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호 개통 고객 김효진(26·오른쪽) 씨가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갤럭시S8'을 들고 가수 태연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광화문=이성락 기자] "'갤럭시S8'을 누구보다 먼저 받아보고 싶었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봄바람이 선선했던 18일 오전 7시,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정문에는 삼성전자 '갤럭시S8' 사전 개통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길게는 40시간, 짧게는 5시간 이상 매장 앞을 지킨 이들은 지겨운 내색 없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고객들은 '갤럭시S8' 개통을 기다린 소감을 묻는 말에 좋은 '추억' 혹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갤럭시S8' 개통 행사 시간이 임박하자 매장 앞은 100여 명의 고객이 몰려 진풍경이 펼쳐졌다. 개통자 명단에 차례로 이름을 적은 고객들은 곧 이별하게 될 기존 스마트폰을 열심히 두드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KT 측 역시 분주했다. 오전 8시, 1호 개통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이 소개되며 이날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호 개통 고객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사는 김효진(26) 씨로 결정됐다. 여자친구 윤유림(23·여) 씨와 40여 시간을 함께 기다린 대학생 김 씨는 개통 행사가 시작되자 접수대로 향해 예약한 '갤럭시S8' 64기가바이트(GB) 오키드 그레이 모델을 받아들었다.
김 씨는 "그 누구보다 먼저 개통을 한다는 건 즐거운 경험인 것 같다"며 "특히 여자친구와 함께 기다릴 수 있어 기뻤다.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기다리게 돼 처음에는 춥고 힘들었는데 여러 사람과 같이 기다리다 보니 이후에는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갤럭시S8' 구매 이유에 대해서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매를 결정하게 됐다. 또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 기능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KT의 '갤럭시S8' 사전 개통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 /이성락 기자 |
KT는 1호 개통 고객 김 씨에게 프리미엄 요금제 'LTE 데이터선택 87.8' 이용료와 '갤럭시' 체인지업 프로그램 이용료를 1년 동안 면제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또 김 씨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예비주자로 선정했다. 김 씨는 IOC 및 조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성화봉송 주자로 활약할 예정이다.
KT는 1~8호 개통 고객에 '기어S3 프론티어'를 증정했다. 이와 함께 88명 중 8명을 추첨하는 시간을 가진 뒤 삼성 노트북 9, '기어S3 프론티어', '기가지니' 등을 추가로 지급했다. 사전 개통 행사에 참석한 88명 고객 전원에게는 삼성 무선충전 패드, 삼성 레벨유 무선헤드셋, 한정판 옥스포드 KT블록 등을 제공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단종된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다가 대체폰으로 바꾼 뒤 다시 '갤럭시S8'을 구매한 고객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아쉽게 1·2호 개통을 놓친 3호 개통 고객 유혜빈(25·여) 씨는 "'갤럭시S8'을 사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다.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면서 '갤럭시노트3'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13호 개통 고객 역시 "'갤럭시노트7'이 단종 되자 어쩔 수 없이 구형폰을 사용하다가 이번에 '갤럭시S8'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갤럭시S8'이 매력적인 제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는 측면도 있지만,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대기 수요가 대거 발생해 '갤럭시S8'에 갑자기 많은 고객이 몰리는 측면도 있다"며 "이 같은 현상 등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판매점에서도 '갤럭시S8' 출시 특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KT스퀘어를 찾은 고객들이 '갤럭시S8' 개통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업계는 단말 대기 수요를 잡기 위한 이동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8' 개통 기념 행사를 하루 전날(17일) 미리 진행하면서 '시선 끌기'에 주력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종각 티월드 매장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를 초청해 1호 개통 고객에게 UHD TV와 인기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 아이템 구매권 등 500만 원 상당의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대대적인 개통 행사를 진행했다.
KT는 고객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배터리 절감 기술'을 앞세웠다. 지난 1일부터 국내 최초로 LTE 상용망에 배터리 절감 기술인 C-DRX를 적용한 KT는 "KT를 이용하면 '갤럭시S8'을 최대 45%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배터리 절감 기술은 배터리 용량을 물리적으로 늘리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의 망접속 방식을 최적화해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네트워크 기술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고객 일부는 KT의 배터리 절감 기술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대학원생 박선홍(28) 씨는 "원래 '갤럭시S7'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에 불만을 느껴 '갤럭시S8'으로 바꾸게 됐다"며 "데이터를 좀 더 길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KT는 향후 고객이 KT에서 '갤럭시S8'을 개통해야 하는 이유로 '배터리 절감 기술'을 지속 내세울 전망이다. 이현석 KT 디바이스본부장(상무)은 "'갤럭시S8'은 18.5대 9 비율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동영상을 보기에 최적화된 단말기"라며 "동영상을 보면 배터리 소모가 크다. KT 고객은 배터리 절감 기술을 누릴 수 있는 만큼 '갤럭시S8'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T 개통 행사에는 가수 태연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태연은 1호 개통 고객과 함께 사진을 촬영한 뒤 88명의 고객과 추첨 행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