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초점] '기로 선' 허창수 '최대 주주' 허용수, GS 승계 '묘한 기류'
입력: 2017.01.10 05:00 / 수정: 2017.01.10 05:00
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 위)의 리더십을 향한 의문부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3세 경영인인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가 그룹 지주사 지분율 확대에 속도를 높이면서 GS그룹의 경영승계 시나리오에 대한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 위)의 리더십을 향한 의문부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3세 경영인인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가 그룹 지주사 지분율 확대에 속도를 높이면서 GS그룹의 경영승계 시나리오에 대한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재계 서열 7위 GS그룹의 경영승계 시나리오가 어떤 식으로 쓰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04년 '허 씨 일가'가 LG그룹과 독립을 선언한 이후 12년 동안 '허창수 체제'를 유지해 온 GS그룹은 여느 대기업과 달리 나름의 '승계 공식'이 성립되지 않았던 만큼 그룹 3세 또는 4세 가운데 어느 쪽에서 경영권 바통을 이어받을지를 두고 갖가지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그간 그룹 측에서는 "허창수 회장이 아직 건재한 만큼 회장직 승계에 대해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견해를 유지하며 경영승계에 대한 언급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수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내부적인 요인과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GS그룹의 회장 교체가 '초읽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GS그룹의 회장 교체 가능성에 불을 지핀 것은 허창수 회장의 사촌 동생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겸 GS에너지 부사장)의 잇따른 지분 매입이다. 허용수 대표이사는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용수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말 ㈜GS의 주식 3397주를 장내 매수한 이후 같은 해 12월 21일까지 모두 73만8905주를 사들였다.

허용수 대표이사 일가의 지분율은 8%대까지 확대됐지만,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등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슬하의 5형제가 확보한 그룹 지주사 지분율은 10%를 넘어서고 있어 재계 일각에서는 사촌 간 경쟁 구도가 성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자료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허용수 대표이사 일가의 지분율은 8%대까지 확대됐지만,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등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슬하의 5형제가 확보한 그룹 지주사 지분율은 10%를 넘어서고 있어 재계 일각에서는 사촌 간 경쟁 구도가 성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자료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 달여 동안 모두 15차례에 걸친 지분매입으로 허용수 대표이사가 보유한 ㈜GS 주식 수는 지분율은 5.16%(488만9718주)로 늘었고, 허 대표이사는 4.66%(441만7695주)의 지분율을 확보한 허창수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 특히, 최근 허 대표이사의 GS 지주사의 지분 매입은 아버지 허완구 회장이 잇달아 주식을 매도한 시점과 그 시기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일련의 준비작업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여기에 수년째 '금수저 배당'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단독 의결권이 없는 허용수 대표이사의 미성년자 두 자녀인 장남 허석홍 군(0.88%, 83만5341주)과 차남 허정홍 군(0.35%, 33만1000주)의 지분율과 허 대표이사의 여동생 허인영 ㈜승산 대표이사가 보유한 1.62%(153만2886주) 지분을 더하면 사실상 그의 지분율은 8%대까지 치솟는다. 이는 허창수 회장과 허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전무(0.48%, 45만7078주)의 지분율을 합친 것보다 3%가량 더 높은 수치다.

물론 '포스트 허창수' 후보로 허용수 대표이사만 거론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그룹에서 단행한 '2017년 임원인사'에서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의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허진수 GS칼텍스 대표이사 회장을 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점치는 관측도 적지 않다. 허진수 회장은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3남이자 허창수 회장의 동생이다.

허창수 형제들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허진수 회장이 1.98%(187만3276주),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0.11%(10만7732주),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1.91%(181만693주),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1.94%(183만7602주)로 이들 5형제가 확보한 지분율은 10%를 넘어선다. 만일 '허 씨 일가' 사이에서 '형제 승계'냐 '사촌 승계'냐를 두고 하나의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사촌 간 경쟁 구도가 성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3남이자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대표이사 회장 역시 차기 그룹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3남이자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대표이사 회장 역시 차기 그룹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GS그룹의 차기 회장을 두고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오는 데는 허창수 회장의 '좁아진' 입지가 한몫을 차지한다. 실제로 허창수 회장은 무려 세 번의 연임으로 회장직을 유지해 온 전경련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대기업의 '유착'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정황이 드러난 이후 해체 위기에 직면하면서 리더십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연초 재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정·재계 신년인사회에서도 허 회장은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8일 허창수 회장은 전경련의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고,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2월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함께 물러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삼성과 LG그룹을 비롯한 굵직한 회원사의 외면과 수개월째 '모르쇠'로 일관해 온 허 회장의 대처에 대한 세간의 아쉬운 평가는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재계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 역시 GS그룹의 경영승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효성그룹이 발표한 '깜작 승계'다. 효성그룹은 지난달 29일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2017년 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3세 경영 시대의 막을 열었다. 효성그룹의 새 사령탑에 오른 조현준 회장 역시 회장 승진을 앞두고 지난해 4월부터 회사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지분율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재계에서는 허창수 회장의 좁아진 입지가 그룹 경영 승계에 대한 재계의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허창수 회장의 '좁아진' 입지가 그룹 경영 승계에 대한 재계의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외에도 지난해 3월 박정원 회장 취임으로 3세 경영 시대의 시작을 알린 두산그룹을 비롯해 한진그룹은 6일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의 입지를 다졌고, 동아쏘시오그룹 역시 강신호 회장에 이어 그의 4남 강정석 부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재계 서열 1위 삼성 역시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등기이사에 오르는 등 막바지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 지주사의 지분율만으로 후계 구도를 예측할 수는 없다"라면서 "그러나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기업 발전에 이바지한 정도와 그룹 내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나름의 척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허용수 대표이사가 GS의 최대주주에 올라선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후 전경련이 처한 위기가 허창수 회장의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과 재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세대교체 움직임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가 (GS그룹의) '경영승계설'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ikehyo8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