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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하림 김홍국 회장 25세 장남 '대주주'…꼼수 승계 논란 왜
입력: 2017.06.16 05:00 / 수정: 2017.06.16 09:40

재계 서열 30위 하림그룹을 일궈낸 김홍국 회장이 편법 승계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하림 제공
재계 서열 30위 하림그룹을 일궈낸 김홍국 회장이 편법 승계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하림 제공

[더팩트│황원영 기자] 재계 서열 30위, 자산 총액 10조 원 규모의 하림그룹은 김홍국 회장이 5년 전 아들 준영(25) 씨에게 편법증여 논란에 대해 현재 논할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림 김홍국 회장은 최근 장남 준영 씨가 20살이던 2012년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물려줬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증여세 100억 원을 사실상 회사에서 변칙적으로 대납하게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회장과 하림그룹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하림 측은 "(기업 승계가 이뤄지던) 당시 하림그룹은 자산 규모 3조5000억 원 수준의 중견그룹이었다. 현재 규모로 5년 전 증여세를 논하는 건 옳지 않다"라고 최근 논란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현재 김 회장과 준영 씨를 둘러싼 논란은 증여세 대납과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경영승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준영 씨는 유상감자 방식을 통해 증여세를 납부했다. 유상감자는 회사의 자본(주식)을 줄이는 대신 주주에게 돈을 주는 행위로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 가치만큼 현금을 회수하는 수단이다. 주주가 회사에 본인 주식을 팔고, 돈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회사에 대납하게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준영 씨는 회사 주식 30%가량(6만2500주)에 대한 유상감자를 통해 회사로부터 100억 원의 돈을 받았다. 주식은 자신의 회사 올품이 사들였고, 이 덕에 준영 씨는 100억 원을 받고도 회사 지분율100%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올품은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준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로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통해 하림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황원영 기자
올품은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준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로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통해 하림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황원영 기자

준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올품은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통해 하림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준영 씨는 올품 지분 100%를 확보함으로써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했다.

올품은 비상장 계열사로 준영 씨가 물려받을 당시 증여세가 100억 원에 그쳤다. 하림그룹은 양계사업으로 시작했지만, 계열사로 NS쇼핑, 팬오션 등을 보유하고 있는 규모 10조 원의 회사다. 김 회장은 아들 준영 씨에게 재계 30위인 하림그룹을 100억 원에 물려준 것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그룹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의 지분은 김 회장이 41.78%, 한국썸벧 37.14%, 올품 7.46%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국썸벧, 올품은 준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쉽게 말해 준영 씨는 한국썸벧, 올품이 보유한 44.60%의 제일홀딩스 지분을 확보해 아버지 김 회장보다 더 큰 지배력을 갖게 된다.

김 회장과 준영 씨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은 일감 몰아주기이다. 준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올품의 급성장 때문이다.

올품은 경북 상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다. 약 800명의 직원이 4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준영 씨가 100% 지분을 가진 올품은 아버지 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이후 급성장했다. 올품의 매출은 2011년 709억 원에 그쳤다. 그러나 준영 씨에게 증여된 후 2013년 3464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는 4160억 원까지 매출이 뛰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하림 계열사가 올품에 일감을 몰아줬기 때문에 신장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놨다.

이에 대해 올품 본사 관계자는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라며 "올품과 한국썸벧판매가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매출이 더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림 역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올품과 한국썬벧판매가 합병하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00억 원에 회사를 10조 원 규모의 회사를 물려받은 준영 씨는 올해 25살로 아직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신분이다. 실제 준영 씨는 경북 상주에 있는 올품 본사에 단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올품은 "올품은 한국썸벧판매와 합병했기 때문에 본사는 한국썸벧이 있는 전라북도 익산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총회는 대리인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아들 준영 씨에게 경영승계한 과정이 알려지자 업계와 정치권도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그룹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 계열사간 상호 출자 등 공시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탓에 서둘러 2세 승계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취임한 가운데 하림이 첫 타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일감몰아주기 등 대기업집단의 잘못된 관행에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팩트DB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취임한 가운데 하림이 첫 타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일감몰아주기 등 대기업집단의 잘못된 관행에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팩트DB

정치권에서도 하림그룹에 대한 조사 의지를 내비췄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하림의 승계 문제를 정책조정회의에서 직접 언급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최근 편법증여에 의한 몸집불리기 방식으로 25살의 아들에게 그룹을 물려준 하림이 새로운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다시 느끼게 하고 있다"라며 "공정위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과 관련해 상장, 비상장 구분 없이 20%로 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강화는 당연지사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취임하면서 하림의 첫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대기업의 경영승계 과정에서의 일감몰아주기는 잘못이라는 입장이 분명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일감몰아주기 등 대기업집단의 잘못된 관행에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면서 "일감몰아주기나 부당한 내부거래는 부당한 부의 축적과 편법적 경영승계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밝혔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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