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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이노션 대주주' 정성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해법은?
입력: 2017.09.13 05:00 / 수정: 2017.09.13 05:00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광고 대행 계열사인 이노션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M&A와 독립경영으로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노션 대주주는 정성이(오른쪽) 고문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맏딸이다. /문병희 기자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광고 대행 계열사인 이노션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M&A'와 '독립경영'으로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노션 대주주는 정성이(오른쪽) 고문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맏딸이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천명한 가운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맏딸이자 그룹 광고 대행 계열사인 이노션 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직함은 고문이지만 최대주주로 이노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 오너다. 재계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이노션을 맏딸 정성이 고문 몫으로 떼어준 것으로 풀이한다. 이노션 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이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방침에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에서는 지분 포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영권 유지를 위해선 인수·합병과 독립경영이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일감 몰아주기 규제 피하는 손쉬운 방법은 지분 정리, 문제는?

국회는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금지하는 규정과 관련해 계열사 상장사의 총수 지분율을 현행 30%에서 20%로 낮추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노션의 총수 일가 지분은 29.99%로 최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이 27.99%,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2%를 보유하고 있다.

이노션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선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문제는 지분 매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정성이 고문이 지분을 20% 이하로 낮춘다면, 2대 주주인 스웨덴계 NHPEAIV 하이라이트 홀딩스 AB(18%)와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경영권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국내 계열사 간 매출액이 200억 원 미만이고 매출 비중이 12% 미만인 경우', '국내 계열사간 매출액이 200억 원 미만이고 정상 가격과 차이가 7% 미만인 경우', '다른 자와 거래시 기술‧정보 등이 유출돼 피해를 초래할 경우(보안성)', '해킹‧컴퓨터 바이러스 등으로 긴급한 사업상 불가피한 경우(긴급성)' 등은 공정위 조사는 물론 검찰 고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이노션의 국내 계열사 매출액 비중은 50% 이상(54.4%)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221억 원 가운데 국내 계열사 매출액 비중은 무려 2296억 원에 달한다.

이노션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을 정리하거나 독립경영 그리고 타 회사외 인수·합병까지 모두 3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노션 홈페이지 캡처
이노션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을 정리하거나 독립경영 그리고 타 회사외 인수·합병까지 모두 3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노션 홈페이지 캡처

이노션이 경영권 위협 없이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현대차그룹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을 하는 방법과 인수·합병으로 그룹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이다.

먼저 이노션이 기업집단(현대차)에서 분리되면 총수 일가의 지분 정리 없이 합법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독립경영 인정 기준은 상호주식보유 3% 미만 등을 충족하면 된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보유한 이노션 지분 9%를 정리하면 이노션은 정부의 감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11일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계열 회사에서 벗어나면 독립경영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지분율에 관계없이 특정 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 거래 비중은 크게 상관이 없다. 다만, 부당지원행위(사업자가 부당하게 계열회사 등에게 과다한 경제상 이익이 되도록 자금이나 자산 등을 현저하게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금지 규제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인수합병으로 신규 고객 확대, 현대차그룹 의존 줄이는 방안도

인수합병으로 현대차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노션 같은 광고 대행사는 무형 서비스를 제공할 뿐더러, 경쟁을 통해 사업권을 얻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적용에 대해선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최악의 경우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지만, 인수·합병을 통해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노션 측은 인수합병을 통해 신규 고객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노션은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 "비계열사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인수업체의 기존실적을 흡수하고 신규고객을 개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대상으로 거론된 가운데 박상인 경실련 재벌개혁 위원장은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대상으로 거론된 가운데 박상인 경실련 재벌개혁 위원장은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벌개혁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12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솔직히 현재 일감 몰아주기 관련 법안은 허점이 많다. 사실상 규모가 줄어들었을 뿐이지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눈에 보이는 직접 지분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간접 지분 역시 규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 같은 경우 총수 일가의 간접 지분을 활용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사고 있다. 이노션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사익을 편취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며 "합리적인 경영상의 목적으로 한다면 총수 일가의 지분이 얼마나 있든 상관없지 않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히 총수 일가의 지분만 규제할 게 아니라 위장 계열사 등 총수 일가가 취할 수 있는 간접지분 등까지 규제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경실련 관계자 역시 "정부에서 총수 일가 지분을 떨어뜨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단순히 지분율만으로 규제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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