, 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감독정책과장, 기획조정관, 상임의원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한국증권금융을 이끌고 있으며 임기는 2018년 말까지다.

하지만 정 사장은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관피아'라는 꼬리표가 붙은 바 있다. 특히 정 사장은 임기를 1년 넘게 남겨둔 상황에서 거래소 이사장 추가 공모 때 지원해 사실상 선임이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김성진 전 조달청장과 정 사장의 2파전이 예상되던 상황에 김 전 청장이 떨어지면서 정 사장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사장 인선 과정이나 정 사장과 관련한 논란이 남아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지 않을 경우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방길 전 사장은 금융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으면서 과거 금융권 CEO 선임 때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지난 1월 최 전 사장이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 최종 면접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더팩트 DB
최방길 전 사장은 금융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으면서 과거 금융권 CEO 선임 때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지난 1월 최 전 사장이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 최종 면접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더팩트 DB

최 전 사장은 금융계에서 다양한 요직을 맡으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최 전 사장은 1951년생으로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고와 경희대 법학과,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학과 선배이자 최종구 금융위원장 강릉고 선배로 금융권 학맥을 자랑하고 있다.

최 전 사장은 1978년 거래소에 입사해 4년 가까이 일을 하다 1982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종합기획부장, 신한금융지주 상무, 조흥은행 부행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으며 금융권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명예특임교수로 있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금융권 CEO 인선에도 후보로 자주 등장했다. 최 전 사장은 2015년 금융투자협회장 자리에 도전해 당시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면접 심사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올해 초 진행된 신한금융 회장 선임 때는 당시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증권보다는 은행 경력이 부각되면서 거래소 이사장 자리에는 힘을 받기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투협회장 인선 때 증권 관련 경험이 적다는 점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맥은 화려하지만, 현 정부가 이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예상했다.

한편 거래소 인사를 두고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 노조는 이사장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절차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래소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후추위가 이사장 후보 모집 결과를 발표했지만, 추가 모집한 결과라고 하기엔 공정성과 투명성은 물론 신뢰마저 잃었다"며 "자본시장 관리자로서의 합당한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해 정의로운 자본시장의 수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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