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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패션 한복 명장' 김예진 디자이너 "한복도 한류 주역"
입력: 2017.10.05 05:00 / 수정: 2017.10.05 05:00
김예진 한복 디자이너는 지난달 뉴욕패션위크에서 전통 한복이 아닌 패션으로서의 한복을 선보인 후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 원장이 한복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청담동=이덕인 기자
김예진 한복 디자이너는 지난달 뉴욕패션위크에서 전통 한복이 아닌 패션으로서의 한복을 선보인 후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 원장이 한복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청담동=이덕인 기자

[더팩트ㅣ청담동=이철영 기자] "그래, 이거야!"

민족 고유의 명절에 더욱 빛을 발하는 한복. 김예진(김예진 한복 원장) 한복 디자이너는 추석과 설날 등 명절에만 입는 한복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 패션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지난 9월 뉴욕패션위크에 자신의 작품을 본 외국인들의 뜨거운 반응에 '전통 한복이 아닌 패션으로서의 한복은 분명히 통한다'고 다시 한번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복을 만들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더팩트>는 추석 연휴를 맞아 지난달 28일 오후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김 원장의 디자인사무실을 찾아 한복의 패션화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김 원장은 한복의 고증작업과 함께 패션 한복의 디자인을 점검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우리의 한복을 재현하면서 현재 느낌을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취재진을 반겼다.

그는 "10월에 LA에서 패션쇼가 있고, 드라마 한복 디자인도 하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바쁜 손놀림 가운데서도 한복 얘기만 나오면 환하게 웃었다. 한국 드라마, 케이팝(K-POP) 등은 이미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 김 원장은 한복도 한류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취재진은 김 원장과 약 1시간 동안 전통 한복과 패션으로서의 한복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원장은 세계 상위 1%는 품위 있으면서 독특한 것을 입고 싶어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복은 세계화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자신의 한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덕인 기자
김 원장은 "세계 상위 1%는 품위 있으면서 독특한 것을 입고 싶어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복은 세계화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자신의 한복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덕인 기자

◆ 한복, 세계 상위 1%가 입고 싶게 만들 것

김 원장의 디자인사무실에 들어서자 단아한 한복이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색감이 눈의 피로감을 덜어줄 정도다. 취재진을 맞은 김 원장 뒤로는 한복 원단들이 즐비했다. 우리 전통 고유의 은은한 조명은 취재진의 마음마저 평온하게 했다.

취재진은 지난 9월 뉴욕패션위크에 섰던 당시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지 궁금했다. 그의 표정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뉴욕패션쇼는 그레이스 문이 연락이 와서 하게 됐다. 이분이 미국계 한국인으로 우리나라 전통에 관심이 많아 한복의 전통과 색상을 표출하고 싶어했다"며 "재미있었던 것은 패션쇼에 나온 옷들이 대부분 차분한 컬러였는데 우리는 오방색 등 눈에 띄는 색감으로 주목받았다. 박수도 많이 받았고, 한복이 아닌 패션으로서의 한복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난 9월 전통 한복이 아닌 패션으로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뉴욕패션쇼에서 선보였다. 그는 당시 오방색 등 외국에는 없는 우리의 색으로 극찬을 받았다. /사진=김예진 한복 제공·박재우 포토그래퍼
김 원장은 지난 9월 전통 한복이 아닌 패션으로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뉴욕패션쇼에서 선보였다. 그는 당시 오방색 등 외국에는 없는 우리의 색으로 극찬을 받았다. /사진=김예진 한복 제공·박재우 포토그래퍼

이어 "그레이스 문이 한국 향수를 많이 가져 모델을 미스코리아들로 선정했으며 함께 무대에 섰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 부분이 좀 아쉽다고 했다. 패션으로서의 한복을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자리에서 모델이 외국인이었다면 옷의 느낌을 더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 때문이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이번 패션쇼에서 한복이 한류로서, 패션으로서의 가능성을 오감으로 확인했다. 이런 이유로 10월 LA에서 있을 패션쇼도 한복을 알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에 부풀어 있다.

김 원장이 뉴욕패션쇼에서 선보인 한복 의상들. /사진=김예진 한복 제공·박재우 포토그래퍼
김 원장이 뉴욕패션쇼에서 선보인 한복 의상들. /사진=김예진 한복 제공·박재우 포토그래퍼

그는 "LA 패션쇼 이후 중동 등에서도 패션쇼를 할 예정인데, 이때는 외국인 모델에게 한복을 입힐 것"이라며 "전통 한복은 국내에서 입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외국인들에게는 한복을 패션화해 옷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릴 것이다. 세계 상위 1% 사람들은 품위 있으면서 독특한 것을 입고 싶어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복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기모노도 아직 세계적이지 않지만, 유카타는 세계에 나가 일상복으로 많이 입는다. 유카타는 집에서 입는 옷으로 외국인들도 많이 입는다. 전통 한복은 외국인들이 일상복으로 입을 수는 없지만, 패션으로서의 한복은 일상복으로 입을 만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한복 입기와 관련해 소재도 우리 것이 아니고, 1~2만 원을 내고 빌려주고 옷을 입힌다며 세계 어딜 가도 그렇게 입히지 않는다. 제대로 된 옷을 입혀야 한다. 이상한 옷 가져다 놓고, 한복이라고 입히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덕인 기자
김 원장은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한복 입기와 관련해 "소재도 우리 것이 아니고, 1~2만 원을 내고 빌려주고 옷을 입힌다"며 "세계 어딜 가도 그렇게 입히지 않는다. 제대로 된 옷을 입혀야 한다. 이상한 옷 가져다 놓고, 한복이라고 입히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덕인 기자

◆ 스스로 한복의 격을 떨어뜨려…"이게 할 일이냐"

한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그는 진지했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우리 옷 한복이 특별한 날에만 입어야 한다는 인식엔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유행처럼 번진 고궁이나 한옥마을에서 대여해 입는 한복을 이야기하면서다.

