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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공정위·검찰 '갑질' 개혁…기업들 앞다퉈 '상생' 약속
입력: 2017.06.29 11:32 / 수정: 2017.06.29 11:32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를 발표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에 비싸게 치즈를 공급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를 발표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에 비싸게 치즈를 공급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 │ 황원영 기자] "대기업 경제력 오남용을 막고 어떤 형태의 갑질도 근절해 '을의 눈물'을 닦겠다."

'재벌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필두로 정부가 강력한 '대기업 갑질' 개혁에 나섰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는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오너 성추행 파문부터 시작해 보복 출점 등 각종 논란이 일면서 정부의 칼끝이 더욱 날카로워졌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공정위는 물론 검찰 조사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한 갑질 규제에 돌입하며 업계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 부임 후 3명의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가 사퇴하면서 갑질 개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갑질 논란을 몰고 왔던 정우현 전 MP(미스터피자) 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자진 사퇴했다. 최근 치즈의 납품과정에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회사를 끼워 부당이익을 취해 온 정황이 드러나 검찰 조사를 받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다. 게다가 가맹본사의 보복 출점으로 올봄 탈퇴한 가맹점주가 자살하는 상황에 이르자 여론의 각종 비난이 잇달았다.

앞서 지난해 정 회장은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갑질'의 대명사가 됐지만 경찰 조사 후 벌금 200만 원에 약식기소로 그치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갑질 개혁에 적극성을 띄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벼운 처벌로 그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치킨 프랜차이즈 BBQ 역시 뭇매를 맞았다. BBQ는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가격을 올리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공정위가 세무조사와 불공정거래행위 조사라는 초강수를 두자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BBQ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자 이성락 제너시스BBQ 사장은 취임 3주 만에 사표를 냈다.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사과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사과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호식이두마리치킨 창업주인 최호식 전 회장은 성추행 논란으로 사퇴했다. 최 전 회장은 이달 3일 20대 여직원과 식사를 하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최 회장이 사진을 강제로 성추행한 후 호텔로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특히,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호텔 앞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았다.

이처럼 공정위와 검찰의 갑질 철퇴 작업 시작되면서 업계는 잔뜩 위축된 모습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의 가맹점 '갑질'에 대한 제재 건수는 크게 늘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공정거래와 허위과장정보제공 등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조치한 건수는 15건이다. 지난해 연간 조치 건수 12건보다 3건이 많고 지난해 상반기 제재 건수 4건보다는 4배 정도 늘었다.

올해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한국피자헛, 죠스푸드, 본아이에프 등 외식업체 3곳, 토니모리 등 4곳이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치킨뱅이 가맹본부인 원우푸드와 통인익스프레스는 시정명령을 받았고 빙, 토니버거, 옥빙설, 회진푸드 등은 9곳은 경고를 받았다.

갑질 사례가 속속 드러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도 벌어졌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4개 카드사가 분석한 최근 3개월간 호식이두마리치킨 점포 매출은 최대 40%까지 떨어졌다. 오너의 여직원 성추행 파문 이후 가맹점들은 매출이 3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피자 역시 정 전 회장의 폭행 사건 이후 전체 가맹점의 14%에 달하는 60여개가 매출에 타격을 받으며 폐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공정거래와 허위과장정보제공 등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조치한 건수는 15건이다. 지난해 연간 조치 건수 12건보다 3건이 많고 지난해 상반기 제재 건수 4건보다는 4배 정도 늘었다. /더팩트DB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공정거래와 허위과장정보제공 등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조치한 건수는 15건이다. 지난해 연간 조치 건수 12건보다 3건이 많고 지난해 상반기 제재 건수 4건보다는 4배 정도 늘었다. /더팩트DB

정부의 칼날과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이어지자 각 업체는 상생 방안을 내놓으며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다.

MP그룹은 향후 외부 전문가와 가족점(가맹점) 대표, 소비자 대표로 이뤄진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상생방안과 구체적인 경영쇄신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식자재 공급에 있어서도 일체의 친인척을 배제하고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식사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상생경영을 통한 동반성장의 기틀을 만들고 다시 고객이 찾아주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BBQ를 따라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던 bhc치킨, 교촌치킨 등은 모두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bhc의 경우 한시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행사도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고질적인 가맹본사 갑질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며 "사회 분위기에 맞춰 상생을 약속하는 기업이 속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랜차이즈 갑질이 이슈가 되면서 관련 법안도 마련됐다. 앞서 지난 3월 가맹본부의 불법행위로 인해 가맹점이 발생한 손해에 대해 피해금의 3배 이내로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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