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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기획]재계 오너가 자녀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입사 왜?
입력: 2017.01.02 05:00 / 수정: 2017.01.17 10:43
최태원(맨 위)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27) 씨, 서경배(가운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25) 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녀 박하민(27) 씨와 차녀 박은민(25) 씨 등의 공통점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가족회사에 입사하기 전 경영사관학교로 불리는 컨설팅 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있다. /더팩트 DB
최태원(맨 위)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27) 씨, 서경배(가운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25) 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녀 박하민(27) 씨와 차녀 박은민(25) 씨 등의 공통점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가족회사에 입사하기 전 '경영사관학교'로 불리는 컨설팅 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최순실 게이트'라는 광풍을 겪고 있는 재계가 2017년 정유(丁酉)년을 맞는 의미가 남다르다. 경기는 저금리·저성장·저물가 등 '3저 시대'로 어둡지만, 기업은 힘든 상황을 극복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

기업의 이러한 고민은 오너와 임직원들만의 몫은 아니다. 기업의 차세대 리더가 될 오너가 자녀들도 '성장'이라는 임무를 갖고 지난 한 해 동안 현장을 뛰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들의 활동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 있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학업을 마치고 곧바로 가족기업에 들어가 경영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오너가 자녀들이 '경영사관학교'로 불리는 컨설팅 회사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에 몰리는 재벌 오너가 자녀들

과거 대기업 총수의 자녀들은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학업을 마친 뒤 곧바로 가족회사에 취업해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컨설팅 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가족회사에 입사하는 게 트렌드가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27) 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25) 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녀 박하민(27) 씨와 차녀 박은민(25) 씨,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녀 담경선(30) 씨, 구본걸 LF 회장의 조카 구민정(27) 씨 등 '골드 도터스'로 불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는 점이다.

컨설팅 회사는 고객이 효율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경험이 없는 사람이 회사를 운영하면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 있는데 컨설팅 회사는 시장조사에서부터 사업구성, 비즈니스 모델 개발, 시장개척, 판매전략구성, 시스템화 등 다양한 과정의 전문 지식으로 시행착오와 시간, 비용 등의 소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해준다. 그만큼 기업 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경우 미국 포춘이 선정한 '세계 100대 기업' 가운데 3분의 2가량의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LG그룹, 한화그룹, 두산그룹 등 주요 그룹을 대상으로 수많은 컨설팅을 진행했다.

먼저 최태원 회장의 장녀 윤정 씨는 중국 북경 국제학교를 졸업한 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다녔던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바이오분야를 전공했다. 이후 어머니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만든 연구모임 '싱귤래러티99'에서 실무를 맡아 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윤정 씨가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베인&컴퍼니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윤정 씨는 컨설턴트 업무 2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25) 씨가 지난 2014년 10월 해군에 자원입대한 것과 달리 윤정 씨는 컨설팅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있다.

윤정 씨와 함께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도 같은 해 베인&컴퍼니에 들어갔다. 민정 씨가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때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것이란 추측했지만, 민정 씨는 컨설팅 회사를 선택했다.

최근 민정 씨는 2년여간 몸담았던 베인&컴퍼니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1월 1일 자로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 오산 공장으로 출근해 화장품 생산에 관련된 업무를 통해 3세 경영준비에 돌입했다.

또 구본걸 LF 대표의 조카인 구민정 씨도 베인&컴퍼니에 재직 중이다. 민정 씨가 퇴사했지만 지난해까지 베인&컴퍼니에는 대기업 오너가 자녀 3명이 한솥밥을 먹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두 딸도 컨설팅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박현주 회장의 장녀 하민 씨는 미국 코넬대 인문학부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맥킨지 컨설팅 한국 법인에서 약 1년, 미국 부동산 투자 컨설팅 업체 CBRE에서 1년 근무한 뒤 지난 201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했다.

차녀 은민 씨는 지난 2011년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에서 1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했으며, 미국 듀크대 재학 중인 2013년 보스턴 컨설팅 한국 법인에 입사해 현재 재직 중이다. 박현주 회장의 장녀 하민 씨가 근무했던 맥킨지 컨설팅 한국 법인과 차녀 은민 씨가 근무하는 보스턴 컨설팅 한국 법인의 사무실은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에 입주해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녀 담경선 씨도 미국 뉴욕대 유학을 마치고 잠시 경영컨설팅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경선 씨는 그룹에서 마켓오 사업부와 전략기획팀을 거쳐 현재 오리온재단에서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보다 앞서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의 첫 직장도 보스턴 컨설팅이었다. 정기선 전무의 동생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사무국장은 베인&컴퍼니에서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정남이 사무국장은 베인&컴퍼니에서 나온 후 아산나눔재단에서 청년 벤처기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또 조현상 효성 사장의 이력서에도 베인&컴퍼니 경력이 적혀 있다.

맥킨지앤컴퍼니, 베인&컴퍼니,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컨설팅 업계 빅3로 꼽힌다. /각 업체 홈페이지
맥킨지앤컴퍼니, 베인&컴퍼니,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컨설팅 업계 '빅3'로 꼽힌다. /각 업체 홈페이지

◆컨설팅 회사, 더할 나위 없는 경영사관학교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는 수평적 조직 문화가 정착돼 있고 해외 유학파가 많다. 대부분 외국에서 교육을 마친 오너가 자녀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분위기에서 업무를 할 수 있다.

특히 기업 오너가 자녀들이 컨설팅 회사를 찾는 주된 요인은 경영수업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성공과 실패를 배울 수 있어 최고의 경영사관학교로 불리고 있다.

또 짧은 기간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양한 회사를 돌며 많은 임직원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컨설팅 회사만의 특권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컨설팅 회사의 높은 연봉은 가족회사로 이직했을 때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는 한국에서도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첫해 연봉은 5000만 원가량으로 국내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3~4년차(컨설턴트)부터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컨설팅 업체들의 주요 고객사들은 대기업"이라며 "(기업 오너가 자녀들의 취업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어 반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국내 진출한 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직원 10명 중 8~9명은 기업 오너가 자녀들"이라며 "대기업 자녀들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중소기업 오너가 자녀들의 입사도 활발하다"고 귀뜸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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