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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기획-4대금융上] '다사다난' 2016년, 금융사별 키워드는?
입력: 2016.12.30 09:59 / 수정: 2016.12.30 09:59
2016년 국내 4대 금융사가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도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사진은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더팩트 DB
2016년 국내 4대 금융사가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도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사진은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더팩트 DB

올 한해 금융권은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는 관측에도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고민을 쉽게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더팩트>는 신한·KB·우리·하나 등 주요 4대 금융사를 중심으로 이들을 둘러싼 이슈를 돌아보고, 2017년 이들 금융사에 놓인 과제와 전망 등을 키워드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2016년 신한·KB·우리·하나 등 4대 금융사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금융사들은 적극 대응하며 예상외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신한금융지주는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대약진을 이끌어냈다.
올해 신한금융지주는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대약진을 이끌어냈다.

◆신한금융, '리스크 관리'로 안정 속 대약진

신한금융지주(신한금융)는 8년간 '리딩뱅크'를 지켜온 만큼 일관성 있는 전략으로 탄탄한 내실을 다졌다. 특히 안정성 속에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대약진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2조1627억 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는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다. 3분기 누적 순익이 2조 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4년 만의 일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은 '뒷문 잠그기'를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건전성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NPL 커버리지 비율은 178%로 국민(174.5%), 우리(155.9%), 하나(143.1%) 등보다 월등히 높다. 부실채권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79%, 0.36%로 업계 내에서 가장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신한금융은 계열사의 리스크 관리를 조율하고 종합·분석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룹사별 운용 포트폴리오의 자산·위험 증가 또는 대외 환경적 이슈에 관한 157개 모니터링 영역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지주회사의 3차원 모니터링 체계인 '리스크 대시보드 운영체계'는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이처럼 신한금융은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 창출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그룹의 경영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기 위한 5대 경영 방침으로 ▲디지털화 ▲글로벌 진출 및 현지화 ▲선제적·역동적 리스크 관리 ▲그룹 전체가 하나 되는 '원 신한'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의 체화(體化) 등 제시했다.

KB금융은 지난해 LIG손해보험에 이어 올해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KB금융은 지난해 LIG손해보험에 이어 올해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KB금융, 비은행 부문 강화로 '리딩뱅크' 위협

올해 KB금융지주(KB금융)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며 무섭게 몸집을 키워나갔다. 과거 KB금융을 둘러싼 'M&A 징크스'를 씻어내듯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리딩뱅크'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이어 지난 5월 현대증권 지분을 인수했다.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내년 1월 1일 통합 'KB증권'이 출범하게 된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자기자본 규모 4조 원에 달하는 '빅3' 증권사로 단번에 도약하게 됐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에 힘입어 신한금융과 격차를 순식간에 좁히며 '리딩뱅크'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5.1% 증가한 1조6898억 원으로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순익 2조1627억 원과 아직 차이가 벌어져 있긴 하다.

하지만 실적 차이를 점차 좁혀가고 있고, 올해 전체 실적에서는 KB금융이 다시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4분기 염가매수차익 1조 원가량이 발생해 올해 총 3조 원에 육박하는 순익을 기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2016년도 실적에서는 KB금융이 9년 만에 신한금융을 추월하고 '리딩뱅크'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도 현대증권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정론이다.

우리은행은 15년 숙원 사업인 민영화를 성사시키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5년 숙원 사업인 민영화를 성사시키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15년 숙원' 민영화 성공

우리은행은 오랜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성공시키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 투자자들 중 최종 낙찰자를 선정, 이번 달 지분 매각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중 총 29.7%를 총 7곳이 나눠 갖게 됐다. 최종 낙찰자는 한국투자증권(4.0%)과 한화생명(4.0%), 키움증권(4.0%), 유진자산운용(4.0%), 미래에셋자산운용(3.7%), 동양생명(4.0%), IMM 프라이빗 에쿼티(6%) 등이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15년 숙원 사업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매각을 계속해서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2011년과 2012년 매년 매각 공고를 냈지만 투자자들의 포기나 유효경쟁 미달 등으로 중단됐다. 이후 2014년과 지난해에도 재도전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으면서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가 아직 최대주주로 남아 있지만,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이 성사됨에 따라 우리은행과 체결한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즉시 해지했다. 정부가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과점주주들에 의한 자율 경영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힘입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민영화 성공 후 사내 방송을 통해 "(내년에) 금융지주체계를 재구축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합병한 KEB하나은행의 전산 및 노조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합병한 KEB하나은행의 전산 및 노조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하나금융, 은행 통합 후 '화학적 결합' 박차

하나금융지주(하나금융)는 지난해 합병한 KEB하나은행의 화학적 결합에 힘을 쏟은 한 해였다. 전산 통합과 노조 통합 등 과제가 남아 있어 완전한 통합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통합 작업은 빠르게 진행됐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합병 당시 약 290조 원의 자산규모로 '메가뱅크' 탄생을 알리며 업계의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6월 전산통합을 완료하며 실질적인 통합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이에 따라 구 하나·외환은행 고객들은 모든 영업점을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고, 하나은행의 강점인 자산관리와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 및 수출입업무 등을 강화해 모든 지점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노조 통합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졌다. 합병 1년여 만인 지난 9월 구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 노조는 통합집행부를 출범하기로 했다.

당초 인사제도와 복지체계 등 근로조건의 차이로 인해 노조 통합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특히 통상 노조 통합까지 2년 내외의 시간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통합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자 하나금융은 3분기 4501억 원의 당기순익을 올리며 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내·외부 통합이 진행된 만큼 내년에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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