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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호반건설 '강남 야망', 시흥목감 신축 분쟁에 또 '암운'
입력: 2017.09.19 06:22 / 수정: 2017.09.20 19:06
호반건설이 짓고 있는 시흥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 신축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소음과 분진으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흥=장병문 기자
호반건설이 짓고 있는 시흥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 신축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소음과 분진으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흥=장병문 기자

[더팩트ㅣ시흥=장병문 기자] 중견 건설업체 호반건설은 서울 강남 중심에 '호반 베르디움' 깃발을 꽂으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건설사가 강남·서초구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대형 건설사에 진입했다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3일에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을 받아 매스컴을 탔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이 같은 목표에 변수가 생겼다. 최근 경기도 시흥시 지역에 신축 중인 아파트 분쟁 상황 때문이다. 공사 현장에선 대부분 분진과 소음으로 주위와 마찰을 빚기 마련이지만 이 경우는 그 정도가 좀 심하다. 호반건설의 수도권 신축 건설 사업은 시흥시와 주민들로부터 고발을 당하는 등 환경 측면에서 이미지가 구겨지고 있다.

과연 어느 정도일까. 실제로 현장을 찾았다. 호반건설이 경기도 시흥시 목감지구 B9블록에 짓고 있는 호반베르디움 5차 신축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은 눈과 귀로 확인될 정도였다. 인근 주민들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다. 호반베르디움 5차 건설 현장 맞은편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입주민들은 호반베르디움 5차가 착공된 지난 2016년 11월부터 지금까지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시공사인 호반건설은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나아진 게 전혀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호반건설을 경찰에 고발했고, 시흥시도 행정처분과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분진과 소음 때문에 지난 여름 내내 창문 못 열어"

취재진은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 건설 현장을 찾은 지난 13일.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장면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또 건설 현장 앞 도로는 건설 현장 관계자들이 불법 주차한 차량들로 줄을 잇고 있어 주민들 불편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이 아파트는 10층 이상 공사가 진행된 상황으로, 최근까지 철근 작업으로 심각한 소음이 발생했다. 또 건설현장 맞은편 LH부지에 흙을 옮기고 쌓아놓는 과정에서 분진이 발생해 인근 아파트 단지로 유입되고 있다.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입주민 윤 모(37)씨는 "공사장의 소음과 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 수가 없어 짜증나는 여름을 보냈다. 특히 새벽 5시부터 공사가 시작돼 소음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였고, 아이들도 힘들어했다. 공사 현장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소음이 메아리로 울려 더 시끄럽다"고 말했다.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 신축 건설 현장 맞은편 한신더휴센트럴파크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에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소음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 신축 건설 현장 맞은편 한신더휴센트럴파크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에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소음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윤 씨는 "최근에는 새벽 공사가 잠잠해졌지만, 분진 때문에 여전히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량한 가을 공기가 아나라 먼지를 마시고 있다"고 불만 가득한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주민 함 모(51)씨는 "비가 오는 날이면 공사 현장에서 나온 흙탕물이 우리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와 주변이 엉망이 됐다"고 토로했다.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입주민들은 지난달 26일과 지난 9일 공사현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시흥시에 민원을 넣는 등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있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주민 불편 개선에 대한 노력이나 관심이 부족하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적인 주장이다.

주민 민원에 따라 시흥시는 최근 호반베르디움 5차 현장 점검에 나섰다. 시흥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더팩트>에 "호반건설 측에서 토사를 쌓고 옮기는 과정에서 살수 장비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공사는 비산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살수 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일부 현장에서 이런 장비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시흥시는 호반건설에 시정조치와 함께 행정처분과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날 호반베르디움 5차 현장과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사이에 있는 LH부지에서는 토사를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선 트럭과 굴삭기에 물을 뿌리는 작업자를 두고 있었다.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 건설 현장과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사이에 있는 부지에 토사가 수미터 높이로 쌓여 있다. /다음 스카이뷰 캡처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 건설 현장과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사이에 있는 부지에 토사가 수미터 높이로 쌓여 있다. /다음 스카이뷰 캡처

호반건설은 공사 기간 동안 LH부지를 임대해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토사를 쌓아 놓고 있다. 토사는 수미터 높이로 쌓여 있어 바람이 불면 바로 옆 아파트로 비산먼지가 유입될 수밖에 없다. 이곳 주변에는 한신아파트를 비롯해 초등학교, 교회 등이 있다.

비산먼지 조치에 대해 현장의 호반건설 관계자는 자기 방어적인 대답으로 일관했다. 현장 관계자는 "비산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곳곳에 살수 장비를 가동하고 있다. 토사를 쌓아 놓은 곳에도 작업자를 두어 물을 뿌리고 있는데 작업자들이 잠시 쉬는 사이에 주민들이 현장을 보고 살수 장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살수차와 청소차 등을 동원해 비산먼지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호반건설 관계자는 "공사 현장 인근 주민분들을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며 "주민들과 원만하게 협의하도록 본사에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원론적인 태도에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입주민대표 윤 모(45)씨는 "민원을 넣고 항의를 해도 소음과 분진 등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하다"며 "호반건설 측에서는 원론적인 대답만 할 뿐 대책마련과 주민 피해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 주민은 호반건설을 형사 고발했다"고 말했다.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앞 부지에 호반건설의 굴삭기와 트럭이 오가며 흙을 실어나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살수 작업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앞 부지에 호반건설의 굴삭기와 트럭이 오가며 흙을 실어나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살수 작업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강남권 진출 노리는 호반건설, '공사 현장' 갈등 해소 '급선무'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호반건설은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으로 지정받았다. 호반건설이 대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업계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서울 송파구에 아파트를 분양하며 서울 입성의 포문을 열었고 강남·서초구 재건축 사업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호반건설이 지은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 퍼스트는 총 220가구, 39평 단일구성으로 규모는 작지만 서울 입성으로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서울 노른자위로 꼽히는 강남·서초구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장이었다. 업계에서는 시공능력평가 13위의 호반건설이 대형 건설사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강남·서초구에 꾸준히 도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호반건설은 최근 강남·서초구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도전하고 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더팩트 DB
호반건설은 최근 강남·서초구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도전하고 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더팩트 DB

그렇지만 호반건설의 강남·서초구 진입은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0월 신반포7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참가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대림산업에 밀려 시공권 획득에 실패했다. 그해 12월 서초구 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도전해 GS건설과 경쟁했지만 '자이' 브랜드를 내세운 GS건설에 밀렸다. 또 호반건설은 지난 6월 방배14구역에서 롯데건설에 패하면서 강남·서초구 진출에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경기권 진출 횟수를 늘리고 분양에 성공하면서 전국구 건설사 반열에 올라섰고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대형건설사에 밀리는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 이미지는 건설사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입찰 제안서도 중요하지만 기업 이미지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것도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법 중 하나다. 민원을 넣는 지역 주민들도 미래의 고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의 서울 강남·서초구 진입은 경기도 시흥 신축 공사의 합리적 해결과 책무를 다한 다음에 생각을 해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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