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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실 등에 특별수사관을 보내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하는 등 압수수색에 나섰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했다.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 입증에 수사 초점을 맞춘 특검이 첫 번째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성물산 합병 당시 '묻지마 찬성표'를 던진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연금을 지목하면서 삼성그룹에서도 향후 수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특검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실 등에 특별수사관을 보내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하는 등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최순실 씨 등 비선의 '입김'으로 찬성표를 던진 것인지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의 지분 11.21%를 보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서둘러 찬성표를 던진 대가로 삼성이 최순실 씨 일가에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제공했다면 '삼성→최순실→청와대'로 이어지는 특혜 의혹의 연결고리가 완성될 수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청문회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당시 국조 위원들은 증인으로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경영 승계를 위한 '밑 작업'이라며 "합병 성사를 위해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강요하고, (국민연금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비선에 자금을 지원한 것 아니냐"고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 합병은 경영 승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국민연금 관계자를 만난 것은 삼성전자 부회장 자격으로 회사 발전을 위한 것으로 어떠한 특혜도 없었다"라고 해명했지만, 특검 수사가 삼성을 정조준하면서 특혜 의혹은 다시 수면에 오르게 됐다.
앞서 지난해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가 정한 합병비율은 1대 0.35로 당시 삼성물산 주주들은 물론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의 주식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두 회사의 의결권 자문을 맡고 있던 국민연금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의 자문을 구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ISS,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합병 반대 권고를 무시한 채 서둘러 투자위원회를 개최, 찬성 가결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한편, 국민연금 압수수색으로 수사 첫발을 내디딘 특검은 이날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박영수 특검과 박충근, 이용복, 양재식, 이규철 특검보, 윤석열 수사팀장, 어방용 수사지원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진행했다.
4명의 특검보와 20명의 파견검사, 40명의 파견공무원, 30명 안팎(정원 40명)의 특별수사관으로 구성된 특검은 앞으로 70일 동안 수사를 진행하고, 대통령 승인으로 1회에 한해 30일 연장할 경우 최장 100일 동안 수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