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초점] 서미경, 톱스타-신격호 사실혼-은둔-법원 출석까지 ‘굴곡진 삶’
입력: 2017.03.21 00:30 / 수정: 2017.03.21 12:5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입구에 도착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입구에 도착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황원영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로 수 십 년 동안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삶을 살아온 ‘안방마님’ 서미경 씨가 20일 30여년 만에 불명예스런 외출을 단행했다. 서미경 씨는 화려한 연예계 스타로 시작해 재계 안방마님에 앉으며 ‘현대판 신데렐라’로 불렸다. 이어 오랜 은둔 생활을 이어왔던 그는 신데렐라에서 수백 억 원대의 세금포탈 및 부당이익 혐의를 가진 피의자 신분으로 법원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서미경 씨를 비롯해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10월 검찰이 이들을 기소한 지 5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의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총수 일가가 모두 출석했다.

서미경 씨는 롯데 ‘안주인’으로 철저한 은둔 생활을 해 온 만큼 오너 일가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977년 미스롯데로 뽑힌 서미경 씨는 연예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정윤희·유지인·장미희 트로이카를 이을 차세대 톱스타로 불렸다. 그러나 1980년대 초 최고의 자리에서 돌연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얼마 뒤 서미경 씨는 37살의 나이 차이를 딛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실혼 부인으로 나타나 30년간 철저한 보안 속에 생활했다. 서미경 씨는 1983년 딸 신유미 씨를 낳았고, 1988년 유미 씨와 함께 나란히 호적에 올랐다.

2008년부터는 롯데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보여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14년에는 <더팩트>의 단독 취재로 30여 년 만에 얼굴이 공개돼 다시 한 번 주목 받았다. 당시 서미경 씨는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포착됐다.

서미경 씨는 자취를 감추고 산 것과 달리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서미경 씨는 지난 2014년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됐다. ‘샤롯데’이자 ‘롯데 별당마님’으로 불리기도 하는 서미경 씨는 호적에 오른 뒤 롯데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면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더팩트DB
서미경 씨는 지난 2014년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됐다. ‘샤롯데’이자 ‘롯데 별당마님’으로 불리기도 하는 서미경 씨는 호적에 오른 뒤 롯데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면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더팩트DB

서미경 씨는 한국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지분 0.1%(3만531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다음으로 높은 지분율이다. 딸인 유미 씨는 롯데쇼핑과 롯데삼강 지분을 각각 0.09%, 0.33%, 코리아세븐 지분 1.40%를 갖고 있다.

또한 서미경 씨는 서울 내 알짜배기 부동산을 갖고 있다. 서미경 씨가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는 당시 시가 기준으로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총애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을 오갈 때면 서미경 씨의 자택을 항상 찾았다. 업계 관계자는 “서 씨에 대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총애가 대단하다”며 “이에 힘입어 롯데의 실질적인 ‘안방마님’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판 당일 서미경 씨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은 법정에서 재판 도중 횡설수설하며 지팡이를 휘두르는 등 돌발행동을 했다. 또한, “여기가 어디냐”,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냐”며 온전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

남편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법정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자 서미경 씨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연신 닦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법정에 출석한지 30분여 만에 퇴정했다.

서미경 씨는 당분간 한국에 머문다는 계획이다. 이날 재판부가 서미경 씨에게 “다시 일본으로 출국할 것이냐”고 묻자 “한국에 머물면서 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간 서미경 씨는 검찰 소환에 수차례 불응했다. 서미경 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의 심리로 열린 롯데 총수 일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과 이어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탈세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은 서미경 씨가 지난 1977년 서승희라는 이름으로 연예계 활동을 할 당시 KBS ‘100분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란 샤쓰를 입은 사나이’ 를 부르는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은 서미경 씨가 지난 1977년 서승희라는 이름으로 연예계 활동을 할 당시 KBS ‘100분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란 샤쓰를 입은 사나이’ 를 부르는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업계는 서미경 씨의 은둔에 대해 “강한 자기 보호본능”이라고 분석했다. 재판 출석 당시 서미경 씨는 검은색 정장에 검은 뿔테 안경을 착용한 채 등장했다. 취채진 앞에서 여유 있는 미소로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신격호 총괄회장 모습에 잠시 평정심을 잃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시종일관 미소 띤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나이임에도 하루아침에 롯데그룹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만큼 엄격한 관리와 보호 속에 지냈을 것”이라며 “아들 격인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고, 남편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이 온전치 못해 성년후견인 지정 판결을 받는 등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미경 씨는 지난해 롯데 총수 일가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2006년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3.21%를 물려받는 과정에서 297억여 원의 증여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자신과 딸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이 운영하는 회사에 롯데시네마 내 매점 사업권 등 각종 일감을 몰아 받아 수백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서미경 씨와 함께 기소된 신동빈 회장은 총수 일가에 508억 원의 부당 급여를 주고,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는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부당 급여에 따른 횡령과 858억 원의 조세포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391억 원의 부당 급여를 수령한 혐의를, 신영자 이사장은 조세포탈 및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임대 공모 등의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는 총수 일가 외에도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 등 그룹 전·현직 주요 경영진이 출석했다.

총수 일가를 포함한 경영진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번 공판을 시작으로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재판을 진행한다. 총수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 재판을 매주 2차례, 조세포탈 혐의 재판을 매주 1차례씩 열어 집중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hmax87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