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시장에서 실적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최근 1년 새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주=남윤호 기자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시장에서 실적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에 대한 위기감이 주식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10일 한국거래소를 보면 중국 소비 관련주 10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8일(종가 기준) 현재 모두 44조8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7일(61조8302억 원)과 비교해 27.2%(17조7412억 원) 줄어든 수치다.
특히,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드라마나 K팝 열풍에 힘입어 승승장구해 온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같은 기간 주식 가격(보통주 기준)이 주당 44만1000원에서 26만7500원으로 39.3%가 줄었다. 이 외에도 화장품 업체 코스맥스와 YG엔터테인먼트 역시 각각 34.7%, 33.9%가량 급감했고, LG생활건강도 23.3%가 줄었다.
피해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 내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나면서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모자라 최근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이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가 베이징자동차(BAIC)가 합자회사 '베이징현대'와 합자 관계를 끝내려 한다는 추측성 보도를 내보내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7월 7일 98조3884억 원에서 지난 8일 93조1549억 원으로 1년 새 무려 5조2345억 원이 증발했다. /더팩트 DB |
한국과 중국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현대차의 시총 역시 1년 새 수조 원이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해 7월 7일 98조3884억 원이던 현대차그룹의 시총은 지난 8일 기준 93조1549억 원으로 무려 5조2345억 원이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영 매체가 우리 정부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드 배치에 관한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등 중국 내 반한감정은 더욱 심화하는 분위기"라며 "양국의 갈등 속에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피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이들 기업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