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롯데주류 수장에 오른 이종훈 대표이사는 다음 달 1일 출시되는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롯데주류 제공 |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저에게나 롯데주류나 본격적인 도전, 새로운 역사 쓰겠다."
이종훈 롯데칠성음료 주류 BG(Business Group) 대표이사(전무)가 '피츠 수퍼클리어' 출시를 앞두고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를 악물었다. 지난 2월 롯데주류 수장에 오른 뒤 첫 작품인 피츠의 성공 여부에 따라 그룹 내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훈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피츠 수퍼클리어'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혁 롯데그룹 식품사업부문 부문장(부회장) 등 롯데칠성음료 임직원들과 함께 자리해 피츠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오비맥주로 시작해 지난 30년 동안 맥주 장사를 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자부한다. 롯데주류는 피츠 출시를 계기로 맥주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을 하게 됐다. 피츠 수퍼클리어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참여한 만큼 그간의 노하우를 접목해 책임감을 갖고 경영을 펼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훈 대표에게 피츠 출시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롯데칠성음료의 분리 경영 이후 처음 나온 신제품이기 때문이다. 이종훈 대표는 지난 1987년 오비맥주에 입사해 두산 주류를 거쳐 2007년 롯데에 입성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영업전략 부문장, 지사장, 영업본부장을 지냈고, 지난 2월 정기 인사를 통해 주류 BG 대표이사에 올랐다. 롯데칠성음료가 2011년부터 5년 동안 이어오던 음료·주류 공동 경영체제를 마치고, 분리 경영을 다시 시작한 시점에서 주류부문 수장을 맡게 된 것이다.
이종훈 대표로선 롯데 입사 이후 최대 시험 무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류 업계에 잔뼈가 굵은 이종훈 대표지만, 대표이사 취임 상황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고, 2014년 출시된 롯데주류의 첫 작품인 클라우드의 기세도 주춤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만큼 신제품인 피츠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롯데주류에 따르면 '피츠 수퍼클리어'가 추구하는 맛은 끝까지 깔끔한 맛'이다. 한국 맥주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싱겁고 개성 없는 맛'을 해결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특히, 맥주 발효 시 온도 관리를 일정하고 견고하게 유지하지 못하거나 좋은 원료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이미' 일명 잡미를 없애는데 초점을 맞췄다.
롯데주류는 자체 개발한 고발효 호모 '수퍼 이스트'를 사용해 발효도를 90%까지 끌어올려(일반 맥주 발효도 80~86%) 잔당을 최소화했다. 피츠 수퍼클리어의 맥아는 햇보리를 사용하고 호프는 신선한 향이 특징인 유럽산 헤라클레스 홉을 사용했고, 공법은 클라우드와 동일한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적용했다.
롯데주류가 자사 두 번째 맥주인 '피츠 수퍼클리어'를 다음 달 1일 출시한다. 올해 목표 매출은 700억 원이다. /롯데주류 제공 |
롯데그룹은 5년 만에 음료와 주류의 경영을 분리하고, 주류업계 베테랑인 이종훈 대표이사에게 수장을 맡겨 피츠를 내놨다. 또한, 7000억 원을 들여 제2공장을 건설하고, 신제품(피츠)을 출시하며 롯데주류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선 주류업계에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종훈 대표이사가 지휘봉을 잡은 만큼 롯데주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롯데주류 한 관계자는 "주류 업계에 잔뼈가 굵은 인사답게 이전과 비교해 조직이 훨씬 유연해지고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 현재로선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면서 "결국,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사실 음료 부문은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현재로선 음료와 주류의 성과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대표이사님을 비롯해 주류부문 임직원들 모두 피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대표는 30년 동안 주류 업계에 종사한 베테랑답게 재치 있는 입담으로 피츠의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제2공장 건설에)7000억 원을 투자한 만큼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 피츠 성공 여부는 회사 주가 못지않게 직장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 끝까지 책임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농담을 섞어 가며 포부를 밝혔지만 피츠의 성공 여부가 직장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할 만큼 비장함이 숨겨져 있었다.
한편, 롯데주류가 밝힌 올해 피츠 목표 매출은 700억 원이고, 롯데주류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15%이다. 피츠는 다음 달 1일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