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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글로벌 제약 시장 1400조 원, 미미한 국내 제약사들의 위상
입력: 2017.05.27 06:00 / 수정: 2017.05.27 06:00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넘긴 국내 빅3(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은 전무한 상태다. /더팩트 DB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넘긴 국내 '빅3'(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은 전무한 상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제약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산업이다. 투자의 위험이 커질수록 돌아오는 소득도 커진다.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경우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 볼 때 제약 산업이야말로 신성장동력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서 제약 산업은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제약사들의 위상은 세계 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으로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산업규모 보고서(2014년 기준)에 따르면 자동차 시장은 1조7000억 달러(약 1900조 원)의 경제 규모로 파악됐다. 제약 시장도 자동차 시장 못지않게 성장했다. 지난해 제약 시장은 1400조 원 규모로 지난 2012년 1000조 원보다 400조 원 성장했다.

이런 거대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위상은 미미하다.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조 원가량으로 세계 제약 시장의 약 1.4%에 불과하다. 제약업계는 글로벌 진출을 당면 과제로 내세우며 신약만이 해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 제약 시장 30%를 차지하는 미국은 국내 제약사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미국의 약가는 다른 국가에 비해 2~3배가량 비싼 편이다. 미국 내 제약사와 보험회사, 약국 등이 얽혀 약가 결정에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약가 협상권에서 제약사가 우위에 있어 약가 인하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미국 정부는 약가 인하를 위해 수입의약품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을 통해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제약사들에게는 부정적이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 진출의 기회가 된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 들고 갈 '무기'가 많지 않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와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 휴온스의 필러, 보툴리늄 톡신 등을 제외하면 글로벌 시장 접근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제약 사업의 현 상황을 짚어보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나 아직은 오리지널 제품은 거의 없는 상태다.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는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넘긴 국내 '빅3'(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제약사들의 신약은 전무한 상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의 임상2상을 중단했다. 바이오벤처 업체로부터 도입했지만 임상 단계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중국 제약사 뤄신과 계약했던 항암신약 'YH25448'도 기술 수출이 막힌 상황이다.

유한양행이 14개 연구팀 230여 명의 연구인력으로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제약유통회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 상품을 가져와 파는 '도입 품목'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 1조3120억 원 가운데 9772억 원이 상품매출에서 나왔다.

녹십자는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 3상을 중단했다. 그린진에프는 2012년 임상 3상에 들어갔지만 희귀질환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임상이 지연됐고 결국 개발을 멈췄다.

현재 차세대 혁신 혈우병치료제, 면역항암제 등을 개발 중이며, 바이오 신약인 'GC1102'의 경우 임상 2상을 마쳤다. 만성B형간염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1조564억 원으로 업계 빅3에 이름을 올렸지만 제약사로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음료 사업의 비중이 크다. 광동제약의 매출 40% 이상이 음료 사업에서 나왔다. 광동제약은 지난달 임상 2상을 완료한 과민성 방광치료제 신약 '타라페나신ER'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광동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비만치료제 'KD-101'와 비타민D 결핍 치료제 'KDBON-302' 등 2개로 줄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상위 제약사들은 국내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외형 성장을 위해서는 신약 개발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 제약업체들의 신약 연구개발비는 1조1320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8%를 차지했다. 꾸준히 상승하는 수치이지만 10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연구개발비와 비교하면 10배가량 차이를 보인다. 글로벌 기업과 자본력·인적 규모 차이가 있는만큼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고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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