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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상품권,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 대량 유통·인터넷 '깡' 판쳐
입력: 2017.10.11 10:39 / 수정: 2017.10.11 20:12
전통시장과 지역경제를 살릴 목적으로 도입된 온누리상품권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대량 유통되는 것은 물론, 인터넷 불법유통도 판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민 의원실 제공
전통시장과 지역경제를 살릴 목적으로 도입된 온누리상품권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대량 유통되는 것은 물론, 인터넷 불법유통도 판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민 의원실 제공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전통시장과 지역경제를 살릴 목적으로 도입된 '온누리상품권'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대량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터넷에선 온누리상품권 '깡' 등 불법유통도 판치고 있었다.

김수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의원은 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온누리상품권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2009년부터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유가증권)이다. 그런데 김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본래 의도와 달리 전국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중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이 427곳이었다.

자료를 보면 화장품 매장이 221개로 가장 많았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아리따움'이 101개로 가장 많았고,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더페이스샵이 43개로 뒤를 이었다. 또,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가 29개 매장, CJ 올리브영도 6개 매장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온누리상품권 대기업 프랜차이즈 유통 가맹점 현황. /김수민 의원실 제공
온누리상품권 대기업 프랜차이즈 유통 가맹점 현황. /김수민 의원실 제공

제과제빵도 대기업 빵집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국내 1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가 전국에 62개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을 운영 중이고, CJ의 뚜레쥬르 25개 매장에서도 온라인상품권이 유통되고 있었다.

지난해 1조5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서 화제가 됐던 '다이소'도 전국에 21개 매장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이 밖에 GS25, CU, 세븐일레븐(롯데) 등 대기업 편의점도 전국에 22개 곳 가맹점 운영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온누리상품권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40억7000만 원에 달했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도 심각한 상황으로 확인됐다. 작년 11월엔 인터넷상 불법매집(불법깡)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제출 자료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 불법유통으로 인한 가맹점 취소가 2012년도에 7809건 있은 이후 2013년엔 2189건으로, 2014년엔 389건으로 줄었으나, 2015년도부터는 1547건으로 다시 많이 늘어났다. 작년에는 1205건, 올 해는 상반기에만 568건의 가맹점 취소 처분이 발생했다.

김수민 의원은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는 것은 일반 국민시각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깊이있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김수민 의원은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는 것은 일반 국민시각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깊이있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온누리상품권의 부정유통을 단속하기 위해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2014년 신고포상금제도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3년 반 동안 접수된 신고는 48건에 불과했다. 포상금제 자체에 대해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 국민이 이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수민 의원은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의 수요 진작, 전통시장 소상공인 살리자는 목적으로 도입된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는 것은 일반 국민시각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며 "중기부가 지금처럼 마냥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온누리상품권의 본래 취지에 맞게 가맹점 제한 규정 등 전반적인 제도 손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터넷에서 온누리상품권이 불법유통(대량매입 등) 되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을 텐데, 중기부에선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단속 인력을 보강하는 등 실효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 문제를 국정감사를 통해 깊이있게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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