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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곤의 세상토크] '호프 미팅'에 담긴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메시지
입력: 2017.07.28 05:51 / 수정: 2017.07.28 09:02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주요 인사들이 27일 가진 1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중소기업 수제맥주로 건배를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수제맥주에 문 대통령의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울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주요 인사들이 27일 가진 1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중소기업 수제맥주로 건배를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수제맥주에 문 대통령의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울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제공

[더팩트ㅣ명재곤 기자] '대통령과 재계인사가 나누는 건배주에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재계 인사와의 27일 청와대 간담회를 지켜본 이들이 내린 결론 중 하나입니다. 핵심 메시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진단이 많습니다.

청와대 간담회를 앞두고 이른바 '대통령 맥주'가 화제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계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갖는 간담회가 '호프 미팅'으로 시작한다고 알려지자 어떤 브랜드의 맥주가 나올지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 전문 경영인과의 만남에서 음용되는 맥주인 만큼 이래저래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선택한 맥주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케팅 효과가 막대하기에 비지니스 측면에서 예의주시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대기업 맥주가 아닌 중소기업 맥주를 '대통령 맥주'로 내놨습니다.

청와대측은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중소기업 수제맥주를 호프미팅의 건배주로 선정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계 인사들과 첫 상견례 자리에서 제공한 술은 중소기업 세븐브로이맥주㈜의 수제맥주였습니다. 예일맥주인 이 수제맥주는 저온에서 발효하는 라거맥주와는 달리 상온에서 발효돼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는 게 애호가들 평가입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 2011년 맥주제조 일반 면허 1호를 획득한 한국 최초의 수제맥주 기업입니다. 국내 맥주 기업 처음으로 수제 에일 맥주를 시장에 출시하고 대중화하는데에 기여했습니다. 국내 수제 맥주시장의 개척자격인 이 회사는 업계내에서는 '비정규직 제로' 원칙을 지키는 걸로 특장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전체 임직원 34명이 모두 정규직입니다. 또 직원 복지를 위해 청년직원 숙소 보증금 지원 제도 운용 등 직원들과 상생하는 중소기업으로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사 상생' '중소 기업 육성' 등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고용 등 경제정책과 상당부분 동행하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청와대측도 이 수제맥주 선정의 복합적인 이유 하나로 "전체 임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기업이다"는 점을 직접 들었습니다. 청와대는 호프미팅에서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 의지와 방향을 에둘러, 그러나 분명하게 재계에게 제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중견그룹 오뚜기가 간담회 초청 대상에 들어간 배경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청와대측은 "오뚜기는 올해 1분기 비정규직 비율이 1.13%로, 정규직 전환비율이 높은 등 여러가지 우수 사례를 많이 가진 기업"이라며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부분에서 모범적인 기업이어서 청와대가 아이디어를 내서 참가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호프미팅때 "고용과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 사회적 공헌 등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이라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아주 부합하는 모델기업이다"고 오뚜기 함영준 회장을 추켜세웠습니다.

공공비정규직 노동조합의 2017년 임단협 승리 총파업 출정식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남용희 기자
공공비정규직 노동조합의 '2017년 임단협 승리 총파업 출정식'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남용희 기자

중소기업 세븐브로이맥주㈜와 중견그룹 오뚜기를 앞세워 문 대통령이 재계측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비정규직 이슈에 대한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이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청와대 간담회가 열리기 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세법 개정방향과 관련된 당정 협의를 갖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임금을 늘리는 등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지 않고 재벌개혁이나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구축을 부르짖는 것은 공허한 담론에 불과하다"며 기업들의 전향적인 응답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미 일부 대기업들이 정부의 노동정책에 부분적으로 화답하고 있습니다. CJ그룹은 파견직 3008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고, 두산그룹 역시 450명의 사내 비정규직을 순차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며칠 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손경식 CJ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1차 재계 참석자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2시간 35분여 동안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청와대측은 전했습니다.

" 주어진 각본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시간도 없습니다. 자료나 수첩 같은 게 없어도 되고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자는 뜻으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저는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하시는 것에 대해 정말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재계 인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재계 참석자들도 사드 문제, 철강수출 문제 등 업종·기업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28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재계와의 2차 간담회를 갖습니다. 형식과 시간, 나누는 주제가 1차 때와 엇비슷할 겁니다. 문 대통령의 언행도 메시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재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문 대통령은 이미 호프미팅 수제맥주에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담아서 전달했습니다.

sunmoon4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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