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 KT '기가지니' 사업단장(전무)이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가지니' 가입자 10만명 돌파 소식을 알리고 있다. /이성락 기자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KT의 인공지능(AI) TV '기가지니'가 출시 5개월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KT는 10만 가입자 달성을 발판으로 AI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개발자 소스를 공개하는 등 AI 생태계 조성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필재 KT '기가지니' 사업단장(전무)은 29일 오전 "지난 1월 말 출시한 '기가지니'가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섰다"며 "5월 말부터 가입자 증가에 속도가 붙었고 12월 말까지 가입자 50만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가지니'는 KT의 AI 노하우와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한 AI TV다. 국내외에서 출시된 AI 스피커가 음성 위주의 '청각'으로 구현됐던 것과 달리 TV와 연동을 통해 '시청각'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 이필재 전무는 '기가지니'의 사용 편의성이 높아 10만명 돌파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별적으로 듣는 음악이 이제 거실에서 가족 단위로 듣게 되는 등 '기가지니'를 통해 새로운 음악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필재 전무는 "거실에서 '기가지니'를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음악을 가족과 함께 듣게 된다"며 "듣는 음악의 종류도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뮤직' 모바일 앱에서는 아이돌 그룹 노래의 인기가 높지만, '기가지니'를 통해서는 동요, 클래식을 듣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KT는 '기가지니'의 오디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만카돈과 제휴를 맺었다. '기가지니'는 TV, 음악 등 미디어 서비스뿐만 아니라 날씨, 교통, 일정관리 등 홈 비서 기능과 홈 사물인터넷(IoT) 제어, 영상·음성 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날 KT는 10만 가입자 달성 소식과 함께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소개했다. 회사는 30일부터 음성인식을 이용한 주가 및 지수 조회,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정보 등 AI 금융서비스를 '기가지니'를 통해 제공한다. 이번 서비스는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와 체결한 업무협약을 토대로 이뤄졌다.
AI 금융서비스는 예컨대, 고객이 '기가지니'에게 "지니야, 오늘 주식시장 어땠어?"라고 말하면, "코스피 지수는 달러화 약세 전망과 한국증시 저평가론 확산으로 전일 대비 0.99% 상승한 2178.38포인트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등의 답을 들을 수 있는 방식이다. 향후 KT와 미래에셋대우는 비대면계좌 개설 및 주식 실거래 등과 같은 추가적인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서비스 연동을 추진 중이다. '기가지니'를 통해 '케이뱅크' 소개 및 모바일 앱 다운로드 팝업 호출 등을 30일 먼저 제공하고, 9월 중으로 퀵송금, 계좌조회 등을 집에서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카우치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기가지니'를 바탕으로 한 AI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30일 개발자 포털과 함께 '기가지니'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SDK는 '기가지니'에 탑재한 음성인식, 대화처리, 텍스트 음성변환 기술 등 KT의 축적된 음성인식 기술과 함께 음성·영상통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앱 프로그래밍 환경을 포함하고 있다.
이필재 전무는 "이번에 파트너사들과 '기가지니' 관련 기술, 연구 공간 등을 공유하는 것이 국내 AI 생태계가 보다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KT가 10만 가입자의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사랑해", "우울해", "잘자" 등 감성채팅이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TV 관련 24%, 음악 관련 22%, 기타 생활비서 13%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