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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비하인드] 김종, 찜통더위도 잊게 한 황당한 '대국민 사과'
입력: 2017.07.08 06:15 / 수정: 2017.07.08 13:3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7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잇단 돌발발언으로 재판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7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잇단 돌발발언으로 재판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울중앙지법=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더불어 핵심 증인으로 꼽히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예상치 못한 '돌발 발언'으로 재판부는 물론 특검과 변호인단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

◆ 김종 "이해가 안 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진행된 이 부회장의 37번째 재판에 김 전 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과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사이의 뇌물수수 의혹에 관해 진술했다.

특검은 김 전 차관이 최 씨와 삼성 사이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한 장본인이라고 보고, 최 씨와 최 씨의 딸 정유라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과정에 깊게 관여한 만큼 그의 진술을 통해 '삼성에서 최 씨의 실체를 알고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정작 이날 김 전 차관은 증인신문에 앞서 진행된 검찰과 특검 조사 때와 달리 신문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거나 공소 내용과 무관한 답변으로 변호인단과 감정싸움을 벌이는 데 신문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재용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차관은 삼성이 왜 증인을 통해서만 최순실에게 얘기를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는 질문에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법정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재용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차관은 "삼성이 왜 증인을 통해서만 최순실에게 얘기를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는 질문에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법정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김 전 차관은 재판부와 변호인단의 질문에 예상에 없던 돌발 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김 전 차관은 "증인은 삼성(박상진 전 승마협회장 겸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이 증인을 통해 삼성에서 정유라를 지원하려 한다는 것을 전달하려는 '눈치'였다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어 "증인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삼성이 최순실에게 직접 연락을 못 한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삼성이 최순실에 대해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은 어떻게 성립하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재판부가 "증인은 이해가 되나요. 삼성에서 왜 증인을 통해서만 얘기를 하는지요. 저는 이해가 안 돼서요"라고 질문하자 그는 "저도 이해가 안 가는데요.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황당한 답변으로 법정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무거운 분위기였던 재판부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김 전 차관의 돌발 발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증인은 지난 2014년부터 평균 한 달에 한 번꼴로 최순실을 만났는데요. 최순실이 도대체 뭐길래 차관이 이렇게 자주 만나느냐"는 질문에 "너무 많이 받는 질문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죄송하다"라며 깜짝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전 차관은 또 "도대체 왜 차관인 증인이 최순실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아야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제가 최순실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겠죠"라고 말했다.

이재용 재판 핵심 증인으로 꼽힌 김 전 차관은 변호인단의 질문이 이어질 때마다 제 생각을 묻는 겁니까 특검 주신문때 했던 얘기인데 또 대답을 해야 합니까라며 날 선 반응을 이어갔다.
이재용 재판 핵심 증인으로 꼽힌 김 전 차관은 변호인단의 질문이 이어질 때마다 "제 생각을 묻는 겁니까" "특검 주신문때 했던 얘기인데 또 대답을 해야 합니까"라며 날 선 반응을 이어갔다.

◆ '뿔난' 김종 "삼성 상무가 어떻게 차관에게 연락을…"

변호인단과는 말 그대로 '설전'을 벌였다. 박상진 전 사장과 이영국 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제일기획 상무) 등의 진술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월과 6월 두 사람은 김 전 차관을 만나 승마협회 운영 방안, 아시아승마협회장 출마와 승마 종목 올림픽 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6월 저녁 자리에 이 전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박 전 사장으로부터 '정유라가 제주도에서 애를 낳고 키우고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고 진술했다. 즉, 삼성에서 이미 최순실과 정유라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김 전 차관의 주장이다.

양측의 엇갈린 진술이 이어지자 변호인단은 이 전 부회장이 2015년 2월 박 전 사장에게 '김 차관 비서실에 연락해 식사 약속을 잡았다'는 내용으로 보낸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이 전 부회장은 증인을 만났다고 진술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도 있는 것 같은데"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그는 "저는 이 전 부회장에게 전화받은 적 없다"라고 부인하면서 "어떻게 (기업 상무가) 차관에게 직접 연락을…"이라며 수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전 차관은 또 이날 특검의 신문 때는 "네"라는 짧은 답변으로 일관한 반면, 변호인단의 질문이 이어질 때마다 "제 생각을 묻는 겁니까" "특검 주신문때 했던 얘기인데 또 대답을 해야 합니까"라며 날 선 반응을 이어갔다.

김 전 차관은 변호인단의 신문 과정에서 삼성에서 차관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는 취지의 돌발 발언으로 변호인단은 물론 피고인들을 당황하게 했다.
김 전 차관은 변호인단의 신문 과정에서 "삼성에서 차관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는 취지의 '돌발 발언'으로 변호인단은 물론 피고인들을 당황하게 했다.

삼성 측과 기 싸움은 이후에도 수차례 이어졌다. 김 전 차관은 박 전 사장과 처음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 "2015년 1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부터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연락처를 받았다"며 "이후 장 전 사장에게 연락하니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임 사장이 승마협회 회장을 맡는 줄 알았지만, 약속장소에 나가 보니 박 전 사장이 나와 있었고, 스스로 새 승마협회 회장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진술대로라면, 애초 장 전 사장이 증인에게 박 전 사장을 소개해줬어야지, 왜 임 사장을 소개한 것이냐. 차관에게 사전에 아무 말도 없이 약속 장소에 다른 사람을 내보냈다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김 전 차관은 "삼성에서 차관을 그 정도로밖에 안 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의 격앙된 답변에 지친 기색이었던 피고인들 역시 웃음을 보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재판은 김 전 차관과 기싸움을 벌인 변호인단 신문이 길어지면서 자정을 훌쩍 넘긴 8일 새벽 2시 30분이 돼서야 끝났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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