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IT >IT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현장] "갤노트8 40만 원, V30 27만 원" 불법페이백 여전히 기승
입력: 2017.09.27 05:00 / 수정: 2017.09.27 05:00

25일 오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있는 한 이동통신 판매점 직원이 계산기에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을 입력하고 있다. /신도림=이성락 기자
25일 오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있는 한 이동통신 판매점 직원이 계산기에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을 입력하고 있다. /신도림=이성락 기자

[더팩트ㅣ신도림=이성락 기자] "LG유플러스 쓰세요? V30는 통신사 그대로 유지하시고, 갤럭시노트8은 SK텔레콤으로 넘어가세요."

25일 오후에 만난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이동통신 판매점 직원들은 "최신 스마트폰을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그들이 제안한 불법보조금(페이백) 규모는 'V30'(기기변경)가 27만 원, '갤럭시노트8'(번호이동)이 40만 원. 페이백은 고객이 지불한 휴대전화 비용을 현금으로 다시 돌려주는 것으로, 이곳을 찾은 고객은 불법페이백과 요금할인 또는 공시지원금 등을 합쳐 저렴한 가격에 최신 스마트폰을 살 수 있었다.

◆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되자 '불법페이백' 기승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신도림 테크노마트 이동통신 판매점에는 상담을 받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불법페이백의 성지로 알려진 이후 신제품 출시 시즌이 될 때면 평일·주말 관계없이 고객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금액은 계산기의 숫자를 통해 제시됐다. 겉으론 은밀해 보이지만, 방문 고객 누구나 쉽게 불법페이백을 제안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다지 은밀한 거래는 아니었다.

'공짜 전문'. 눈에 띄는 문구에 이끌려 한 이동통신 매장에 자리를 잡았다. 사용하는 통신사를 먼저 물은 직원은 "LG유플러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에 기기변경·번호이동 등 조건을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해 가격을 제안했다. 직원에 따르면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할 경우 100만 원이 넘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64GB)을 4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LG전자 'V30'도 비슷한 수준이다.

불법페이백 규모는 리베이트(판매장려금) 정책에 따라 결정됐다. 직원들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로부터 내려오는 리베이트에서 일부만 자신의 이익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를 불법페이백으로 활용, 고객을 유인하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리베이트 정책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불법페이백 규모 또한 단말기 또는 이동통신사 별로 매번 바뀌게 된다.

한 판매점 직원은 "페이백 규모는 공유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매장을 가든지 가격이 비슷할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는 할부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는지, 비싼 요금제를 설정해놓은 게 아닌지, 부가 서비스 신청이 필요한 부분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이동통신 판매점에서는 무료, 공짜 등의 문구가 새겨진 전단을 통해 고객을 유인했다. /신도림=이성락 기자
신도림 테크노마트 이동통신 판매점에서는 '무료', '공짜' 등의 문구가 새겨진 전단을 통해 고객을 유인했다. /신도림=이성락 기자

◆ 판치는 '불법페이백'…제값 치른 고객만 피해

이날 찾은 판매점 4곳 모두 불법보조금을 내걸었다. 추천하는 단말기의 종류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지급할 수 있는 불법페이백은 30만~40만 원으로 서로 비슷했다. 한 판매점 직원은 "대부분 매장에서 맥시멈(최대) 수준으로 불법페이백을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발품을 팔면 꽤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법페이백은 '갤럭시노트8', 'V30'와 같은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했을 때만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판매점 직원들은 최신 스마트폰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LG전자 상반기 스마트폰 'G6'를 구매할 것을 추천했다. 이를 통해 이날 'G6'에 많은 리베이트가 지급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한 판매점 직원은 11만 원에 'G6'를 구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G6'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빠져나올 때쯤엔 방문 고객이 더욱 늘어나 있었다. 평일임에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이유에 대해 한 판매점 직원은 "(이곳이) 33만 원을 뛰어넘는 지원금을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출고된 지 15개월 미만 단말기에 대해서는 33만 원을 초과하는 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단속 업무를 맡고 있지만, 불법페이백 지급 행태는 끊이질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방통위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불법페이백 적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적발된 불법페이백은 934건으로, 단통법이 시행된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올해 들어 불법페이백 적발 건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적발 건수는 총 5137건으로, 지난해(3499건)를 이미 넘어섰다. 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1월 324건 ▲2월 415건 ▲3월 457건 ▲4월 606건 ▲5월 769건 ▲6월 779건 ▲7월 853건 ▲8월 934건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페이백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추석 연휴 동안 제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더팩트DB
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페이백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추석 연휴 동안 제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더팩트DB

◆ 추석 연휴까지 '불법페이백' 기승 전망…방통위 감시 강화

문제는 모든 고객이 받는 합법적인 지원금으로 거래하지 않고 일부 고객에게만 불법적인 추가 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고객 차별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이런 고객 차별을 막기 위해 불법페이백 지급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가 이뤄진 이달 15일 이후부터 음성적인 불법페이백이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이 접수되고 있다. 하지만 인력 부족 문제로 현장 단속 등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리베이트 가이드라인을 30만 원으로 정하고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만약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리베이트 지급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동통신사에 리베이트 자제 권고가 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시장의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까지 불법페이백이 계속 성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음 달 1일부터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일몰, 본격적인 보조금 전쟁이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 폐지 이후 이동통신사가 합법적인 지원금을 올리면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공시지원금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음성적인 불법페이백으로 고객 유치전을 벌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상한제 일몰과 추석 연휴가 맞물리는 10월에는 감시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rock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