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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롯데, '사드 보복' 중국 사업 어쩌나…반한 확산 가시화
입력: 2017.03.02 05:05 / 수정: 2017.03.02 05:05

롯데그룹이 지난달 28일 사드 배치를 위한 경북 성주시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성주 골프장)과 경기 남양주시 군(軍)용지의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팩트 DB
롯데그룹이 지난달 28일 사드 배치를 위한 경북 성주시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성주 골프장)과 경기 남양주시 군(軍)용지의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원영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부지 제공을 확정한 롯데에 대한 중국 불매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네티즌은 물론 관영 매체까지 불매 운동에 동참하면서, 중국에서 10조 원대의 사업을 전개하는 롯데가 진땀을 흘리게 됐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 현대 등 한국기업 전반으로 반한(反韓) 감정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중심으로 롯데 제재가 확산되고 있다. 우선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닷컴’은 지난달 28일 자사 온라인 플랫폼에서 운영해 오던 롯데마트관을 갑자기 폐쇄했다. 롯데가 징둥 측에 이유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매출 약 40조 원을 올리는 징둥은 알리바바에 이어 업계 2위를 달리는 전자상거래 업체다. 롯데닷컴은 지난 2015년 징둥닷컴과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전략적 관계가 틀어지게 됐다.

롯데마트관 뿐 아니라 한국 브랜드 상품도 일부 사라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사드와 관련한 여론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반한 감정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앞서 중국 블로그 매체 ‘야먀재경’은 ‘롯데의 잘못에 대해 징둥은 어쩔 것인가’라는 글로 징둥의 불매운동을 부추겼다. 이 글이 중국 사회관계망(SNS)인 ‘웨이신’에서 퍼지면서 이슈가 됐다.

또한 중국최대 인터넷포털 사이트 바이두가 운영하는 모바일 주문앱 ‘바이두와이마이’ 수퍼마켓 역시 롯데에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지난달 28일부터는 롯데마트 서비스가 차단됐다. 배달 서비스 ‘메이퇀’, 뷰티 전문쇼핑몰 ‘쥐메이’ 등도 롯데제품을 철퇴시켰다.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롯데면세점 웨이보 계정의 최근 게시물에는 ‘롯데는 중국을 떠나라’는 사드 배치 관련 비판이 대부분인 댓글이 2만개 이상 달렸다.

지난달 26일 지린(吉林)성 장난(江南) 롯데마트 앞에서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바이두 캡처
지난달 26일 지린(吉林)성 장난(江南) 롯데마트 앞에서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바이두 캡처

이에 더해 롯데그룹 중국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도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사드 부지 제공 발표 직후인 지난 1월 31일부터 롯데 중국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롯데 측이 전문가와 진단한 결과 바이러스를 이용한 외부 해킹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지린(吉林)성 장난(江南) 롯데마트 앞에서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약 10명 가량이 ‘롯데가 중국에 선전포고했다. 사드를 지지하는 롯데는 중국을 떠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했고, 관련 사진이 중국 SNS를 통해 유포됐다.

업계는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벌어질 수 있다.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표출되면 이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소비자 날’인 3월 15일이 불매 운동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관영 CCTV(중앙방송)에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완후이(晩會)’가 방영되기 때문이다.

그간 완후이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불량, 속임수 사실을 고발해왔는데, 사드 보복을 일환으로 이번 타깃이 롯데가 될 수 있다. 앞서 중국 타이어 시장 점유율 1위였던 금호타이어가 2011년 방영된 이후 내리막길을 걸은 사례가 있다.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 역시 롯데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여줬다. ‘신화통신’은 지난달 28일 “롯데를 중국은 환영하지 않는다”며 “사드 배치에 직접 관여된 롯데는 당연히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네티즌들이 롯데 식품에 대한 철수를 요청하고 있다”고 했고, 환구시보 영문판은 “중국 소비자들은 시장의 힘으로 한국에 교훈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사드 반대 성주-김천 주민 상경 기자회견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롯데상사 앞에서 열린 가운데 사드저지전국행동 활동가들이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사드 반대 성주-김천 주민 상경 기자회견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롯데상사 앞에서 열린 가운데 사드저지전국행동 활동가들이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용희 기자

특히 “롯데그룹 외 유명 한국 유통업체들 역시 중국 소비자들에게 제재를 당해야 한다”며 불매 운동 확산을 시사했다. 향후 중국인들의 불매운동이 삼성, 현대 등 국내 다른 기업으로까지 번질 경우 그 타격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이 “사드부지 승인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뒷감당은 미국과 한국의 책임”이라며 규제 보복을 시사한 만큼 반한감정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현재 유통·제과·화학 등 23개 계열사가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백화점 5곳, 대형마트 99곳, 슈퍼 13곳, 영화관 12곳(상영관 약 90개)을 운영 중이고,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등 4곳은 현지에 생산기지가 있다.

또한 롯데그룹은 선양에서 3조 원을 투자해 롯데월드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월드뿐 아니라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이 모인 ‘롯데타운’이 2018년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이달 초 중국 당국에 의해 공사가 중단됐다. 청두에선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건설하고 있다.

국내 롯데면세점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5조9728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70% 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에서 나왔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1월 중국내 롯데 계열사 150여개 사업장과 공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안전 점검 등을 실시하며 롯데에 제동을 건 바 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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