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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사드 추가 배치' 현대차그룹, 中 보복 강화에 '시름'
입력: 2017.07.31 05:01 / 수정: 2017.07.31 05:01
정부가 북한 미사일 도발에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한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정부가 북한 미사일 도발에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한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양재동=이성로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도발에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로 맞불을 놓은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맞서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이미 사드 배치로 촉발한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에 단단히 발목을 잡혀 마이너스 성장에 허덕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선 골머리를 앓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약 179만대를 판매했다. 중국 시장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약 788만대)의 약 23%를 차지할 만큼 컸다. 하지만 사드로 인해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 6개월 동안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4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했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2분기 판매량은 64%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약 30% 떨어졌다.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6.4% 줄어든 2조5952억 원에 머물렀다. 기아차는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44% 떨어진 7868억 원에 그쳤다.

모기업의 부진은 계열사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자동차 강판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제철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역시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실적 하락 배경에 대해 중국 내 완성차 물량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및 위안화 약세 등 환율효과로 주력 사업분야인 모듈·핵심부품 제조사업이 영향을 받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실적 하락 배경에 대해 중국 내 완성차 물량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및 위안화 약세 등 환율효과로 주력 사업분야인 모듈·핵심부품 제조사업이 영향을 받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늘어난 4조6925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1384억 원으로 45.6%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이 4923억9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7.3% 감소했고, 매출액은 8조2823억5500만 원으로 16.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821억8600만 원으로 43.2% 하락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중국 내 완성차 물량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및 위안화 약세 등 환율효과로 주력 사업분야인 모듈·핵심부품 제조사업이 영향을 받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27일 문 대통령과 간담회에서 "중국에서 사드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 역시 긍정의 신호를 보냈지만, 북한의 마사일 도발이라는 의외의 변수가 생기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사드 잔여 발사대 4기의 임시배치를 결정에 대해 중국 정부는 곧바로 유감을 표시하며 감정을 드러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 측의 유관 행위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 사드 배치는 한국의 안전 우려를 해결하지 못하며 한반도 유관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다만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사드 철회를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은 하반기에도 부진을 만회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드 추가 배치로 인해 중국 내 반한 감정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심지어 최근 중국 내 현대자동차 차량 판매원의 이직도 속출하며 판매망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신차(신형 ix35, 페가스, K2 크로스)'를 앞세워 반등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정치적인 문제(사드 배치)까지 통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업계에선 현대·기아차가 올해 중국에서 목표 판매량인 195만대는커녕 100만대 판매도 힘들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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