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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삼성물산 서초우성1차 재건축 공사, 인근 학부모 뿔났다…왜?
입력: 2017.09.06 05:00 / 수정: 2017.09.06 05:00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서울 서초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의 철거 작업은 다음 달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서초=장병문 기자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서울 서초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의 철거 작업은 다음 달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서초=장병문 기자

[더팩트ㅣ서초=장병문 기자] 강남 한복판 서초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 등의 공해가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초등학교 학생들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재건축 현장 바로 코앞에 있는 서이초등학교 학생들이 먼지와 소음에 노출된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학부모들이 단체 움직임에 나섰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민원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했지만 공사과정에서 먼지와 소음 발생(기준치 이하)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 서이초 학부모들 "삼성물산 공사현장 먼지 때문에 아이들 걱정"

<더팩트> 취재진은 논란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갈등의 장소를 찾았다. 지난달 말일과 4, 5일 사흘에 걸쳐 서울 서초구 서초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건설 현장을 취재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건물 해체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4일 오전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에 설치된 미세먼지 측정기기에 적힌 미세먼지 농도는 11.3㎍/㎥였다. 미세먼지 농도범위에서는 '좋음' 수준(0~30㎍/㎥)이었지만, 같은 시간 한국환경공단에 문의한 결과 강남 일대의 미세먼지 농도는 5㎍/㎥로 재건축 현장보다 두 배 이상 낮았다.

서이초등학교 학부모가 더팩트에 제공한 영상에서는 아파트 철거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먼지와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철거 공사 현장 일부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지 않아 철거 모습을 외부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학부모들은 철거 작업 중 발생하는 먼지와 소음이 맞은 편 학교로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자 제공 영상 캡처
서이초등학교 학부모가 '더팩트'에 제공한 영상에서는 아파트 철거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먼지와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철거 공사 현장 일부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지 않아 철거 모습을 외부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학부모들은 철거 작업 중 발생하는 먼지와 소음이 맞은 편 학교로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자 제공 영상 캡처

특히 건설 현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서이초등학교는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소음에 직접 노출돼 있다. 최근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학교는 창문을 열어 놓고 수업 중이었으며,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었다.

서이초등학교 학부모가 <더팩트>에 제공한 영상을 보면 굴착기 한 대가 건물 옥상에서 철거물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먼지가 바로 옆 서이초등학교로 유입되고 있다고 학부모는 지적했다.

4일과 5일 서이초등학교 정문에서 자녀들의 하교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은 맞은편 서초 우성1차 철거 공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마디로 아이들의 건강이 염려된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41)는 "가림막 작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물들을 그대로 땅에 떨어뜨리면서 엄청난 먼지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그 흔한 살수 장치 하나 없고 대책 없이 부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제대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에 설치된 미세먼지측정기기에 적힌 미세먼지 농도는 11.3㎍/㎥였다. 같은 시간 강남 일대 미세먼지 농도는 5㎍/㎥였다.
지난 4일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에 설치된 미세먼지측정기기에 적힌 미세먼지 농도는 11.3㎍/㎥였다. 같은 시간 강남 일대 미세먼지 농도는 5㎍/㎥였다.

또 다른 학부모(43)는 "얼마전 학교 앞을 지나가던 중 '쾅'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면서 "소음과 함께 발생한 먼지 때문에 아이들 학교 보내기가 불안하다"면서 눈쌀을 찌푸렸다. 그는 "아이들은 교실에서도 공사 소리가 들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교육이 방해받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삼성물산이) 형식적으로 하는 것 같아 불만이 많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서이초등학교 측은 서초우성1차 재건축 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소음이 기준치를 넘지 않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서이초등학교 관계자는 "매일 먼지와 소음을 측정하고 있는데, 기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약 기준치를 초과한다면 공사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위해 민원을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복수의 학부모들은 "삼성물산은 철거 공사에 따르는 먼지 등 때문에 서이초등학교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 인근 상가 관계자 박 모 씨(59)는 "바람이 불지 않는 여름에는 공사 먼지가 많이 날리는 것 같지는 않은데 요즘에는 바람이 제법 불면서 다른 것 같다"고 우려하면서 "먼지와 달리 소음은 종종 들려 놀란 적이 적지 않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서이초등학교는 우성아파트 1차를 비롯해 무지개 아파트,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현장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다음 스카이뷰
서이초등학교는 우성아파트 1차를 비롯해 무지개 아파트,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현장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다음 스카이뷰

서이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학교 인근에서 이미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우성아파트 3차 재건축 공사가 완공됐고, 우성아파트 2차 재건축 공사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조만간 무지개 아파트(시공사 GS건설)와 신동아 아파트(시공사 대림건설)가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이초등학교는 수년 째 아파트 재건축 현장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서이초등학교 학부모 서모(45)씨는 "학교를 둘러싸고 공사가 계속됐고 또 예정돼 있다. 시공사가 공해 유발을 최소화하도록 적극적으로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이초등학교 인근 무지개 아파트(왼쪽)는 주민들 이주가 완료되면서 철거를 앞두고 있으며, 신동아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했다.
서이초등학교 인근 무지개 아파트(왼쪽)는 주민들 이주가 완료되면서 철거를 앞두고 있으며, 신동아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했다.

최근 서이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매일 엄청난 소음과 먼지를 뿜어내는 건 물론, 인체에 치명적인 석면도 제대로 철거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물산 측은 철거시 충분한 물을 뿌리는 등 분진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고 약속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7일 서이초등학교 강당에서 '석면의 위험성, 학부모가 해야 할 일-감시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학부모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연수에서는 황경욱 한국석면건축물 안전관리협회장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석면의 위험성과 석면 건축물에 대한 안전 관리법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한 학부모는 "재건축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아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삼성물산 "먼지·소음 기준치 넘지 않아, 주민 불편 최소화 하겠다"

삼성물산 측은 공사에 따른 먼지와 소음 등이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학부모들이) 먼지와 관련된 민원을 접수해 살수 시설을 늘렸다"면서 "고정식 살수 장치를 추가 설치하고 살수차를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촬영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데, 철거물을 옮기는 과정에서도 살수 처리는 분명히 했다.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건물 옥상에 작업자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이 옥상에서 살수 작업을 했는데 건물 아래서는 이런 과정을 볼 수 없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서초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에 살수 장치가 가동 중이다.
서초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에 살수 장치가 가동 중이다.

이어 "서이초등학교 학부모들을 만나 현장에서 먼지와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설치된 살수 시설 등도 공개했다"면서 "먼지와 소음이 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불편을 느낄 수 있다. 현장에 민원 담당관이 상주해 주민들의 불편을 듣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초구청은 서이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점검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먼지가 발생한다는 주민의 민원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하면서 살수 설비 추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당장은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주민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줄 것을 시공사에 당부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우성아파트 1차 재건축 조합은 오는 8일 서이초등학교 전 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사에 따른 학생 안전, 공기질, 소음 등에 대한 대책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이 세 번째로 이전 두 번의 설명회는 기대 이하였다는 복수의 학부모들은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삼성물산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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