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출시된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G6'가 17일 출시 100일을 맞는다. /이성락 기자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당신이 원하는 스마트폰은 무엇입니까?"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수장인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은 올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6'를 공개하며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안전성'과 '사용 편의성'을 'G6'에 모두 담아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다. LG전자가 자신 있게 선보인 'G6'가 17일 공식 출시된 지 100일이 지났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G6'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을까.
◆ "이게 '풀비전' 입니다"…'베젤리스' 경쟁 포문 연 LG전자 'G6'
LG전자는 'G6'의 강점으로 베젤을 최소화한 디스플레이를 앞세웠다. 이 디스플레이는 18대 9 화면 비율로, 회사는 이를 '풀비전' 디스플레이라고 불렀다. 'G6'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베젤리스 경쟁의 포문을 연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G6'는 앞서 샤오미가 선보인 베젤리스 스마트폰 '미믹스'와 같이 내구성에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총 14개에 달하는 미국 국방부 인정 테스트를 통과한 'G6'의 뛰어난 내구성과 안전성은 입소문을 탈 정도다.
'G6'가 공개된 후 외신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길고 가는 스크린과 슬림한 디자인에 집중한 제품", "베젤을 줄이고 18대 9 화면 비율을 적용해 큰 스크린에도 한 손으로 쓰기 편하다" 등 주로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사용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LG전자가 만든 스마트폰 중 가장 훌륭하다"며 극찬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어쩌면 '아이폰'의 라이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LG전자가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선보인 이유는 기기 크기가 커지지 않으면서 대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풀비전' 디스플레이는 소비자가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 몰입감을 높여준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에 베젤을 최소화한 18.5대 9 화면 비율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스마트폰 판매점 관계자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략 제품은 디스플레이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며 "화면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는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G6'로 출발한 '베젤 줄인 대화면' 탑재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는 길쭉한 화면 비율과 베젤리스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 출하될 스마트폰 중 약 10%가 18대 9 이상의 화면 비율을 적용한 제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이 비율이 3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공개할 'V30', '갤럭시노트8' 역시 베젤을 최소화한 대화면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또한 '아이폰8'에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G6' 파생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LG전자 제공 |
◆ 평가 좋았지만 문제는 판매…"가능성을 보여준 제품"
LG전자에 따르면 'G6'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이런 좋은 평가를 토대로 지난달부터 'G6'의 출시를 확대해 신흥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효자시장'으로 꼽히는 북미에서의 선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G6'의 판매량은 2분기부터 반영된다.
물론, 'G6'의 판매 효과는 폭발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고 해서 흥행에 실패했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는 'G6'에 대해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LG전자 내부적으로도 'G6'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유통점 등으로부터 안정적으로 팔릴 수 있는 제품이라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G6'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한다. 실적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같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완성도에 집중한 'G6'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며 후속작으로 스마트폰 사업 반등을 노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억 원을 기록, 영업적자폭을 크게 줄인 LG전자 MC사업본부는 2분기에서 수백억 단위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G6'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G6'의 판매량은 전작 'G5' 대비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G6'가 올해 400만~600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5'의 연간 판매량은 320만대 수준이었다.
◆ 새로운 전략 펼치는 LG전자…'G6' 파생 모델 출시 예정
LG전자는 'G6'의 파생 모델인 'G6프로'(가칭)와 'G6플러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지난 9일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전파인증을 마쳤으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입장에서 'G6' 파생 모델 출시는 지지부진한 스마트폰 사업에서 반전을 일으키겠다는 각오가 담긴 시도다. 당초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단일 모델을 출시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LG전자는 'G6' 파생 모델 출시와 관련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G6'의 핵심 기능을 그대로 구현하면서 파생 모델을 통해 '용량 다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G6플러스'의 내장 메모리 용량은 'G6'의 두 배인 128기가바이트(GB)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출시용 'G6' 모델에게만 적용됐던 무선충전 기능도 갖출 것으로 보인다.
'G6' 파생 모델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백기인 여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G6'와 외형은 같지만, 이전에 없던 제품이 새롭게 등장한다는 면에서 'G6' 파생 모델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그리 많을 것 같진 않지만, 프리미엄폰 출시가 없는 여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며 "LG전자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잘 파악해 기능을 추가하고, 나아가 가격도 결정해야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