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52번째 재판이자 주요 쟁점들에 관해 최종적으로 다투는 '공방 기일'이 4일 열린 가운데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이 치열한 논리 다툼을 벌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재판에서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이 결심 재판 전 주어진 마지막 '공방 기일'에서 치열한 논리 다툼을 벌이고 있다.

4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52번째 재판에서 양측은 전날(3일)에 이어 이틀째 본건 재판에서 다뤄진 주요 쟁점들에 관해 최종적으로 다투는 '공방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다뤄진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독대 과정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을 직접 지시했는지와 피고인들이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다.

특검은 "변호인 측에서는 지난 2014년 9월과 2015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과정에서 '정유라'라는 단어 자체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라면서 "그러나 일개 체육 단체, 소위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승마 종목에 관해 협회장사를 맡아 올림픽 대비해 (선수들에게) 좋은 말 사주고, 전지훈련도와 달라며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단순한 스포츠로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특검이 제출한 공소장의 기재 내용 자체에 논리적 비약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특검이 제출한 공소장 어디에도 박 전 대통령이 정유라에 관해 언급했다는 내용은 없다"라며 "공소장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차 독대 때 이 부회장에게 '승마지원이 소홀하다. 삼성이 한화보다 못하다'라고 질책했다. 이는 애초 '정유라 지원'이라는 특정 지시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만일 특검의 주장대로라면 한화에서도 정유라를 지원했다는 것밖에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또 삼성이 코어스포츠와 용역 계약 과정에서 ▲지원 규모를 줄이려고 시도했다는 점.▲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자금 집행을 했다는 점 ▲정유라 외 5명의 승마 선수 선발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 ▲최순실의 방해 속에서도 지속해서 애초 세웠던 '올림픽 지원'으로 돌리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특검의 주장에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앞서 김종 전 차관이 법정에서 한 진술 등을 근거로 특검이 제출한 공소장의 기재 내용 자체에 논리적 비약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이 결정적 증거로 꼽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진술에 관해서도 "신빙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전 차관은 법정에서 "박상진 전 사장으로부터 '삼성은 정유라 지원 준비가 다 됐는데, (정유라의) 임신 때문에 일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유라 지원'을 직접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은 김 전 차관이 유일하다.

변호인단은 "김 전 차관은 특검 조사 때 이 같은 진술을 단 한 번도 한 적 없다가 느닷없이 법정에 출석해 '특검 조사 때 물어보지 않아서 얘기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며 특검의 공소내용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태도를 바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은 특검 조사 때 박 전 사장을 만난 날짜조차도 특정하지도 못했다가 법정에서는 특검의 수사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쪽으로 진술을 번복했다. 과연 그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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