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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일성신약의 '특별한' 가족 경영 체제...경영 투명성은 문제없나?
입력: 2017.04.07 11:17 / 수정: 2017.04.07 11:17

일성신약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석근(사진) 일성신약 부회장의 아들 윤종호 씨와 윤종욱 씨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일성신약이 가족경영 형태로 3세 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풀이를 한다. /더팩트 DB
일성신약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석근(사진) 일성신약 부회장의 아들 윤종호 씨와 윤종욱 씨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일성신약이 가족경영 형태로 3세 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풀이를 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중견제약사 일성신약 오너가 특수 관계자들이 등기 임원으로 추가 선임되면서 사실상 이사회를 장악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너 경영진을 감시 견제해야할 이사회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성신약은 사내이사 7명 가운데 5명이 윤병강(87) 일성신약 회장의 친인척으로 최근 구성했다.

경영정책 결정과정에서 '가족 경영'의 소통 장점도 있겠지만 이 자체가 자칫하면 경영 투명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주변에서는 제기한다. 이와함께 본연의 제약 사업 강화 노력보다는 외부 기업에 대한 투자 실적이 두드러지면서 제약사의 정체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가족경영' 일성신약...이사회 멤버 7명중 5명이 특수 관계인

일성신약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석근(61) 일성신약 부회장의 아들 윤종호(34) 씨와 윤종욱(31) 씨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윤석근 부회장은 창업주인 윤병강 회장의 차남이다.

윤석근 부회장은 부친의 뒤를 이어 2세 경영을 꾸려가는 가운데 두 아들을 경영 일선에 내세웠다. 이로써 윤병강 회장, 윤석근 부회장, 윤덕근 상무, 윤종호 씨, 윤종욱 씨 등 일성신약의 사내이사 7명 중 5명은 회장의 친인척이다.

일성신약은 윤석근 부회장 일가가 주식 30% 이상 보유하고 있다. 윤석근 부회장이 8.44%(22만4610주), 윤형진 8.03%(21만3482주), 윤덕근 4.86%(12만9394주) 윤형근 0.15%(4030주), 윤수진 0.14%(3835주), 윤종호 0.23%(6012주), 윤종욱 0.22%(5867주), 윤지서 0.23%(6151주), 윤종현 0.23%(6045주), 윤종희 0.23%(6223주), 대정장학회 4.22%(11만2175주), 석산디엔피 5.29%(14만792주) 등 총 32.27%다.

대정장학회는 윤병강 회장이 대표로 있으며 석산디엔피는 윤석근 부회장의 동생 윤덕근 상무이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윤종호·윤종욱 이사의 지분율은 각각 0.23%, 0.22%로 높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윤덕근 상무이사의 지분율이 떨어지고 자사주 장내매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3세 경영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가족 경영은 주인의식과 높은 책임감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에 못지않은 부작용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가족이라는 정 때문에 안일한 태도가 기업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견제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 또 투명하지 못한 기업 지배구조와 전문경영인에 비해 위기대처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근 부회장은 앞서 열린 주총에서 3대 경영이라는 외부의 시선을 인정하면서 "윤종호·윤종욱 이사는 등기임원으로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윤종호 이사는 임원업무를 총괄하고 윤종욱 이사는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데 경영에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어 임원으로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종호 이사는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2010년 입사해 8년 만에 임원에 올랐으며 미국 페이스대학교에서 금융학을 전공한 윤종욱 이사는 입사 4년 만에 임원이 됐다.

◆ 제약사인가 투자전문회사인가?

이와 함께 일성신약의 오너 3세들이 임원으로 올라서면서 회사 경영 방침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성신약을 '투자 회사'로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일성신약의 삼성물산 투자건이 대표적이다.

윤병강 회장은 1961년 일성신약을 창업한 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의 전신인 동양증권을 세운 금융투자 전문가다.

일성신약은 한때 삼성물산 지분율이 2.05%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 NH투자증권과 kt 지분율은 각각 0.07%, 0.04%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와 매일방송, 조선방송의 지분율은 각각 6.00%, 0.07%, 1.00%다. 또 한국제약협동조합과 수익증권 지분도 있다. 일성제약의 금융자산은 3197억 원에 달한다.

일성신약의 201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17억 원, 26억 원에 불과했지만 순이익은 988억 원에 달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삼성물산 주식 처분으로 수익을 챙겼다.

윤석근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관한 조사로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일성신약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삼성물산의 5대 주주로 합병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일성신약은 제약회사로서 입지는 탄탄한 편은 아니다. 일성신약의 주요 의약품으로는 '오구멘틴' 등의 페니실린계 항상제, 전신마취제 '슈프레인', 혈류개선제 '일성독시움' 등이 있다. 지난해 매출은 674억 원, 영업이익 24억 원으로 중소 제약사로 분류된다.

최근 제약업계는 수익성 감소에도 연구개발(R&D) 투자에 비중을 높이는 추세인데 일성신약은 R&D 비율이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일성신약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12억5000만 원으로 매출액 대비 1.9%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0.3%p 줄어든 수치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일성신약이 규모에 비해 제약업 투자에 소극적이다. 그렇지만 윤석근 부회장이 그동안 제약업계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왔던 것을 보면 제약업에 상당한 노력을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양면의 평가를 내린다.

윤석근 부회장은 지난 2012년 2월 한국제약협회(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에 선임됐지만 2개월 만에 사임했다. 당시 윤석근 부회장은 중견·중소 제약업체 성장을 위해 개혁을 주도했지만, 상위사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갈등을 빚었고 결국 제약협회 이사장에서 중도 하차했다.

일성신약 관계자는 이같은 외부 시선에 대해 "(투자 회사라는 외부의 시선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경영 방향이 어느 한쪽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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