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가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와 흡연자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BAT 코리아 제공 |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일명 '찌는 담배'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 인상에 대해 관련 업계와 흡연자들은 울상이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날(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렇게 과도하게 세율을 올리는 건 맞지 않다.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해 다음 주 월요일(28일) 논의하겠다'고 밝히며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 상정을 유보했다.
앞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1갑(20개비)당 126원에서 594원으로 인상하는 개소세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국회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20개비당 126원에서 594원으로 과세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이 28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합의된다면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31일 본회의 처리 절차를 밟게 된다. 만약 개정안이 예정대로 처리될 경우 바로 9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은 개소세 인상분만큼 오르게 된다. 현재 한 갑당 4300원인 궐련형 전자담배는 5000원대로 오를 것이란 게 중론이다.
잠시 멈춰섰으나 세금 인상이 구체화 되자 업계와 흡연자는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담배 시장 최초로 궐련형 전자담배(아이코스)를 출시한 한국필립모리스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가 높은 세율로 확정됨에 따라 사실상 담뱃세 증세가 결정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3일 글로를 출시한 BAT 코리아 역시 세금 인상 추진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 만약 해당 안건이 상정된다면 '담뱃세 인상은 불가피하다'라는 인장을 보였다.
두 업체는 적게는 궐련형 전자담배 연구·개발을 위해 15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에서 많게는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를 투자했다. 그만큼 담배 단가가 높다. 만약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이 올라가면 어쩔 수 없이 전용 연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일반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온 흡연자들도 불만이다. 한 30대 남성은 "연초 가격이 올라간다면 굳이 가열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기계값까지 생각한다면 다시 일반 담배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2년 사이에 담뱃값 인상을 두 번 겪는 기분이다"고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다른 흡연자는 "가열 전자 담배는 기계값과 연초값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담뱃값이 올라간다면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오는 것 아닌가"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