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코리아는 오는 23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P9’ 시리즈를 공개한다. /화웨이코리아 홈페이지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P9’ 시리즈를 출시한다. ‘Y6’와 ‘비와이폰’, ‘H’ 등 그간 중저가폰으로 승부를 봤던 화웨이가 프리미엄폰을 국내에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9’ 시리즈의 출시로 인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재편이 이뤄졌던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 구도에 또 한 번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 화웨이, 프리미엄 단말기로 승부수
22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코리아는 오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웨이 프리미엄폰 ‘P9’과 ‘P9플러스’ 출시를 발표한다. 이날 공개된 제품은 다음 달 2일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를 통해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 판매가보다 다소 낮은 60만~70만 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P’ 시리즈는 화웨이의 대표 프리미엄폰 라인업이다. 지난 4월 출시된 ‘P9’ 시리즈는 독일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 협업해 1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자체 칩셋 기린 955 2.5GHz 64비트 ARM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5.2인치(‘P9’)·5.5인치(‘P9플러스’) 디스플레이와 3000mAh(‘P9’)·3400mAh(‘P9플러스’) 배터리를 채택했다.
‘P9’ 시리즈는 출시 후 6주 만에 글로벌 판매량 260만대를 돌파했다. 지금까지(11월 기준) 900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며, 연내 100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내수 시장인 중국과 프랑스, 핀란드, 영국 등 유럽에서 많은 수요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그동안 ‘X3’(LG유플러스), ‘Y6’(LG유플러스), ‘H’(LG유플러스), ‘비와이폰’(KT) 등 10만~30만 원대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해왔다. 화웨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우기보다는 ‘이동통신사 전용폰’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가격이 낮은 제품에서 고사양 제품으로 단계적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7’은 하루 평균 판매량 1만5000대를 돌파했다. 지난 11일 출시된 ‘갤럭시S7엣지’ 블루코랄 모델의 인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성락 기자 |
◆ 갤럭시S7·아이폰7 벽 넘을까
‘P9’ 시리즈가 성공한다면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은 삼성전자, 애플, LG전자에서 화웨이가 추가된 4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성공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애플이라는 높은 산이 지키고 있는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에 화웨이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며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 일단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P9’ 시리즈의 최대 경쟁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애플의 ‘아이폰7’이다. 특히 새로운 색상으로 최근 출시된 ‘갤럭시S7엣지’ 블루코랄의 상승세가 매섭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7’은 블루코랄 모델이 출시된 이후 하루 평균 판매량이 1만5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블루코랄 모델이 나오기 전보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2000대 이상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블루코랄에 이어 기존 ‘갤럭시S7’ 블랙오닉스 모델에 광택을 강화한 유광 블랙 색상 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P9’ 시리즈 흥행의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제품인 만큼 75~80만 원대인 기존 해외 시장 출고가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우수한 품질은 인정받았지만, 비슷한 가격대로는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 대표 브랜드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제품을 뛰어넘기란 역부족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가격이 낮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인지도라는 현실의 벽이 높아 가격경쟁력 확보가 필수인 것이다”며 “화웨이는 ‘P9’ 시리즈를 많이 팔아야겠다는 생각보단,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인정받는다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등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