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비노조원 간부급 인사를 대상으로 임금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임금협상 문제를 두고 노조 측과 마찰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지난해 5년여 만에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기록한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회사 실적 감소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노조와 불협화음이 올해에도 반복될 조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회사 측이 제시한 과장급 이상 간부에 대한 임금 동결 방침과 관련해 "조합원의 임금 동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견해를 드러냈다.

임금 동결 적용 대상이 아직 비노조원 간부사원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노조 파업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난 27일 노조 측이 "임금 동결은 올해 진행될 임금 협상을 앞둔 노림수"라고 밝히며, 조합원의 임금 동결에 대한 수용 불가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 전개될 임금협상 과정에서 양측 간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년째 뒷걸음질 치고 있는 회사 실적 역시 업계의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한 해 임금 협상의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는 전년도 영업실직에서 '낙제점'을 받은 현대차로서는 비상경영체제 전환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지난해 전년 대비 18.3% 줄어든 5조193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비노조원 간부급 직원에 대한 임금동결 역시 지난해 판매 부진과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노조가 단행한 파업 횟수는 모두 24차례로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극복을 위해서라도 노조의 공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올해 양측이 임금 문제를 두고 잡음 없이 '접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현대차는 매년 반복되는 노조 파업으로 번번이 실적 반등의 기회를 놓쳤지만, 임금동결을 확대 적용할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면 파업'과 같은 악재와 마주칠 가능성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가 단행한 파업 횟수는 모두 24차례로 그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만 14만2000대, 경제적 손실은 3조 원에 달한다. 회사 측에서도 지난해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 장기간의 생산 차질로 원가 부담을 꼽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임금피크제 확대 적용 방침을 철회하며 가까스로 노조와 임금협상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일부 노조들은 마지막까지 반대표를 던지며 뚜렷한 견해차를 보였다"라며 "새 모델을 출시해도 원활한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차효과'는 빛을 바랄 수밖에 없다. 원가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파업 위기를 감수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기엔 회사 측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너무 커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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