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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 삼성 '외환' 현대차…흔들리는 두 기둥 재계 우려 고조
입력: 2017.09.07 11:15 / 수정: 2017.09.07 11:15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각각 총수 부재와 중국발 무역보복에 따른 실적 악화 등 여러 악재에 발목을 잡히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이들 기업의 위기가 자칫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성락 기자, 더팩트 DB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각각 '총수 부재'와 중국발 무역보복에 따른 실적 악화 등 여러 악재에 발목을 잡히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이들 기업의 위기가 자칫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성락 기자,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재계 서열 1, 2위 삼성과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총수 부재'와 '중국발 실적 악화'라는 악재에 단단히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선고 이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 패소 소식까지 들려오자, 재계 안팎에서는 국내 상장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 현대차그룹의 위기가 산업계 전반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의 경우 지난달 25일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 사건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약 보름여 동안 말 그대로 항소심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삼성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변론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항소심을 앞두고 변호인단의 대표 변호인을 송우철 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에서 이인재 대표변호사(9기)로 바꿨다.

지난 1일 항소심 재판부로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가 낙점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전열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삼성이 리더십 공백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진하는 사이 그룹 차원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신규 투자 등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삼성 윗선에서도 제동 걸린 오너십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7' 행사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행사 개막을 앞두고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선단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라든지 사업구조 재편에 애로사항이 많다"라며 "워낙 변화가 빨라 자칫 배가 가라앉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잠도 못 자고, 참 무섭다"라며 이례적으로 이 부회장의 부재에 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수년째 지속하는 노조 파업에 이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무역보복으로 현지 실적이 급감하는 등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배정한 기자
현대자동차는 수년째 지속하는 노조 파업에 이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무역보복으로 현지 실적이 급감하는 등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배정한 기자

현대차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임금 문제를 두고 수년째 지속하고 있는 노조 파업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촉발한 중국 내 반한감정에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최근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추가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 규모조차 구체적으로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산재한 과제 가운데 가장 해결이 시급한 것은 반토막이 난 중국 실적을 하루빨리 회복하는 일이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현대차가 가장 공을 들인 새로운 개척지 1순위였다. 2016년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창저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시장 선점을 향한 강한 의지를 밝혔고, 지난 7월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아버지를 대신해 충칭공장을 찾아 한·중 정관계 인사, 협력사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 상대로 홍보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드발 무역보복으로 1년 사이 현지 실적이 40% 이상 급감하면서 현지에 세운 대규모 공장이 부품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연하지 못해 가동이 멈추는 초유의 상황까지 이르렀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현지 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과 지속해서 협의에 나서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라며 "국내에서도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국내 상장사 전체 수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국내 상장사 전체 수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삼성과 현대차의 위기상황을 바라보는 재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들 대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자칫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자료에 따르면 자산 5조 원 이상인 57개 기업집단 전체 자산 총액(1842억 원) 가운데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 상위 5개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3%로 절반을 넘는다.

특히, 삼성과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141조5690억 원, 72조159억 원의 수출 매출을 기록하며 상장사 전체 매출의 49.6%를 차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4대 그룹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에 대한 비판도 물론 있지만,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의 쏠림현상은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라며 "삼성과 현대차의 주력 분야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오랜 시간 동안 국내 수출의 중추를 맡고 있는 분야다. 이들 그룹의 위기는 개별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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