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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하인드] 김수민의원 "밥값 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입력: 2017.08.08 05:00 / 수정: 2017.08.08 07:54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은 대학교 4학년 당시 디자인 전문회사 브랜드 호텔을 창업했다. 그는 허니버터칩을 성공시키며 주목 받았고, 지난해 20대 총선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됐다. /국회=남윤호 기자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은 대학교 4학년 당시 디자인 전문회사 '브랜드 호텔'을 창업했다. 그는 '허니버터칩'을 성공시키며 주목 받았고, 지난해 20대 총선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됐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김수민(30·비례대표) 국민의당 의원은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다. 또, 그는 '허니버터칩'을 디자인했던 '브랜드 호텔'의 대표였다. 허니버터칩의 열풍은 여의도 국회 입성의 계기가 됐다. 남들이 보기에 김 의원은 청년 창업가로 성공해 국회의원까지 오른 성공한 사람이다. 창업을 꿈꾸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보기엔 더욱더 그렇다.

<더팩트>는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요즘 가장 많이 거론되는 '스타트업'과 관련한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김 의원 의원실은 다른 의원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의원집무실은 회의실로 사용됐고, 그는 의원실 중 가장 작은 곳에서 일한다. 회의실로 사용되는 공간도 보통 의원실과 다르다. 책도 그리 많지 않다. 눈에 띄는 게 있다면 만화책과 빈티지 인형이다. 그는 정치에 입문한 후 정치와 관련한 것들을 열심히 공부 중이다. 그 만화책 중에는 내각제를 소재로 한 '정치 9단'이 꽂혀 있었다.

"그냥 책으로 공부하기엔 너무 지루하고 이해도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만화책으로 공부했습니다. (웃음)"

그가 만화책으로 공부하는 모습이나 의원 집무실을 회의실로 사용하는 것은 미술을 전공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정관념'이라는 틀을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말도 거침이 없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과 편견이 가장 싫다고 한다. 김 의원의 말에는 요즘 30대의 언어가 그대로였고, 기존 제도는 벗어버려야 할 편견에 관한 혁신이 느껴졌다.

김 의원은 국회 입성 전 디자인 전문회사를 창업했다. 그가 스타트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의원과의 약 1시간 30분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창업 이야기로 이어졌다. 대학교 4학년, 다들 취업 준비로 바쁠 시기에 그는 어떻게 창업을 선택했을까. 재미있는 대답이 나왔다.

김 의원은 자신이 회사를 창업한 이유로 학점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회사를 운영했던 7년 동안 매월 월급날이 오는 게 두렵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회사를 창업한 이유로 '학점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회사를 운영했던 7년 동안 매월 월급날이 오는 게 두렵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7년 전 창업을 했는데 지금의 창업 개념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사실(웃음) 학점이 낮았습니다. 충북에 살다가 서울에 오니까 너무 좋은 거에요. 밖에서 놀다 보니 학점이 3.0을 넘지 않았습니다. 아, 날 고용해줄 중소기업도 없겠구나 싶었죠. 그때 학교와 기업 간 프로젝트가 조금 있었는데, 이걸 하면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뭐, 기술도 노하우도 없었지만, 현장 경험이 많은 교수님과 함께 '브랜드 호텔'을 창업했습니다."

그 역시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처럼 학점을 걱정하던 차에 새로운 방향을 고민한 것이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취업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유로 창업했지만, 그 길도 험난하긴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김 의원은 창업한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보기 위해 3년 동안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

"3년 동안 저는 월급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나서 100만 원 정도의 월급을 가져갔습니다. 사실 전문디자인 창업은 당시에는 없었던 카테고리였습니다.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운도 따랐지만, 예술의 새로운 반향이 일어난 시대상황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100% 저나 회사의 역량은 아니었다고 봐요."

김 의원의 말처럼 운도 시대적 상황도 도움이 됐다. 그의 말대로 "3년간 개고생"은 회사의 순이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회사의 이익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시작된다고 했다. 단순하게 말해 '회사가 망하는 것보다 잘되는 게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회사를 네 명이 만들고 3년간 엄청 고생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7년 동안 새벽까지 일을 했으니 성공 못 하면 이상한 거 아닌가요? 그렇게 일만 했더니 순익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직원들과 우린 '패밀리'라고 생각했어요.

김 의원은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지며 최근까지 마음고생 했다. 그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런데 그 사건으로 매일 울고 악몽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도 없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최근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더팩트DB
김 의원은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지며 최근까지 마음고생 했다. 그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런데 그 사건으로 매일 울고 악몽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도 없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최근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더팩트DB

그래서 이 돈을 각자에게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행을 가서 좋은 것 먹고, 좋은 것도 보고. 아주 재미있게 다녀왔는데 뒷말이 나왔습니다. '차라리 돈으로 주지 왜, 같이 여행을 가'라는 불만이었습니다. '패밀리'라고 생각했는데 '다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경험이 청년 기본금, 청년복지 정책 등을 할 때 제 가이드라인이 될 것 같습니다."

그는 지난해 20대 국회 시작부터 얼마 전까지 '리베이트 사건'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다행히 최근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아무리 강단 있는 사람이라도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이다. 30대 정치 초년생의 경험치고는 매우 혹독했다.

김 의원은 당시 악몽과 함께 하루도 울지 않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의 성격이 '명랑'하지만, 쏟아지는 악플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1년 동안 너무 힘들어서 매일 울었어요. 살면서 울 일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사건으로 매일 울었습니다. 사건이 있기 전까지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는 생각으로 살았어요. 그런데 그 사건이 발생하면서 매일 울고 악몽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도 없었습니다.

김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후 밥값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는 밥값을 지금까지 못해서 부끄럽다. 앞으로 밥값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후 '밥값'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는 "밥값을 지금까지 못해서 부끄럽다. 앞으로 밥값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잠자리에 누워 꿈을 꿨는데 그게 마치 현실같이 느껴졌어요. 어떤 꿈을 꿨냐면 제가 신발도 안 신고 거리에 서 있거나,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채 거리에 서 있는데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모습에 눈물 흘리는 꿈을 꿨습니다. 너무 힘들었죠."

이런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성격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제가 선택적 기억 삭제 기능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괜찮습니다"라며 밝게 웃는다.

김 의원은 국회에 입성하며 '밥 값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자기의 다짐처럼 '밥 값하는 국회의원'이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직 밥값을 하지 못했다.

"아직 밥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밥값을 하지 못해 너무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밥값을 하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일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스타트업하는 청년들을 위한 법안 마련과 진입을 막는 규제 등도 열심히 들여다보며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밥값 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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