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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황금연휴' 추석 명절의 편의점, '혼밥족' 실종?
입력: 2017.10.06 05:00 / 수정: 2017.10.06 07:13
4일 추석 당일 성남의 한 편의점엔 역대급 혼밥족들이 몰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맥주 등 주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더 많았다. /성남=이성로 기자
4일 추석 당일 성남의 한 편의점엔 역대급 혼밥족들이 몰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맥주 등 주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더 많았다. /성남=이성로 기자

[더팩트ㅣ성남=이성로 기자] "혼밥족 메뉴 매출은 줄었지만, 주류는 평소보다 많이 팔렸다."

최장 10일에 달하는 추석 황금연휴. '혼밥족'도 가족을 찾아 풍성한 한가위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편의점에서 혼자 끼니를 때우는 '혼밥족'도 역대급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일부 점포에선 보기 좋게 빗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민족 대명절의 최장 연휴 앞에선 '혼밥족'도 발을 붙일 곳이 없었던 셈이다.

4일 추석 당일 오후, 성남 단대오거리 부근에 있는 한 편의점. 추석 연휴에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 못해 무거운 발걸음으로 매장을 찾은 점주는 또 다른 상황에 직면했다. 일반 가정집이 많은 곳에 위치한 탓에 매출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내심 명절에 혼자 남는 '혼밥족'에 희망을 걸었다. 평소에 혼밥족의 매출 기여도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석 명절에 혼밥족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주류족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은 것이다.

<더팩트> 취재진은 이날 오후 2시 추석 연휴의 매출 실태 파악 집중 취재를 위해 이 편의점을 찾았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 탓에 소비자의 발걸음은 뜸했다. 점주 역시 "어느 정도 예상한 그림"이라며 한숨을 푹 쉬었다. 다만 심심치 않게 편의점에 들어오는 이들은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을 찾는 일명 '주류족'의 등장에 점주의 얼굴에 잠시나마 미소가 그려졌다. 편의점 사업을 하면서 마진율이 높은 것이 주류라는 게 점주의 설명이다.

하지만 '역대급 혼밥족이 몰려올 것이다'라는 당초 전망은 완전히 깨졌다. 점주는 "저희 편의점이 위치한 곳은 일반 가정집이 몰려 있는 곳이다. 대부분 3~4인 가구이기 때문에 노량진 등 혼밥족이 즐비한 곳과 소비 패턴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한다. 혼밥족 매출 기여도가 높다는 이전의 주장은 일반적 얘기일 뿐, 상권에 따라 매출 상품이 전혀 다름을 보여줬다.

추석 당일 혼밥족 메뉴인 도시락, 햄버거, 삼각김밥, 치킨 등은 평소와 다르게 오후가 지나서도 재고가 남아있다. /성남=이성로 기자
추석 당일 혼밥족 메뉴인 도시락, 햄버거, 삼각김밥, 치킨 등은 평소와 다르게 오후가 지나서도 재고가 남아있다. /성남=이성로 기자

'혼밥족'을 아예 볼 수 없었던 건 아니었다. 간간이 10대~30대로 보이는 고객들이 도시락, 컵라면 간편식(치킨, 샐러드 등) 등을 찾기도 했다. 홀로 편의점을 찾아 도시락을 구입한 한 여성은 "혼자 생활하고 있어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 컵라면, 삼각 김밥을 비롯해 최근엔 다양한 메뉴의 도시락도 출시돼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아무래도 편의점 도시락 하면 빈약하지 않나'라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맛도 맛이지만 음식들 역시 기대 이상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혼밥족 역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 홀로 밥을 먹어야 하는데 지인 추천으로 편의점을 찾았다. 간단하게 컵라면과 삼각 김밥을 생각했는데 도시락, 치킨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많아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 손님은 주류를 찾는 이들이었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척들과 간단하게 술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막걸리부터 맥주, 소주까지 다양한 주류들이 팔려나갔다.

맥주와 소주를 구입한 중년 남성은 "오랜만에 가족, 친척들이 모여 가볍게 술을 마시려고 편의점을 찾았다. 대형 마트는 거리가 있고 대부분 휴업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편의점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소비자도 "가족들과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자 맥주를 사게 됐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이 있어 조금은 서먹한 부분도 있지만 가볍게 술이 들어가면 흥도 나고 분위기도 좋아져 주류를 찾게 됐다"고 밝혔다.

추석 당일 맥주, 소주 등 주류는 평소보다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성남=이성로 기자
추석 당일 맥주, 소주 등 주류는 평소보다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성남=이성로 기자

4일 오후 9시가 조금 지난 시간. 점주와 함께 추석 당일(4일)과 지난달 27일 '혼밥족 메뉴(도시락, 햄버거, 샌드위치, 삼각김밥, 컵라면, 치킨, 샐러드 등)'와 주류 매출을 계산해봤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순 없지만 혼밥족 메뉴 매출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35% 정도 떨어졌고, 주류는 평소보다 약 40% 올랐다.

점주는 "대체적으로 식사용 식품은 매출이 떨어졌고, 주류는 평소보다 많이 팔렸다. 아무래도 명절을 맞아 흥에 겨워 술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 반면 추석 상차림 등으로 음식 제품은 소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점 위치마다 매출 패턴은 다르겠지만, 저희 지점 같은 경우는 평소엔 혼밥족 메뉴의 매출이 더 좋은 편인데 명절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도시락 매출은 2015년과 비교해 580% 이상 올랐고, 올해 설 명절 기간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170% 가까이 올랐다. 취재진은 '혼밥족'을 찾아 2017년 추석 당일 한 편의점을 찾아 7시간 남짓 자리를 지켰지만, 주류족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물론 특정 한 지점의 결과이기 때문에 편의점 업계를 전부 대변할 수 없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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