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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가격 인상에 AI까지 '치킨의 배신'
입력: 2017.06.07 04:00 / 수정: 2017.06.07 17:31
국내 치킨 시장을 이끄는 교촌치킨, BBQ 등이 잇따라 치킨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업체들은 치킨 가격 인상에 대해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 폭등과 인건비, 물류비 등 상승과 가맹점주 요청에 의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더팩트DB
국내 치킨 시장을 이끄는 교촌치킨, BBQ 등이 잇따라 치킨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업체들은 치킨 가격 인상에 대해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 폭등과 인건비, 물류비 등 상승과 가맹점주 요청에 의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치킨 2만 원 시대, 내 시급은 6470원.' 치킨값 인상과 관련한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치킨 2만 원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자 누리꾼들은 '치킨의 배신'이라고까지 했다. 거기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닭값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치킨 시장을 이끄는 교촌치킨, BBQ 등이 잇따라 치킨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BBQ는 지난 1일부터 '황금올리브치킨'을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리는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 안팎으로 인상했고, 교촌치킨도 이달 중 가격을 6~7% 인상할 예정이며 bhc도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하반기 내 가격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업체들의 치킨 가격 인상은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 폭등과 인건비, 물류비 등 상승과 가맹점주 요청에 의한 불가핀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체들의 이런 설명이 설득력을 얻지는 못하는 것 같다. 왜일까.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국내 빅3 치킨업체들 지난해 실적을 보면 본사 매출은 일제히 증가했다. 매출 1위인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이 2911억3400만 원으로 전년 2575억6800 만 원보다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6억9700만 원으로 14.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3억3300만 원으로 32.5% 증가했다.

BBQ는 매출액 2197억5300만 원으로 전년도 2158억6000만 원에 비해 1.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91억1900만 원으로 전년도 138억9000만 원보다 27.3% 늘었고, bhc 매출액은 2326억 원으로 1840억 원이었던 전년대비 69.1% 증가했다.

업계에서 가격 인상은 가맹점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본사의 이익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문을 닫은 프랜차이즈 식당 중 치킨 업종은 2793개로 두 번째로 많았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인천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열렸던 치맥파티 당시. /더팩트DB
업계에서 가격 인상은 가맹점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본사의 이익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문을 닫은 프랜차이즈 식당 중 치킨 업종은 2793개로 두 번째로 많았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인천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열렸던 치맥파티 당시. /더팩트DB

업계에서 가격 인상은 가맹점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본사의 이익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BBQ는 1마리당 500원을 본사 광고비로 책정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가맹점을 위해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본사가 이익을 얻는 것과 달리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문을 닫은 프랜차이즈 식당 수는 1만3241개로 전년의 1만1158개보다 18.7% 증가했다. 이는 하루 평균 36곳씩 문을 닫은 셈이다. 업종별로는 한식이 2805개로 가장 많았고 치킨 가맹사업장이 2793개로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본사가 영업이익을 늘리는 것과 역설적인 현상이다.

더욱이 주춤했던 AI가 다시 확산하면서 본사의 가격 인상에 명분을 주는 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닭고기 역시 지난달 kg당 5960원대를 유지하다 지난 1일 5885원까지 떨어졌지만, 또다시 5905원으로 오름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치킨은 국민이 좋아하는 간식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특히 여름철이면 치맥(치킨+맥주)으로 더위를 달래곤 한다. 하지만 세트 메뉴를 시킬 경우 3만 원에 가까워 서민들이 지갑을 선뜻 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0년 한 대형마트는 치킨 한 마리를 5000원에 판매한 바 있다. 당시 한 치킨업계 회장은 "치킨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 제품은 미끼 상품에 불과하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치킨의 가치까지 거론한 이후 7년이 지났다. 치킨값 줄 인상 앞에서 값싼 가격의 대형마트 치킨이 부활할 수도 있다.

본사의 배만 불리는 치킨의 배신 앞에서 7년이 지난 지금 국민은 또다시 대형마트의 값싼 치킨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또다시 치킨의 가치와 미끼 상품이라는 말을 꺼낼지 궁금해진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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