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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김수민 의원 "스타트업 방해하는 규제, 기득권을 위한 펜스"
입력: 2017.08.08 04:50 / 수정: 2017.08.08 08:04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스타트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보았다. 특히 김 의원은 활발한 스타트업을 위해 진입 장벽 등을 허물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스타트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보았다. 특히 김 의원은 활발한 스타트업을 위해 진입 장벽 등을 허물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7년 동안 직원들 월급 걱정을 해보지 않은 날이 없었다. 월급날이 다가오면 돈 때문에 정말 미치게 힘들었다."

김수민(30·비례대표) 국민의당 의원은 숙명여자대학교 4학년 시절 디자인 회사 '브랜드 호텔'을 창업한 순간부터 그만두기까지를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23세 나이에 회사를 창업해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패키지를 개발했다. 그는 회사 대표를 맡았던 7년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고 한다.

'청년실업' '청년창업' '스타트업'이 화두인 요즘 김 의원은 누구보다 이들의 마음고생을 잘 알고 있다. 스타트업 등에 관심이 많은 요즘 <더팩트>는 지난 3일 청년 창업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 김 의원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상황과 제도적 개선방향 등을 들어봤다. 김 의원과의 인터뷰는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김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일자리와 창업을 거론한 점은 나쁘지 않지만, 융자를 너무 많이 푼 것 같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문재인정부의 스타트업 정책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일자리와 창업을 거론한 점은 나쁘지 않지만, 융자를 너무 많이 푼 것 같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문재인정부의 스타트업 정책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스타트업' 큰 비중 없는 것 같아

김 의원은 대학생 시절 창업해 성공한 케이스이다. 최근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상황을 볼 때 김 의원은 정부 정책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스타트업의 직접적인 언급이 빠져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문재인정부의 100대 과제와 별도로 '전략'부분이 있는데요. 내용을 보면 스타트업 관련해 1회, 이른바 '4대 복합혁신과제' 파트에서 2회 언급됐을 뿐입니다. 문재인정부가 스타트업 분야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이라면 크게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많은 분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기회라고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대한민국은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김 의원의 지적처럼 문재인정부의 100대 과제를 살펴보면 '과학기술 발전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에 '스타트업 지원', '복합, 혁신과제 중'에서도 '스타트업에게 개발'과 '스타트업 성장 단계별(창업→성장→회수→재도전) 사업화·R&D 지원 강화, 투자 확대 및 제도 개선 등 벤처 자금생태계 체질 개선 추진' 등이 전부였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통과한 문재인정부의 첫 추경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청년 일자리를 위한 추경이라는 데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그 방식에서는 걱정된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일자리 추경이 통과했습니다. 수혜자는 당연히 청년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추경에서 일자리와 창업을 거론한 것은 나쁘지 않지만, 융자를 너무 많이 푼 것 같아 걱정입니다. 사실상 정부가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줄 테니 나중에 갚으라는 것입니다. 이게 순기능만 작용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정부의 방향으로만 돌아가지 않는 것이 또 창업 시장입니다. 창업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걱정이 돈입니다. 그렇다고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이들이 폐업하면 신용불량자 외엔 남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청년들의 스타트업을 위해서는 정부의 자금 지원보다 먼저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트업들이 규제로 투자나 사업을 시작조차 하지 못해 세계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한 로펌(테크앤로) 조사에 따르면 세계 100대 스타트업 중에서 13곳의 사업모델은 국내 금지, 44곳은 조건부로 겨우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이 지적한 '규제'가 그 원인이다.

김 의원은 의원 발의 안에 대해서도 규제 심사와 일몰제를 적용해 불필요한 규제의 신설 및 강화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이 답변하며 웃고 있다.
김 의원은 의원 발의 안에 대해서도 규제 심사와 일몰제를 적용해 불필요한 규제의 신설 및 강화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이 답변하며 웃고 있다.

◆'규제'에 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

"핀테크를 예로 들면, 현재 금융법 체계가 열거주의 방식(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규제되거나 금지되지 않는 사항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법으로 규정되지 않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등록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현재 일부 완화가 됐지만,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해당 사업 모델이 조기에 시장 안착 기회는 물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스타트업들에게 초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기회까지 놓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 당국은 은행이 독점하는 국내 규제 상황이 지나치다는 여론에 따라, 최근 핀테크 업체들도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자기자본을 20억 원 이상 보유하고, 하루평균 지급 요청액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을 금융감독원에 예탁해야 한다는 규정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이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게는 사실상 불허한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사고 예방에만 초점을 둔 과도한 진입 요건의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미국, 영국 등 해외 선진 시장은 대부분 벤처캐피털로 등록하는 데 필요한 자본금이나 전문 인력 수의 요건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들 나라의 경우 요구되는 기본적인 공시 등의 의무를 수행하는 한 누구든지 민간 투자자의 펀딩을 받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규제'이다. 김 의원은 스타트업에 어떤 규제가 문제라고 꼬집기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어떤 규제가 문제라고 하기 이전에 시대 변화에 따른 사고의 전환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규제나 관료조직은 과거 산업사회에 최적화로 현재의 시대 흐름에 적합한지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제가 생각하는 규제는 기득권을 보호해주는 펜스일 뿐이다. 따라서 스타트업 M&A의 실질적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대기업의 벤처투자 시장 참여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고 M&A 관련 세제를 개편해 기업 간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을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제가 생각하는 '규제'는 기득권을 보호해주는 펜스일 뿐이다. 따라서 스타트업 M&A의 실질적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대기업의 벤처투자 시장 참여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고 M&A 관련 세제를 개편해 기업 간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을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한 융복합과 혁신이 자유로운 사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진입 장벽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시장 실패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와 혁신이 불러올 기존 산업의 와해로 인한 영세 사업자들의 피해 등을 고려해 법체계 전환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그는 지난해 국회에 들어온 이후 불필요한 규제와 처벌을 양산하는 법안들이 각 의원실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에 놀랐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 필요한 법안들이겠지만, 이 중 일부분은 언론사나 시민단체 등에서 평가하는 법안발의 실적을 의식해 이른바 '건수 채우기' 식으로 발의됐다고 봅니다. 기존 규제를 개혁하고 적용 예외 옵션을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규제가 신설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저는 의원 발의 안에 대해서도 규제 심사와 일몰제를 적용해 불필요한 규제의 신설 및 강화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이처럼 스타트업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스타트업은 가치 창출, 고용 창출 측면에서 중요한 사회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 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2015년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약 70억 원으로 전년보다 8.6% 증가했다. 대기업 -4.7%, 중소기업 8.0%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추세는 2007년부터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성장은 고용증가율로 이어진다. 2014년 기준 벤처기업의 최근 5년간 고용증가율은 8%로 30대 그룹의 고용증가율 1.3%를 크게 앞질렀다.

미국의 경우 과거 30년간 기존 기업의 일자리는 100만 개씩 줄었지만, 스타트업들이 매년 3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전체 고용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스타트업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일자리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과 대기업간 인재의 활발한 왕래로 인해 혁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가속화합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몇 년 사이에 주로 양적으로만 팽창해 질적 측면에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2016년 펀드 조성액이 3조 2000억 원으로 폭발적인 양적 확대를 했지만, 민간 출자 자본 비중이 50%에 머물러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을 위한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규제'는 기득권을 보호해주는 펜스일 뿐입니다. 따라서 스타트업 M&A의 실질적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대기업의 벤처투자 시장 참여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고 M&A 관련 세제를 개편해 기업 간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을 장려해야 할 것입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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