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7’에서 자존심을 건 신제품 경쟁을 벌인다. 사진은 삼성전자 전시관 옥외광고(위)와 LG전자 ‘시그니처 올레드 TV W’ 옥외광고가 설치된 모습. /삼성·LG전자 제공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7’이 오는 5일(현지시각)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국내 전자 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박람회에서 미래먹거리 시장 선점을 목표로 다양한 신제품과 기술력을 소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CES 2017’에서 사물인터넷 냉장고 ‘패밀리허브 2.0’을 처음 공개한다. /삼성전자 제공 |
◆ 삼성전자, 똑똑해진 ‘패밀리허브 2.0’ 최초 공개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17’에서 ‘패밀리허브 2.0’ 냉장고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패밀리허브’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주방가전에 접목한 제품으로, 신제품은 기존의 ‘푸드 매니지먼트’와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패밀리허브 2.0’이 기존보다 음성 인식 기능이 강화된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요리나 설거지 등으로 손이 자유롭지 못한 주방환경에서 사용자의 음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대폭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패밀리허브 2.0’에 탑재된 21.5인치 풀HD 터치스크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개선돼 가족들이 자주 쓰는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바로 가기 기능, 홈 스크린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꾸미는 기능 등이 추가됐다. 삼성전자는 기존 ‘패밀리허브’의 ‘푸드알리미’, ‘푸드레시피’, ‘온라인쇼핑’ 등으로 구성된 ‘푸드 매니지먼트’ 기능 활성화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약 100개의 업체와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패밀리허브 2.0’은 IoT 기능을 일상 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혁신적 제품”이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 신제품과 같이 일상생활을 스마트하게 해주는 제품·서비스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신개념 세탁기 ‘플렉스워시’와 건조기 ‘플렉스드라이’도 주목할만한 제품이다. ‘플렉스워시’는 상부에 소용량 전자동 세탁기와 하부에 대용량 드럼형 세탁기를, ‘플렉스드라이’는 상부에 소용량 건조기와 하부에 대용량 건조기를 일체형으로 디자인한 제품이다.
LG전자는 ‘CES 2017’에서 3세대 ‘슈퍼 울트라HD TV’ 신제품을 공개한다. 이번 신제품은 LG만의 독자적인 ‘나노셀’ 기술을 탑재, 색 정확도와 색 재현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LG전자 제공 |
◆ LG전자, ‘나노셀’ 기술로 LCD TV 한계 극복
LG전자는 TV 부문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의 양자점(퀀텀닷) LCD TV에 대항하기 위해 ‘나노셀’ 기술이 탑재된 ‘슈퍼 울트라HD TV’를 앞세웠다. ‘나노셀’은 머리카락 굵기 수십만분의 1 정도인 1나노미터(nm)의 극미세분자로, 색의 파장을 정교하게 조정해 더 많은 색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슈퍼 울트라HD TV’는 화면을 어디에서 보더라도 같은 색을 즐길 수 있는 뛰어난 시야각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LCD TV의 경우 구조상 시야각에 따른 색 왜곡이 발생한다. 신제품은 ‘나노셀’ 기술로 TV 화면에 반사되는 빛의 양을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줄였다.
또한, ‘슈퍼 울트라HD TV’는 다양한 규격의 HDR 영상을 완벽하게 재생한다. HDR은 어두운 부분을 더욱 어둡게, 밝은 부분을 더욱 밝게 만들어 한층 또렷하고 생생한 화면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밝고 어두운 부분이 강조되면 입체감이 깊어지고,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실감이 높아진다. LG전자는 전작 대비 색상 보정 기준 범위를 6배 늘린 보다 정밀한 색상 보정 알고리즘을 ‘슈퍼 울트라HD TV’에 적용했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독보적인 ‘나노셀’ 기술로 올레드에 이어 LCD에서도 세계 프리미엄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CES 2017’에서는 LG전자의 인공지능 기반 로봇 제품을 다수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가 선보일 로봇 포트폴리오는 ▲스마트 가전과 연계해 똑똑한 집사 역할을 수행하는 가정용 허브 로봇 ▲정원을 손질하는 로봇 ▲공항, 호텔 등 공공장소에서 고객의 편의를 돕는 로봇 등이다.
이 로봇들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길을 찾아 주행하고, 주어진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도출한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 사업을 통해 축적한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플랫폼을 적극 활용, 스마트 가전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 생활로봇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로봇 사업은 가정용 생활로봇에서 시작해 공공 서비스를 위한 로봇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017년형 ‘갤럭시A’ 시리즈(위)와 ‘K’ 시리즈를 공개하며 중저가폰 경쟁에 돌입한다. /삼성·LG전자 제공 |
◆ 삼성·LG전자, 중저가폰 전쟁 ‘출격 준비’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존심 대결도 주목할 부분이다. 양사는 야심 차게 준비해온 중저가폰 시리즈를 이번 ‘CES 2017’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이는 ‘갤럭시S8’과 ‘G6’ 등 주력 프리미엄 단말을 출시하기 전, 중저가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공통된 계산이 깔린 행보다.
우선 삼성전자는 카메라 기능을 강조한 2017년형 ‘갤럭시A’ 시리즈 3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갤럭시A7(5.7형)’과 ‘갤럭시A5(5.2형)’, ‘갤럭시A3(4.7형)’로 구성된 이번 신제품은 전면과 후면 모두 16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또 ‘갤럭시A’ 시리즈 최초로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와 데이터·이미지를 백업할 수 있는 ‘삼성 클라우드’, 생체 인증을 통해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보안 폴더’, 화면을 켜지 않아도 시간과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CES 2017’에서 ‘갤럭시A’를 선보인 이후 이달 초 러시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총 5종의 중저가폰을 이번 ‘CES 2017’에서 공개한다. 신제품은 ‘K3’, ‘K4’, ‘K8’, ‘K10’ 등 ‘K’ 시리즈 4종과 ‘스타일러스3’로 회사는 연초부터 다양한 중저가폰을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K’ 시리즈 제품들은 고성능 카메라와 차별화된 편의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셀카를 찍을 때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촬영하는 ‘오토샷’과 화면을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가 주먹을 쥐면 3초 후 자동으로 촬영이 가능한 ‘제스처샷’ 등 다양한 사진 촬영 기능을 탑재했다.
‘스타일러스3’는 펜 끝부분이 1.8mm로 전작보다 약 40% 가늘어져 정교하고 섬세한 필기감을 제공한다. 펜을 꺼내면 최근 작성한 메모를 최대 15개까지 보여주는 ‘펜 팝 2.0’,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메모할 수 있는 ‘바로 메모’, 펜이 스마트폰과 멀어지면 알람이 울리는 ‘펜 지킴이’ 등의 기능도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실속형 중저가폰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번 중저가폰 신제품은 기존 중저가폰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