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직원이 지난달 31일 창원2공장에서 제조된 드럼세탁기를 검사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더팩트ㅣ창원=이성락 기자] 지난 1987년 지어진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2공장은 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을 만들어내는 의류 관련 가전 생산의 중심지다. LG전자는 기술과 노하우를 입힌 이곳 제품들을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주요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도 창원2공장 생산라인은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통돌이 세탁기 등 의류관리 가전을 생산해내느라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창원2공장에 들어서자 미니워시·스타일러, 드럼세탁기, 의류건조기, 전자동세탁기 등 제조라인이 한창 가동 중이었다. 제조라인 소개를 맡은 LG전자 관계자는 "약 140미터(m) 길이의 제조라인에서 의류관리 가전이 11초에 1대꼴로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탁기 제조라인을 가리키며 "기초를 쌓고 기둥을 올리고 지붕을 씌우는 방식처럼, '한옥 한 채를 짓는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직원이 트윈워시 하단에 위치하는 미니워시를 제조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모듈화·자동화' 제조 혁신 거듭한 창원2공장
올해 들어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의류관리 가전은 트윈워시와 건조기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0%, 30%, 스타일러는 무려 150% 이상 늘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의류관리 가전에 대한 국내 수요가 크게 늘면서 LG전자는 지난 1월부터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판매용 건조기의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배가량 증가했다"며 "1개 라인에서 생산했던 건조기는 올해부터 2개 라인으로 늘렸지만,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가 버거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원가 혁신과 생산 효율성을 위해 2005년 세탁기 제품에 모듈러 디자인을 도입, 현재 3~4개의 모듈만으로 세탁기, 건조기 등을 제조하고 있다. 모듈러 디자인이란 제품에 필요한 여러 부품을 통합하고 표준화해 레고블록처럼 독립된 패키지로 만들어, 다양한 모델에 동일한 부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터, 컴프레서 등 모듈화된 부품은 LG전자가 직접 만들거나 협력회사가 공급한다.
LG전자는 매년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해 최근 2년간 생산 효율화를 위한 자동화 설비 투자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등 의류관리 가전 제조라인의 자동화율은 60%대에 달한다. LG전자는 작업자들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부품을 자동으로 옮겨주는 자동 운반 설비들이 작업자의 머리 위쪽에서 제조라인을 따라 움직이게 했다.
조립 공정이 끝나자 품질 검사가 시작됐다. 작업자는 '퀄리티(Quality)'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채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검사했다. 품질 검사를 통과한 제품만 포장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포장 공정에서는 자동화 설비가 제품을 자동으로 포장하는 방식이었으며, 이 모든 과정을 거친 제품은 곧바로 컨테이너에 실려 공장을 빠져나갔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판매 물량은 전국의 물류 창고로, 수출용은 부산항으로 각각 배송된다"고 전했다.
LG전자 창원2공장에서 생산된 건조기 제품이 자동으로 포장돼 나오고 있다. /LG전자 제공 |
◆품질 테스트는 기본…"혹독한 테스트 반복 진행"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제품 성능을 책임지는 신뢰성 시험동을 찾았다. 이곳은 LG전자가 생산하는 제품이 내구성 기준을 만족하는지 연구원들이 각종 시험을 진행하는 곳이다. 신뢰성 시험동 소개를 맡은 직원에 따르면 이곳에서 500대 이상의 제품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으며, 1층에서는 세제 투입 시험, 2층에서는 상온·고온·저온의 온도 시험과 과진동 시험, 도어 개폐 시험 등이 이뤄진다.
특히 과진동 시험과 도어 개폐 시험이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2개의 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에서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가 동시에 탈수하는 경우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탈수 단계에서 제품 진동이 가장 크게 발생한다"며 "탈수 단계에서 세탁조가 회전하는 최고 속도는 상단 드럼세탁기가 1010rpm(분당 회전수), 하단 미니워시가 700rpm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온도 시험실 옆에 있는 도어 개폐 시험실에서는 자동화된 테스트 장비가 제품의 도어를 1만회 이상 반복적으로 여닫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모두 고객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이 도어이기 때문에 이처럼 극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미니워시의 도어도 자동 서랍 개폐기를 이용해 1만회 이상 움직여도 이상이 없는지 확인했다.
신뢰성 시험동 내 도어 개폐 시험실에서 제품 도어를 반복적으로 여닫는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LG전자 제공 |
◆LG전자 "의류관리 가전, 세계 최고 브랜드로 키운다"
이날 LG전자는 생산라인 공개에 앞서 의류관리 가전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전무)은 "LG전자 의류관리 가전의 역사가 곧 한국 세탁문화의 역사"라며 "보다 많은 고객들이 LG전자 의류관리 가전의 차별화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핵심부품과 차별화 기술의 개발에 역량 투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의류관리 가전을 철저히 '고객 니즈 해소'에 초점을 맞춰 개발해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LG전자는 2015년 분리세탁을 원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세계 최초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롬 트윈워시를 출시했다. 또 미세먼지 등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빨래를 말리는 공간이 점차 실내로 들어오게 될 것으로 판단, 2004년부터 건조기 개발에 공을 들였다. 2011년에는 간편하게 의류를 관리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위해 신개념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 그리고 의류관리로 이어지는 '의류관리 솔루션'을 세계 최고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세탁, 건조, 살균 등을 넘어 빨래를 개는 기술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류재철 전무는 "과거와 달리 현재는 토탈 의류 케어 시대다.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등이 앞으로 세탁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빨래를 개는 과정까지도 관심을 두고, 솔루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고객이 빨래를 개는 제품을 원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관련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