'최근 젊은 층에서 한복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다. 한복을 입고 고궁이나 한옥마을 다니는 모습은 일상에서 한복을 입을 수 있다는 것으로 긍정적 신호다'고 최근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현상을 취재진이 말하자 그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저는 젊은 친구들이 한복을 대여해 입고 다니는 모습이 전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원장이 이렇게 말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김 원장은 "소재도 우리 것이 아니고, 1~2만 원을 내면 빌려주고 옷을 입힌다"며 "세계 어딜 가도 그렇게 입히지 않는다. 제대로 된 옷을 입혀야 한다. 이상한 옷 가져다 놓고, 한복이라고 입히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불쾌해했다.

그는 우리 한복의 격을 너무 떨어뜨리고 있다. 그렇게 가볍게 옷을 만들어서 입히는 게 말이 되나. 이상하게 만들어서 입힌다. 이게 할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덕인 기자
그는 "우리 한복의 격을 너무 떨어뜨리고 있다. 그렇게 가볍게 옷을 만들어서 입히는 게 말이 되나. 이상하게 만들어서 입힌다. 이게 할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덕인 기자

그가 이처럼 이렇게 화내는 이유는 우리 한복의 격을 스스로 낮추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김 원장은 "우리 한복의 격을 우리가 너무 떨어뜨리고 있다. 그렇게 가볍게 옷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함부로 입히는 게 말이 되나. 한복 원단 하나를 만들 때에도 얼마나 많은 정성과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상하게 만들어서 입힌다. 이게 할 일이냐?"고 한복 명장으로서의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원장은 '개량'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서 통용하는 '개량 한복'이라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제대로 된 한복도 모르고 '개량'이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팔리는 한복의 위상에 관한 안타까움이다. 그가 이처럼 생각하는 배경은 "국내에서는 전통 한복을 입고 외국인들에게는 패션 한복을 입게 한다"는 두 가지 인식 때문이다.

그는 "언젠가 유치원생으로부터 '한복을 왜, 평상시에 입으면 안 돼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며 "일상에서 입지 않고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이 한복이라고 가르친 탓이다. 이 문화도 어른들이 다 만들었다. 한 번 입는 드레스에는 그렇게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한복은 빌려 입는다"며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한복의 아름다움은 세계 어느 옷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복의 실루엣은 서양의 드레스보다 더 뛰어나다. 너무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이덕인 기자
김 원장은 한복의 아름다움은 세계 어느 옷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복의 실루엣은 서양의 드레스보다 더 뛰어나다. 너무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이덕인 기자

◆ 한복의 '선·소재·실루엣' 아름다움, 세계에 내놔도 최고

김 원장의 한복에 관한 확고한 신념과 현대에서의 한복 이야기는 한복의 세계화가 머지않다는 느낌을 자아낸다.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한복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한복은 '선' '소재' '실루엣' 등에서 어느 나라 옷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그는 자신했다.

김 원장은 "한복의 선은 곡선이다. 15세기에는 직선도 있었지만, 한복의 선은 곡선이다. 선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며 "소재는 또, 어떤가. 어디에 내놓아도 아름답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서양의 드레스는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옷이지만, 한복은 그렇지 않다. 한겹 한겹 겹쳐 입는 한복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다르다. 한복의 실루엣은 서양의 드레스보다 더 뛰어나다. 너무 아름답다"고 한복의 미(美)를 설명했다.

김 원장은 한복은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이 아니다. 추석이나 설에만 한복을 입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추석이나 설에 한복을 더 챙겨 입자는 생각이 맞는 것이다고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덕인 기자
김 원장은 "한복은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이 아니다. 추석이나 설에만 한복을 입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추석이나 설에 한복을 더 챙겨 입자는 생각이 맞는 것이다"고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덕인 기자

김 원장은 현재 인간문화재 사사를 받는 것은 물론, 한복 고증을 위한 연구도 쉼 없이 하고 있다. 그의 이런 수고는 전통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패션 한복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힘겹고 지치지만, 여전히 한복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는 이유이다.

그는 "우리의 체형은 코르셋을 입지 않는 체형이다. 코르셋은 몸을 힘들게 한다. 서양인들의 지금 패션을 보면 그동안 채워졌던 족쇄가 풀어진 느낌"이라며 "전통 한복은 우리나라에서 일상복처럼 입도록 하고, 패션화하면 세계적으로 입힐 수 있다"고 다시 한번 한복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김 원장은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역시나 한복 이야기다. "한복은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이 아니다. 추석이나 설에만 한복을 입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추석이나 설에 한복을 더 챙겨 입자는 생각이 맞는 것이다. 한복의 격을 낮추지 말고 아름답고 편한 옷으로 인식해 일상에서도 입었으면 좋겠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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