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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추진 동력 얻은 분리공시제, 단말기 가격 거품 뺄까
입력: 2017.07.06 05:00 / 수정: 2017.07.06 05:00

6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통신비 인하 공약 중 하나인 분리공시제 도입이 삼성전자의 동참으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더팩트DB
6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통신비 인하 공약 중 하나인 분리공시제 도입이 삼성전자의 동참으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통신비 인하 공약인 '기본료 폐지'의 대안으로 거론됐던 '분리공시제' 도입이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분리공시제 도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다 그동안 반대해왔던 삼성전자가 수긍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분리공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 공약 중 하나로,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제공되는 지원금을 휴대전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각각 얼마씩 부담하는지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분리공시제 도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비자에게 어떤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분리공시제 효과와 관련해 여러 해석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 삼성전자 입장 선회로 분리공시제 도입 탄력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통신비 인하 방안 중 하나인 분리공시제 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유영민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분리공시 관련 질문에 "정부 정책이 결정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분리공시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 홀로 반대'를 외치기엔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휴대전화 제조사인 LG전자는 앞서 방송통신위원회에 분리공시제 도입을 찬성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분리공시제는 지난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당시 함께 도입될 계획이었지만, 제조사의 강한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지금은 반대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수긍의 뜻을 밝혀 논쟁을 줄일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셈이다. 이와 함께 주무부처인 미래부도 강한 의지를 보여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분리공시제, 단말기 출고가 인하로 연결되나

분리공시제 도입과 관련해 소비자의 관심은 효과 여부에 쏠려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는 분리공시제가 도입되면 휴대전화의 출고가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원금 규모를 소비자가 직접 알게 되면 해당 지원금만큼의 금액을 처음부터 휴대전화 출고가에서 제외하고 출시하라는 여론이 일게 되고, 제조사가 출고가 인하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리공시제가 도입될 경우 제조사가 지원금을 늘리는 것보다 휴대전화 출고가를 인하해 소비자 혜택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분리공시제는 앞으로 강하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분리공시제는 앞으로 강하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휴대전화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서라도 분리공시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각종 혜택이 고가 요금제에 집중된 상황에서 분리공시제가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들의 혜택을 늘리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지원금 출처가 명확하면 투명한 유통 질서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또 지원금 규모가 명확하게 표시되기 때문에 현재 사실상 지원금 혜택이 없는 저가 요금제에 대해서도 제조사가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지원금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 분리공시제, 적용 범위 설정이 문제로 남아

물론, 효과와 관련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분리공시제 도입 시 제조사가 지원금을 거의 제공하지 않고, 나머지 금액을 음성적인 판매장려금(리베이트)으로 지급해 오히려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분리공시제는 제조사가 리베이트 공세에 나서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원금을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취지와 어긋나게 된다"며 "이런 리베이트 중심의 경쟁이 벌어지는 걸 막을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선결적으로 추진돼야 분리공시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분리공시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지원금뿐만 아니라 리베이트까지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역시 업계 간 이견이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LG전자는 장려금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삼성전자는 마케팅 전략 노출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리공시제는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찬성하더라도 미칠 영향을 고려해 충분한 토론을 거친 뒤 실시되어야 한다"며 "일정 수준의 합의 없이 진행될 경우 자칫 이동통신사와 제조사의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지원금이 줄어들어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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