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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강현의 Better-biz] '증인 출석' 재벌 총수 9명, 진실만이 답이다
입력: 2016.12.05 05:58 / 수정: 2016.12.06 09:08
재벌 총수 9명이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재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더팩트 DB
재벌 총수 9명이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재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더팩트 DB

[더팩트│성강현 기자] 피해자와 피의자의 갈림길에 선 재벌 총수 9명이 여론의 심판대에 오른다. 자칫 실정법보다 무섭다는 국민정서법이란 늪에 빠질 수 있어 재계는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회사 내에서 1인자로 사실상 ‘제왕’처럼 지낸 재벌 총수들이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을 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분1초가 아까운 대기업 회장 9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낯선 풍경은 오는 6일 TV와 인터넷으로 전 국민에게 생중계 된다. 국회의 ‘최순실 국정 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는 재계 총수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필두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지난 1988년 5공 청문회와 1997년 한보 청문회 때 일부 기업 총수들이 국회에 나온 적은 있지만 4대 그룹을 포함해 주요 그룹 총수가 한꺼번에 불려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상 유례가 드문 총수들의 무더기 증인 출석을 앞두고 재계에는 당연히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마디로 노심초사다. 각 기업별 대관팀이 총동원돼 예상 질의 파악 등 만반의 준비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그들의 뼈를 깎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비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대관 관계자는 “되는 게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폭발한 민심을 의식해 의원들의 호전적인 질문이 예상된다. 생중계라는 특성상 돌출 발언이나 기이한 행동으로 ‘회장님’이나 기업 모두 이미지 추락과 호된 여론의 심판을 받을 수 있어 우려가 높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대관 관계자도 “오직 회장님 ‘개인능력’에 의지해야 하다 보니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실제로 유례없는 총수들의 청문회 대규모 출석이 결과적으로 ‘망신주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재계 안팎에 팽배하다. 재계의 우려는 별개로 필자는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회장님’ 말을 길게 들을 수 있어 살짝 기대도 된다. 재벌 총수들이 나타나는 현장을 많이 취재하긴 했지만 실제 목소리를 듣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대기업 회장의 한마디를 듣기 위해 때론 오랜 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기다리기 일쑤다. 결과는 번번이 헛수고로 끝난다. 오죽하면 '예', '아니오' 식의 단답형이라도 들으면 큰 수확이라고 자평했을 정도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9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딸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불발됐다. 기자들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 독대 등 질문을 쏟아냈지만 일언반구도 듣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가 열리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도착한 신동빈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과 관련해) 뇌물죄라는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에 대해 한 말씀만 해달라” 등의 기자들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회의가 열리는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 이런 식이 대부분이다. 혹시나 하고 ‘회장님’ 참석 현장에 가도 늘 역시나로 끝나는 게 다반사다. 그런데 이번에 재벌 총수들의 말을 길게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물론 ‘회장님’ 언변에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재계 관계자도 있다. “총수들은 말솜씨가 뛰어나지 않다. 남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기보다는 주로 듣고 결정을 내리는 입장이다 보니 말주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9명의 총수들 중 누가 말을 조리 있게 잘하고 못하고가 주된 관심사는 아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털어놓는 게 핵심이다. ‘모르쇠’ 남발이나 피해자 코스프레를 일관한다면 오히려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진실만이 정답이다.

dank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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