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일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권오철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일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마음으로 다음 50년의 도약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마부정제는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포스코가 올해 더욱 정진해야 한다는 의미와 동시에 권 회장의 연임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권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윤리경영을 확실하게 정착시켜야 한다"며 "비윤리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와 경중을 따지지 않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에 반해 올해 신년사에서는 윤리에 대한 강조가 전무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거론된 바 있다. 다만 권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는 "내가 곧 포스코다"라는 주인의식을 내세웠다.
또한 권 회장은 "올해는 세계 최고의 철강 수익력을 공고히 하고 구조조정을 완성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회장은 "저수익 사업의 구조 개선과 효율화를 계속 추진해 그룹의 사업 구조를 더욱 강건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룹사 간 강점을 융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프로젝트 발굴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오준 회장 신년사 전문이다.
공급과잉, 연원료 가격상승 등 2016년은 결코 쉽지 않은 한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솔루션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치열한 원가절감 등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시현하였으며, 주가도 한 해 동안 50%이상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수급 불균형이 다소나마 완화되고, 세계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어 일부 시황 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저성장 기조와 철강수요 정체가 이어질 전망이고, 연원료 가격 부담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수입 철강재 지속 유입 등은 물론, 경쟁사들은 통합화·대형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하이엔드 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양적, 질적 경쟁구도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 올해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올해는 세계 최고의 철강 수익력을 공고히 하고, 혁신포스코(IP) 2.0에서 계획한 구조조정을 완성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먼저, 고유기술에 기반한 철강사업 고도화로 경쟁사와의 수익력 격차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제 철강사업은 질적 경쟁시대로 바뀌었다. Technical Solution, Commercial Solution에서 한걸음 나아간 Human Solution에 기반해 WP 제품 판매를 더욱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고망간(Mn)강, 기가급 강재를 조기 상용화해 WP 제품의 질(質)도 더욱 높여야 한다.
둘째, 저수익 사업의 구조개선과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그룹의 사업구조를 더욱 강건하게 만들어야 한다. 꾸준히 진행해 왔던 사업 구조조정을 지속해 그룹 사업구조를 더 합리화하고 최적화함은 물론, 저수익, 비효율 사업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그룹사간 강점을 융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프로젝트 발굴을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Smart Solution에 기반한 고유역량 확보로 미래 성장엔진을 준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포스코만의 고유역량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한 분야를 미래 성장사업으로 개척해야 한다.
철강에서는 Smart Factory 구축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그룹 사업에서는 Smart Energy·Building·Town의 구축을 통해 새로운 사업역량과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야한다. LNG Midstream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포스코형 스마트그리드 사업 기반을 다져나가는 한편, 리튬, 양극재용 고순도 니켈, 이차전지 양음극재 등도 그룹 성장의 큰 축으로 키워나가야한다.
마지막으로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지금은 ‘VUCA’ 시대임. VUCA는 불안정하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애매한(Ambiguous)이라는 단어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로 최근 우리 회사 Young Board가 저에게 환기시켜 준 단어다.
VUCA 상황에서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민첩성과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분출될 수 있는 창의혁신 문화가 필수적이다. 직원 개개인이 제안한 각양각색의 아이디어에 대한 굴리기를 활성화해 보다 유용하고 수익성 창출 효과가 큰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고 실행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타트업(Start-up) 일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양방향 소통과 스마트 커뮤니케이션을 체질화할 필요가 있다.
임직원 모두 “내가 곧 포스코다(I am POSCO)”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실행 중시의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매진해 주시기 바란다.
2017년은 지난 50년의 성장을 발판 삼아, 다음 5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해다.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마음으로 'POSCO the Great'의 완성을 위해 다 같이 달려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