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오는 19일 4차 공판을 시작으로 매주 수·목·금요일 세 차례씩 주 3회 일정으로 치러진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오는 19일 4차 공판을 기점으로 속도전에 돌입한다.
더욱이 특검으로부터 '최순실 게이트' 수사 바통을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쪽'으로 지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오늘(17일) 재판에 넘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박 전 대통령→최순실'로 이어지는 '뇌물죄' 연결고리를 맞추기 위한 특검과 청와대의 강요에 따른 피해자 프레임을 앞세운 삼성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오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 부회장을 비롯해 불구속기소 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전 승마협회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승마협회 부회장) 등 5명에 대한 4차 공판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4차 공판을 시작으로 재판부는 '삼성재판'을 매주 세 차례(수·목·금요일)씩, 한 회차당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일정으로 나눠 진행한다. 재판부는 애초 특검과 변호인단이 제출한 자료의 양이 많고, 증거조사 등 시간 소요 정도가 불분명한 절차 등을 고려해 2차 공판부터 주 3회 일정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순실 게이트' 관련 다른 피고인들의 공판 일정을 고려해 달라는 특검 측의 요청에 따라 주 2회(목·금요일)로 변경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4일 3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생각보다 매회 재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라며 "일주일에 두 번만으로는 3개월 기한 내에 심리를 하기 위해서 4차 공판부터 기존 계획대로 주 3회 일정으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의 결정으로 강행군이 불가피해진 특검과 삼성 양측은 이번 재판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한 '최순실에 대한 삼성의 지원을 지시한 그룹 윗선의 실체'를 가리는 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차 공판 당시 삼성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을 지시한 책임자가 이 부회장이 아닌 최 전 부회장이라는 주장을 폈다.
다만, 최 전 부회장 역시 최 씨에 대한 존재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승마지원 및 사실상 최 씨 소유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청와대의 압력과 협박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삼성 측의 주장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오늘(17일) 비선 실세 최순실과 공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
반면, '무혐의'를 주장하는 삼성 측 못지않게 특검의 어깨도 무겁다.
특검은 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자금 지원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의사결정도 하지 않았다는 삼성 측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견해다.
박 전 대통령의 기소를 예고한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하나의 '몸통'이었다는 점을 밝혀내야만 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청와대에 불법 청탁을 했고, 청와대는 '입김'을 불어주는 조건으로 최측근 최 씨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요구했다는 '큰 틀'에서 수사를 진행해 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은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피고인들의 혐의 자체만으로도 따로 떨여뜨려 놓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라며 "특검에서도 '삼성 재판'에서 재판부에 '최순실 재판과 이재용 재판을 하나의 재판부에서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과 검찰 특수본이 각각의 재판부로부터 서로 다른 결과지를 받아올 경우 특검에서 주장하는 삼성과 청와대, 최순실로 이어지는 뇌물죄 연결고리는 설득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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