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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오만하다" 김상조 vs 이재웅…IT업계 "본질 모르는 소리" 성토
입력: 2017.09.11 16:49 / 수정: 2017.09.11 16:49

이재웅 인터넷 포털 다음 창업자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왼쪽)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네이버 제공, 더팩트DB
이재웅 인터넷 포털 다음 창업자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왼쪽)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네이버 제공, 더팩트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웅 인터넷 포털 다음(daum) 창업자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향해 "오만하다"고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생겨난 것.

인터넷 업계 일부에서는 "이재웅 창업자의 말이 맞다"며 김상조 위원장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재웅 창업주 의견에 공감대를 나타내며 김상조 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한 관계자는 "생각한 대로 경험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경험한 대로 생각한다"며 "인터넷 업계의 본질을 모르는 김상조 위원장의 무지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 김상조의 이해진 평가…인터넷 업계 '불만'

이번 논란은 김상조 위원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해진 창업자를 고(故) 스티브 잡스와 비교한 내용에 대해 이재웅 창업자가 김상조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잡스는 독재자 스타일의 최고경영자였지만,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그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며 "네이버 정도의 기업은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이해진은 그런 일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또 "이해진 창업자와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며 "지금처럼 가다간 수많은 민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자 이재웅 창업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상조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동료 기업가로서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이재웅 창업자의 김상조 위원장 비판과 관련해 인터넷 업계 일부에서는 '동조 기류'가 흐른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김상조 위원장이 무슨 자격으로 이해진 창업자를 평가하는지 모르겠다"며 "공정위원장이면 공정위원장답게 일을 하면 된다. 마치 자기가 심판자인양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웅 창업자의 김상조 위원장 비판은 이해진 창업자 총수 지정과 관련한 인터넷 업계의 불만을 대변하는 성격이 짙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이해진 창업자는 공정위가 준(準) 대기업인 네이버의 총수로 자신을 지정하는 것에 반대해 지난달 직접 공정위를 찾아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재웅 창업자는 이해진 창업자와 개인적 친구 사이로, 네이버 총수 지정 사안과 관련해 이해진 창업자 측 견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재웅 창업자는 오만하다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김상조 위원장의 표현도 부적절했지만, 내 표현도 부적절했다며 해당 글에서 오만이라는 표현을 지웠다. /이재웅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웅 창업자는 "오만하다"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되자 "김상조 위원장의 표현도 부적절했지만, 내 표현도 부적절했다"며 해당 글에서 '오만'이라는 표현을 지웠다. /이재웅 페이스북 갈무리

◆ 이재웅 페북 글 논란 마무리될까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이재웅 창업자는 업계 반응과 별개로 '사태 수습'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특히 '오만'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되자 "표현이 부적절했다"며 '오만했다' 대신 '부적절했다'로 수정해 게시물을 다시 올렸다.

그리고 비판 글은 "정부 규제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며 업계를 대변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재웅 창업자는 11일 또 다른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네이버, 넥슨, 카카오 등을 준 대기업 집단에 지정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IT기업, 벤처기업에서 출발한 기업이라도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정부의 감독이나 감시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내가 답답해하는 것은 총수 지정과 임원이 대주주인 기업이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웅 창업자는 "(네이버 이사회) 변대규 의장이 네이버라는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회사의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고 총수 없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참여했을 것이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이해진 이사의 결단이 컸을 것인데, 그 결과가 이해진 이사의 총수 지정이고 휴맥스 계열사의 네이버 계열사 편입이라는 것은 정말 황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총수지정이 부당한 내부거래나 특수거래를 방지하고 좀 더 선진적인 지배구조로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어서 나중에 모든 대기업이 총수 없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 상대적으로 좋은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고 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네이버를 총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해주겠다고 해주는 방법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공정위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재웅 창업자는 "네이버를 위해 총대를 메고 도와줄 이유 전혀 없다. 친분 때문에 김상조 위원장에 비판 글을 올린 것도 아니다. 인제 그만 내 일을 하겠다"며 이번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자신이 네이버의 이해관계자가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이재웅 창업자와 마찬가지로 김상조 위원장 역시 '사태 수습'을 위해 고개를 숙였다. 김상조 위원장은 11일 '오만' 발언과 관련해 "정확하고 용기 있는 비판을 해주신 데 감사드리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겸허하게 질책을 수용하고 공직자로서 더욱 자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함과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비판에 대해서도 "매서운 질책의 말씀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계속 귀한 조언의 말씀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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