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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 "내 잘못도 아니고…" 한숨만
입력: 2017.06.08 09:54 / 수정: 2017.06.08 10:31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황원영 기자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이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황원영 기자

[더팩트│황원영 기자] '철커덩!' "누구 안계세요?"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 7일, 우산을 부딪치며 찾아간 서울 시내 한 호식이두마리치킨 매장의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홈페이지에 안내된 오픈 시간보다 1시간40분이나 지난 상황이었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걸었지만, 브랜드 모델인 걸그룹 ‘여자친구’의 목소리만 흘러나올 뿐 응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유리문에 붙어있는 전단지 사이로 보이는 매장 내부는 마치 영업을 하지 않는 듯 깨끗했다. 출입문에는 가맹점주 이름이 적힌 '윤리경영 서약서'가 어색하게 붙어있었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들은 오너의 윤리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3일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다. 피해자인 20대 여직원은 최 회장이 식사 중 자신을 강제로 성추행한 후 호텔로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5일 고소를 취하했지만, 논란은 이미 일파만파 확대된 후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면서, 가맹점주들은 가슴을 졸이고 있다. 현재 전국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은 1000여곳에 이른다.

서울 시내 한 호식이두마리치킨 매장에 윤리경영 서약서가 붙어 있다.
서울 시내 한 호식이두마리치킨 매장에 윤리경영 서약서가 붙어 있다.

일부 가맹점주는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날 찾아간 서울 시내 한 매장에서 가맹점주는 "매장 영업도 원활하지 않은데 기자들이 찾아오거나 일부 손님들은 성추행 사건에 대해 항의하기까지 한다"며 "내 잘못도 아니고, 회사 소속 직원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거칠게 밀어냈다. 그는 "각종 조치를 취해서라도 영업에 지장 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사건으로 폐업하거나 매출이 줄 경우 본사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가맹점주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맹점주는 "치킨에 문제가 있거나 서비스를 제대로 못한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며 "호식이두마리치킨은 가맹점주협의회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피해가 커질 경우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매장 전화벨은 단 한 차례도 울리지 않았다. 오후 4시쯤 주문이 많지 않은 시간임을 감안해도 다소 의아했다. 해당 매장을 방문할 당시 가맹점주는 매장 앞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는 "정확한 주문 건수는 밝힐 수 없지만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후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불매 운동에 대해 소비자들 역시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 집단소송 등 단체 행동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놨다. 네티즌 ambi****는 "가맹점주들에겐 피해가 안갔으면 좋겠다"며 "회장 잘못이므로 불매운동으로 인한 피해는 회장이 보상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시내 한 호식이두마리치킨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서 있다. 한 가맹점주는 성추행 사건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호식이두마리치킨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서 있다. 한 가맹점주는 성추행 사건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소송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피해보상은 어렵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그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가맹사업 사안이 아닌 개인의 일탈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브랜드 이미지 타격에 의한 매출액 감소로 피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겠지만, 결국 가맹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운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배상이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즉, 호식이두마리치킨이 국산 생닭을 쓴다고 속이고 수입산 생닭을 쓴 경우 사업적인 부분이므로 피해 보상 요구가 가능하지만, 최 회장 개인의 일탈로 인한 피해는 증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4월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건물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호식이두마리치킨과 마찬가지로 미스터피자 가맹점주가 피해를 본 바 있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연합회에 따르면 폭행 사건 이후 반 년 만에 가맹점 60곳이 문을 닫았지만, 본사 측의 지원이나 보상은 없었다.

한편 최 회장은 5일 임직원과 가맹점주들에게 공문을 보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고 부풀려진 의혹 제기로 저는 물론이고 관련 직원과 회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며 "직원 및 가맹점 점주님들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불안해하지 마시고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사랑하는 소비자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 대상으로 한 공식 사과문은 내놓지 않았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관계자는 "본사 측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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