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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빈병 보증금’ 단속 강화에 편의점 “받긴 하는데…” 볼멘소리
입력: 2017.02.08 11:00 / 수정: 2017.02.08 11:00
정부가 빈병 보증금 환불을 기피하는 편의점 등 소매점을 대상으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6일 밝힌 가운데 서울 시내 편의점들은 빈병 수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황원영 기자
정부가 빈병 보증금 환불을 기피하는 편의점 등 소매점을 대상으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6일 밝힌 가운데 서울 시내 편의점들은 빈병 수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황원영 기자

[더팩트│황원영 기자] “몇 개나 가져오셨어요?”

7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 빈 소주병을 반환하러 왔다고 말하자 편의점주가 대뜸 개수를 물었다. “2개 정도”라고 하자 “주세요”라는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정부가 빈병 재사용율을 높이기 위해 빈병 보증금(유통업체에 빈병을 반환할 때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금액)을 인상한지 일주일째, 이제 적응할 만도 하지만 여전히 소매점 업주들은 “번거롭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개수는 왜 물어본 것인가”라고 묻자 해당 편의점 점주는 기다렸다는 듯 “몇몇 곳을 제외하고 동네 편의점이 넓어봤자 얼마나 넓겠나. 빈 병을 둘 곳이 없다. 매장 내에 두기엔 위생상 꺼려지고, 급한 대로 건물 옆 주차장에 두기는 하는데 소주병을 열병씩 들고 오면 부담스럽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한 편의점주는 빈병을 둘 곳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매장 내 공간이 없어 건물 바깥에 상자가 쌓여 있다.
한 편의점주는 빈병을 둘 곳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매장 내 공간이 없어 건물 바깥에 상자가 쌓여 있다.

다른 편의점 직원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는 “며칠 전 구청 직원들이 나와 소주병, 맥주병 등 빈병을 회수하라며 관련 제도를 자세히 설명해줬다. 빈병을 수거하면 취급 수수료를 준다고 하는데 몇 십 원 벌자고 편의점에 빈병 수거를 위한 공간을 만들 수도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병을 수거한 도·소매상은 빈 병 취급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소주 빈병은 28원, 맥주 빈병은 31원이다.

그는 “빈병 회수를 거부하면 벌금을 물게 된다니 꾸역꾸역 받고 있긴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6일 환경부는 빈병 보증금 환불을 기피하는 편의점 등 소매점을 대상으로 최대 300만 원 과태료 부과 등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빈 병 반환 무단 거부, 반환 요일 또는 시간제한, 1일 30병 미만에 대한 구입 영수증 요구, 1인당 반환 병 수 제한 등의 행위를 할 경우 과태료를 물게 된다. 특히, 반환 거부율이 47%에 달하는 편의점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다.

빈병 보증금은 소주의 경우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의 경우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올랐다. 소주병을 살펴보면 보증금 금액이 적혀 있다.
빈병 보증금은 소주의 경우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의 경우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올랐다. 소주병을 살펴보면 보증금 금액이 적혀 있다.

서울 시내 편의점 10곳 정도를 돌아다녀본 결과 단속을 의식한 듯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면서도 모두 빈병을 받았다. 빈병 반환을 거부하는 소매점을 신고한 사람은 건당 5만 원(연간 최대 10건) 이하의 보상금을 받는다. 이에 “보상금을 노린 일병 ‘병파라치’들이 소매점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우려가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 퍼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빈병 반납한다는 손님이 있으면 무조건 받으라는 사장님 지시가 있었다”며 “몇 개든 몇 시든 상관없이 갖고 오면 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근처에 위치한 다른 편의점에 들러 “빈병을 반환하러 왔다”고 말하자 “받긴 하는데 괜찮다면 옆에 있는 마트로 가서 내는 건 어떻냐”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매장이 너무 좁아 둘 곳이 없다. 마트가 바로 앞에 있으니 그쪽으로 가서 내면 좋을 것 같다”면서도 “우리도 받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내 고객센터에서 고객이 빈병을 반납하고 있다. 해당 마트에는 무인 빈병회수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내 고객센터에서 고객이 빈병을 반납하고 있다. 해당 마트에는 무인 빈병회수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

빈병 보증금은 소주의 경우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의 경우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올랐다. 따라서 지난해 출고된 빈병은 40원, 올해 출고된 것은 100원으로 값이 2배 이상 차이난다.

대형 마트에 빈병을 반납하러 온 소비자는 “10병 반납하면 1000원이다. 꼬박꼬박 챙겨서 반납하면 용돈벌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이를 챙겨서 반납하러 오는 소비자들이 많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트 고객센터 직원은 “병을 살펴보면 보증금 금액이 적혀있다. 100원짜리가 있고 40원짜리가 있는데 막무가내로 한 병당 100원을 내놓으라는 손님들이 있어 곤란할 때가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고객 센터에서 빈병 회수를 하며 일이 많아 졌다. 무인 빈병회수기가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당 마트에는 무인 빈병회수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정부는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전국 대형마트에 빈병 무인회수기를 설치했으나 53곳에 불과하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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