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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가배치' 中 시장 공들인 총수들 해법 찾기 고심
입력: 2017.09.08 10:13 / 수정: 2017.09.08 10:20
사드 추가 배치 이후 중국이 연일 강경한 태도로 한국의 결정에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대기업 총수마다 각자 해법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더팩트 DB
사드 추가 배치 이후 중국이 연일 강경한 태도로 한국의 결정에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대기업 총수마다 각자 해법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 여파가 마트와 면세점,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 이어 반도체와 더불어 국내 제조업의 양축을 맡고 있는 자동차업계까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7일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이후 중국 관영 매체들이 전면에 나서 한국의 결정에 관해 격앙된 어조로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등 전보다 더 강도 높은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나서면서 총수의 진두지휘 아래 중국 사업에 공들였던 일부 대기업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잇단 공장가동 중단에 '합작 종료설'까지…고심 빠진 현대차

올해 들어 중국 무역보복 여파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기업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다. 8일 현대차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파트너 베이징자동차(BAIC)가 합자회사 '베이징현대'와 합자 관계를 끝내려 한다는 추측성 보도가 나온 이후 일부 납품업체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베이징현대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베이징자동차가 부품 공급 문제를 두고 현대차와 갈등을 빚고 있고, 합자 관계를 끊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측은 "이해할 수 없다"라는 반응이지만, 지속된 판매 부진으로 최근 중국 현지 내 4개 공장이 가동이 멈춰서는 등 피해가 가시화하면서 일각에서는 "현실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정부는 7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를 경북 성주군 사드기지에 추가 배치했다. /성주=남윤호 기자
정부는 7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를 경북 성주군 사드기지에 추가 배치했다. /성주=남윤호 기자

불과 2~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차는 그룹 수장인 정몽구 회장이 직접 사업확대 로드맵을 구상할 만큼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16년에는 정 회장이 장쑤성과 경제무역교류 협력 확대를 위해 스타이펑 장쑤성 성장과 면담에 나섰고, 같은 해 10월에는 중국 창저우공장 준공식 행사에 직접 참석해 중국 정관계 인사들과 만나 향후 투자 계획 등을 공유한 바 있다.

지난 7월 아버지를 대신해 충칭공장 생산기념식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2015년부터 수시로 중국 출장길에 올라 중국 4·5공장 설립과 현지 판매상황 직접 점검하고, 허베이성 창저우 신규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중국 파트너들과 우호를 다지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현대차의 중국 내 실적은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가 부진을 겪는 데는 사실 정치적인 문제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라면서 "그러나 회사 측의 적극적인 위기 극복 노력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현지 사업에 공들인 총수의 리더십마저 덩달아 흔들릴 수 있어 현대차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중국발 무역보복 여파로 롯데마트 99곳 가운데 무려 88%에 달하는 87개 점포가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그룹은 중국발 무역보복 여파로 롯데마트 99곳 가운데 무려 88%에 달하는 87개 점포가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 롯데, 중국 무역보복 '직격탄' 1년 새 누적손실만 수천억 원

롯데그룹의 수장 신동빈 회장 역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 있는 성주 골프장 부지를 정부와 협의 끝에 사드 배치를 위해 제공하기로 한 직후 무역 보복 1순위로 낙인찍히며 말 그대로 무역보복 직격탄을 맞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 회장은 비슷한 시기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검찰 수사로 출국이 금지되면서 지난 4월까지 수개월 동안 발이 묶여 사태수습을 할 수 있는 타이밍마저 놓쳤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롯데마트에 따르면 중국에서 운영하는 롯데마트 99곳 가운데 무려 88%에 달하는 87개 점포가 영업정지 또는 임시휴업 상태다. 이에 따른 누적손실만 이미 5000억 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 실적 역시 210억 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10분의 1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국내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중국 관광객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까지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8년부터 신동빈 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약 3조 원 규모의 '롯데월드 선양' 프로젝트 사업도 9개월째 공사가 멈춰섰다. 롯데 측은 "지속해서 중국에서의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과 스킨십을 지속해서 이어가며 중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팩트 DB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과 스킨십을 지속해서 이어가며 중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팩트 DB

◆ 최태원 SK 회장 "중국 투자계획에 변함없다"

반면, 신중한 태도로 중국 투자 계획을 수립해 나가는 곳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이천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어느 분야로 특정해 중국 현지 투자에 나설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룹 포트폴리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중국과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SK의 투자의 기본 방향"이라며 지속적인 투자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에도 그는 "중국과 경제협력은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지속해서 이어져야 한다"라며 투자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006년 중국 현지에 제2의 SK를 세우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세운 최 회장은 지난해 5월 스타이펑 장쑤성 성장과 면담 이후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 등 주요 인사들과 지속해서 스킨십에 나섰다. 지난 4월 출국금지 조치가 풀린 직후에는 SK차이나 제리 우 대표를 만나기 위해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싣었고, 지난 7월에는 리훙중 당서기, 왕둥펑 톈진 시장 등 현지 최고위급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 현지 투자 방안을 논의하는 등 올해도 쉴틈없는 강행군은 진행형이다.

SK㈜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그룹 내 주력계열사에서 최근 중국 지주회사 SK차이나에 1조4000억여 원 규모의 대규모 출자에 나선 것 역시 최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의 경우 일반적인 유통, 제조업 분야가 아닌 B2B 쪽에 투자가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라며 "지난 2012년 중한석화 설립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 회장이 중국과 파트너십을 오랫동안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그룹 차원의 중국 투자는 꾸준히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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